news [클럽] 숙명여대 민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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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11-04-27 15:48본문
원래 숙명여대를 방문하기로 한 건 지난 9월 3일이다. 하지만 한 달 후인, 10월 8일이 되어서야 그들의 연습장소를 방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연습은 숙명여대의 2학기 첫 번째 정기 연습일이었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9월초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곤파스의 위력은 대단했다. 숙명여대 대강당도 그 위력을 피할 수 없었다. 강풍으로 인해 지붕에 균열이 생겼고, 결국 대학 측에선 전면 보수를 위해 학생들의 이용을 금지시켰다. 동아리 활동은 물론이거니와 정규 수업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보수에는 최소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제 모든 준비 다 됐습니다~. 같이 운동해요!” 10월 초, 숙명여대 회장으로부터 먼저 연락이 왔다. 새로운 연습 장소를 구했다. 장소는 관악중학교. 서울대 동아리 스누콕이 훈련하는 바로 그곳이다. 여대생들과 같이 운동한다는 설렘과 함께, 숙명여대 배드민턴 동아리 민턴럽을 드디어 만날 수 있었다.
민턴럽(Minton Luv)
민턴럽은 배드민턴의 ‘민턴’과 사랑을 뜻하는 ‘Love’의 준말을 합친 이름이다. 배드민턴에 대한 사랑과 여학생들의 깜찍함이 느껴진다. 2004년 창단한 민턴럽은 숙명여대 체육교육과 학생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활동 인원은 재학생, 휴학생 및 졸업생을 합쳐 대략 40여명 정도. 연습은 매주 금요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관악중학교에서 실시한다.
체육교육과 학생들답게 기본적인 운동 신경이 좋은 편이다. 대개 여학생들이 처음 배드민턴을 접할 때, 체력은 물론 기본적인 스텝을 익히는 데만 해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민턴럽 학생들은 여러 운동을 접할 기회가 많다 보니, 운동 능력만큼은 단연 상위급이다. 같은과 학생들로 이루어져있고, 뚜렷한 목표가 있다 보니, 연습을 임하는 자세는 확실히 다른 대학교에 비해 사뭇 진지했다.
연습은 경기 위주가 아닌, 신입부원 레슨 위주로 이루어진다. 레슨코치는 다름 아닌 선배 언니들이다. 취업 준비로 연습에 많이 참여하지 못하는 4학년을 제외하고 3학년 부원들이 1, 2학년 부원들을 지도한다. 스텝은 물론, 라켓의 위치 및 팔 동작 하나하나 세심히 지도해준다. 언니들이 선수출신도 아니고, 전문적으로 배운 것도 아니었지만, 대학생만의 순수한 노력으로 후배들을 이끌고 있었다. 동생들도 언니들의 가르침에 만족하는 표정이었다.
강호.. 그리고 부담감
“숙명여대는 꼭 가보세요. 거기가 최강입니다.” 대회를 돌아다니며 듣는 가장 흔한 이야기 중 하나이다. 그만큼 민턴럽은 대학교 동아리 중에선 최강으로 인식되어 있다. 여자단식과 여자복식에서 숙명여대는 항상 우승권의 성적을 차지했다. 대학생 3대 메이저대회(동아리최강전, 경희대배, 경기대배)의 종합우승만 해도 8번 차지했다. 남자 단·복식과 혼합복식에 출전하지 않는 것을 감안해보면 대단한 성적이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담감도 심하다. 최근 다른 대학교들의 실력이 급성장하며 여자부 경기에서 숙명여대를 견제하는 양상이 심화됐다. 말그대로 ‘공공의 적’이 된 셈이다. 다른 대학교는 남학생 위주이다 보니, 여학생들의 실력이 그에 맞춰 상승한다. 남학생과 같이 경기를 하며, 체력 및 파워가 남학생의 프로그램과 비슷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민턴럽은 그런 기회를 갖는 것이 어렵다. 더군다나 올 가을에는 학교 대강당이 문을 닫았다. 결국, 지난 9월에 열린 동아리최강전에선 4강에 머물고 말았다. 대회 최고 이변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죄송합니다. 이번에 우승 못했어요.” 대회 직후, 민턴럽의 한 학생이 기자에게 한 말이다. 그만큼, 그들의 정상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우리는 민턴~럽!
체력은 기본이거니와, 순발력, 파워, 민첩성 등 모든 운동능력이 고르게 필요한 운동이 바로 배드민턴이다. 배드민턴을 즐기는 것은 쉽지만, 배드민턴을 잘하기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여학생으로서 최고의 자리를 유지해온 민턴럽 부원들의 노력과 그 부담감을, 몇 번 안됐던 만남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연습이 끝나고 해산하기 전 마지막 구호가 들렸다. 혹시라도 이 구호를 들으시면 숙명여대 민턴럽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시길 바란다. 그들은 순수한 노력과 뜨거운 열정을 가진 코트 위의 여전사라는 것을 말이다. “전진 숙명! 막강 체교! 우리는 민턴~럽!”
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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