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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배드민턴코리아]"조국은 나를 버렸다" - 아나스타샤 루스끼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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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11-07-0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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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표 선수, 아나스타샤의 충격 인터뷰. 조국은 나를 버렸다.

러시아 배드민턴 국가대표?
나의 배드민턴을 즐기는 것일 뿐, 국가대표는 아니야.
조국은 나를 버렸다.
세티아완 헨드라와 혼합복식에서 우승하고파.



 지난 수디르만컵2011에서 러시아는 처음으로 1그룹에 선정되며 강호들과 경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팀은 2패로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으나, 홍콩, 프랑스와 같은 기존의 강호를 넘은 것은 주목할 만 했다. 하지만 러시아 최고의 에이스, 아나스타샤 루스끼흐는 출전 명단에 없었다. 팀을 1그룹에 올려놓는 일등공신이었지만 그녀는 수디르만컵에 참가할 수 없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이름이 발음하기 힘들다. 정확히 어떻게 발음해야 하나?
(천천히) 아나스타샤 루스끼흐. 러시아어가 어렵긴 어렵다.

- 키는 얼마인가?
165cm다.

- 몸무게는?
비밀이다. 숙녀에게 몸무게를 함부로 물어보는 것은 아니다(웃음).

- 러시아인이지만 영어를 굉장히 잘한다. 어떤 언어를 구사할 수 있나?
러시아어, 영어, 덴마크어를 할 줄 안다.

- 주종목이 복식이다. 하지만 러시아 선수와 호흡을 맞추는 모습을 찾기 힘들다.
맞다. 처음에는 러시아 선수와 호흡을 맞췄는데, 그 선수가 부상을 당하고 나서 더 이상 러시아 선수와 파트너를 하지 않는다.

- 그렇다면 현재 파트너는 누구인가?
여자복식은 페탸 네델체바(불가리아), 혼합복식은 세티아완 헨드라(인도네시아)다.

- 러시아 선수들 중에서는 실력이 가장 좋다. 세계랭킹도 상위권이고. 훈련은 어떻게 하나?
집중 훈련은 불가리아에서 페탸와 같이 한다. 혼합복식은 그냥 경기 전에 한두번 정도 같이 맞춰보고 한다. 어차피 로테이션을 다 알고 있어서 호흡에 큰 문제는 없다.

- 그렇다면 불가리아에 살고 있는 것인가?
아니다. 불가리아는 거의 전지훈련식으로 가는 편이다. 러시아에서 개인 훈련을 한다.

- 왜 러시아 대표팀과 같이 훈련하지 않는가?
나도 모르겠다. 러시아 배드민턴협회에서 나를 싫어한다. 이유는 정말 모르겠다. 그냥 싫어한다.

- 무슨 일이 있었나 이야기해 줄 수 있나?
없었다. 내가 이야기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정말 아무 일이 없었다. 나는 협회에서 시키는 대로 다 했을 뿐인데, 결국은 나를 내치더라. 러시아 배드민턴협회 내부 정책의 희생양이 된 것 같다. 그때는 정말 속상했다.

- 미안하다. 속사정이 있는 줄 몰랐다.
(웃으며) 괜찮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 

- 그러면 러시아 선수들과도 관계가 껄끄러운건가?
아니다. 러시아 선수들과는 잘 지낸다. 대부분 나보다 어리기 때문에 나에게 많은 조언을 구하는 편이다.

- 그렇지만 지난 우버컵2010에는 러시아 대표 선수로 뛰었다.
그때는 러시아 배드민턴협회가 나에게 뛰어달라고 요청했다. 나도 국가를 대표해서 경기를 한 것이라 좋았다.

- 하지만 수디르만컵2011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참가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못한거다. 러시아 배드민턴협회가 우버컵이 끝나고 이제 나는 필요없다고 했다. 다른 선수를 키울 예정인 것 같다. 기분나뻤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문제는 올림픽이다. 올림픽 복식은 동일 국가 선수만 참가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내가 올림픽에 뛸 수 있는 방법은 러시아 국가대표로 참가하거나, 귀화하거나 둘 중 하나다. 하지만 러시아 국가대표가 되는 것은 이미 포기했다. 협회에서 나를 싫어하는데 국가대표가 될 수 있을까? 그렇다고 다른 나라로 귀화하기도 싫다.

- 그렇다면, 올림픽을 포기한 것인가?
(한숨쉬며) 맞다. 나는 더이상 올림픽에 미련이 없다.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그냥 좋은 것 뿐이다. 내가 불쌍해 보이지 않나?

- 그렇다. 선수로써 올림픽 참가는 꿈이 아닌가?
나는 그 꿈을 접은지 오래다. 어쩔 수 없다.

-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여자복식의 페탸 네델체바와의 관계는 어떤가?
좋은 친구다. 우리 둘은 동갑이다. 어려서부터 많이 만나서 친했다. 본격적으로 파트너가 된 것은 2년 전이다.

- 페탸와 파트너를 하게 된 계기는?
불가리아도 페탸가 다 짊어지고 있다. 다른 선수들은 실력이 안 되서 페탸가 나와 파트너를 이루고 싶어 했다.

- 불가리아 코치는 잘 해주나?
차별없이 잘 해준다. 격려와 응원을 많이 해준다. 그렇지만 페탸와의 여복도 곧 있으면 끝날 것 같다.

- 왜 그런가?
페탸는 올림픽 여자단식에 출전한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단식 훈련에 들어간다. 복식에는 큰 비중을 두지 않을 것이다. 충분히 이해한다. 어차피 나와는 올림픽에 나갈 수 없으니... 나는 이제 다른 복식 선수를 찾아야 한다.

- 그렇다면 혼합복식도 어렵지 않은가?
아니다. 혼합복식은 괜찮을 것 같다. 세티아완은 인도네시아 선수와 혼합복식을 하지 않는다. 괜찮다.

- 세티아완과의 호흡은 어떠한가?
세티아완은 최고의 파트너다. 그와 파트너를 하면 매우 편안하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파트너를 대하는 마음이 정말 일품이다. 그와 함께라면 끝까지 혼복하고 싶다. 다만...

- 다만?
세티아완의 무릎이 걱정된다. 자기는 괜찮다고 하는데 정말 걱정된다. 나도 선수이지 않는가? 세티아완의 무릎은 재활가지고는 안되는 것 같다. 수술이 필요해보인다.

- 한국의 이경원, 이효정은 2010년을 끝으로 은퇴했다. 같은 복식 선수로서 어떤 심정인가?
그들은 젊은 나이이지 않는가? 은퇴한 것이 아쉽지만 그 결정이 용감한 것 같다. 그만두는 것은 새로운 시작이다. 그런 용기를 낸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 같다.

- 한국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
좋다. 음식은 맵지만 맛있다. 택시 기사가 영어를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크게 상관없다. 안내판처럼 그림으로 도시가 잘 설명돼 있어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만나는 한국사람도 친절하다.

- 내가 생각해놓은 별명이 있다. 마음에 들지는 모르겠다.
뭔가?

- 배드민턴의 마리아 샤라포바. 어떤가?
하하하. 그것은 이미 들어봤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운동선수들은 자기 이름으로 기억되기를 원한다. 샤라포바는 테니스에서 유명한 선수지만 내 이름을 놔두고 샤라포바로 불리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 그렇다면 샤라포바를 테니스의 아나스타샤로 부르겠다.
하하하! 좋다. 차라리 그게 더 낫겠다.

- 마지막으로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항상 최선을 다 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나는 많은 고난을 겪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 팬들에게도 이러한 모습을 끝까지 보여주고 싶다.

- 최종 목표는?
세티아완과 혼합복식에서 우승하는 것. 현재로서는 그것이 가장 큰 목표다.

 

이름: 아나스타샤 루스끼흐(Anastasia Russkikh)
생년월일: 1983 5 20
국적: 러시아
키: 165cm
몸무게: 비밀
사용손: 오른손
주종목: 복식

주요 수상 경력
2011전영오픈 혼합복식 4강(-세티아완 헨드라)
2010프랑스오픈 여자복식 준우승(-페탸 네델체바)
2010덴마크오픈 여자복식 8강(-페탸 네델체바)
2010인도네시아오픈 혼합복식 준우승(-세티아완 헨드라)
2010유럽선수권대회 여자복식 준우승(-페탸 네델체바)


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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