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코리아] 천위페이가 또다시 천적을 만나 패퇴했지만, 후발 주자들이 펄펄 날며 팀을 지탱했다. 지난 16일 덴마크 오르후스 세레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0세계여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우버컵) 결승전에서 중국이 일본을 3-1로 꺾고 통산 15번째 우버컵 우승을 차지했다.

중국은 명실상부한 우버컵 역사상 최강국이다. 첫 참가한 1984년 대회에서 데뷔 무대부터 우승을 차지하더니 내리 5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1994, 1996년 내리 인도네시아에게 연달아 결승에서 패하더니 다시 1998년부터 6연속 우승을 따냈다. 남자 대회인 토마스컵에서는 인도네시아(15회 우승)에 우승 횟수가 이번 대회 포함 5개 밀리는 것에 비해 여자 대회인 우버컵에서는 압도적인 중국의 페이스였다. 일본(6회), 인도네시아, 미국(각 3회), 대한민국(1회) 등 나머지 우승국들의 우승 횟수를 모두 합쳐도 중국 한 나라의 그것보다 모자라다.

이번 대회에서도 중국은 팀으로서 다시금 꼭대기에 올랐다. 시작은 다소 불안했다. 2020도쿄올림픽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천위페이가 선봉에 섰지만 야마구치 아카네에게 완패했다. 세계랭킹은 천위페이가 2위, 야마구치가 5위지만 상대전적은 야마구치가 11승 8패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우버컵 직전 열린 세계혼합단체배드민턴선수권(수디르만컵)에서도 결승에서 야마구치가 천위페이에게 2-0 승리를 거뒀다.

첫 게임을 18-21로 내준 천위페이는 2게임을 반드시 이겨야했지만 오히려 야마구치가 더욱 더 승세를 굳히며 21-10으로 2게임을 끝냈다. 중국의 고비는 이어졌다. 2복식에서 중국의 천칭천-자이판과 일본의 후쿠시마 유키-마츠모토 마유가 붙었는데 1게임이 도합 56점이 나는 듀스 혈투가 펼쳐진 것이다. 간신히 천칭천-자이판이 29-27로 신승을 따냈지만, 2게임을 곧장 후쿠시마-마츠모토 마유에게 내주며 적신호가 켜졌다.

도쿄올림픽 당시 욕설 논란 등 매너 문제가 불거졌던 천칭천-자이판 조지만, 실력으로는 의심의 여지가 없음을 3게임에서 증명했다. 후쿠시마-마츠모토 마유가 초반 치고 나가며 먼저 11점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4연속 득점을 내며 역전에 성공한 천칭천-자이판이 재역전을 허용하지 않으며 21-18 승리를 따냈다.

3단식은 보다 손쉽게 중국이 승리를 따냈다. 허빙자오가 다카하시 사야카에게 2-0(21-9, 21-18) 승리를 거뒀다. 2018년 우버컵에서는 언니 다카하시 아야카(2016리우올림픽 여자복식 금)와 함께 대표팀에 참가해 일본의 우승에 공헌한 사야카였지만, 작년 은퇴한 언니의 빈자리를 홀로 채우는데는 실패했다.

4복식에서 승부는 판가름 났다. 중국은 황동핑-리웬메이, 일본은 마츠모토 미사키-마츠야마 나미가 출격했다. 혼합복식 전문으로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까지 따낸 황동핑은 리웬메이와 2018중국오픈을 마지막으로 여자복식에서 합을 맞춘 적이 없다가 이번 우버컵에서 3년만에 여자복식 조로 나섰다.

일본도 낯선 조합인건 매한가지였다. 2016리우올림픽에서 다카하시 아야카와 함께 여자복식을 따낸 마츠모토 미사키지만, 2020년 파트너 아야카의 은퇴 이후 혼합복식에 좀더 집중했고, 여자복식은 간간히 마츠모토 마유와 짝을 이뤘을 뿐 마츠야마 나미와는 처음 페어를 이뤘다.

이색적인 조합의 맞대결인만큼 승부 또한 예측불허였다. 서로 큰 점수차를 허용하지 않으며 내내 엎치락뒤치락했지만, 결국 두 게임 모두 황동핑-리웬메이가 2점차로 신승을 따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편 대한민국 대표팀은 8강에서 덴마크를 3-0으로 완파했고, 4강에서 일본을 만나 안세영이 야마구치를 잡아내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지만, 이소희-신승찬, 김가은, 김소영-공희용이 내리 패하며 결승행에 실패했다. 

우버컵 최종순위

1위 중국

2위 일본

3위 대한민국

4위 태국

이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