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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플레이어] 박영남, 대학교 졸업반에 찾아온 첫 우승 Never give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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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11-04-25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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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남은 한마디로 무명선수였다. 대학교 4학년 졸업반이 되기 전까지 단 한 번도 우승이라는 것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라켓을 잡고 지금까지 운동을 이어왔지만, 우승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그러던 그가 드디어 감격의 첫 우승을 전했다. 지난 4월 3일 2010구미새마을전국봄철종별배드민턴리그전 남자대학부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수줍음 많은 청년의 생애 첫 우승 소감
한국체대 4학년에 재학 중인 박영남은 큰 키에 훤칠한 외모와는 달리 수줍음이 많은 청년이다. 자신을 어떻게 소개하길 바라냐고 묻자 “소개할 게 없는데...”라며 말끝을 흐리고 말았다. 미친 듯 코트를 누비던 박영남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애 첫 우승소감을 들어야만 했다.
“일단 지도해주신 김연자 교수님, 박기현 교수님, 이동수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걱정 많이 하시는 부모님과 가족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제 개인전에서도 성적을 내보고 싶다. 열심히 하겠다.”

기나긴 후보생활
그는 아직도 배드민턴이 왜 좋은지를 모르겠다고 했다. 그럴 만도 했다. 매번 지는 배드민턴, 왜 하지하는 생각도 여러 번 들었을 것 같다. 어린 시절에도 그는 그리 특출난 선수가 아니었다. 가끔 단체전에서 2, 3등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배드민턴으로 대학교에 입학을 해서도 그는 여전히 후보 선수였다. 유난히 뛰어난 선수가 많은 한국체대였기에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대학교 1, 2학년에는 거의 운동을 하지 않았다. 그의 말처럼 설렁설렁했다. 여자선수들의 스파링 상대가 되기 일쑤였다.
대학교 2, 3학년이 돼 잘하는 후배들이 들어오면서 설자리는 점점 줄어들기만 했다. 당시 박영남은 “솔직히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운동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었다”며 “그래도 김연자 교수님께서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다독여 주셨다"고 감사해했다.

포기하면 진짜 지는 거다
후보 생활을 이어가고, 후배들이 자신을 추월해도, 자존심이 상하고 기분이 나빠도, 박영남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체대가 유난히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해야 한다. 그 사이에 파고 들 수 있게끔”이라며 웃어 넘겼다. 마치 당연하다는 듯.
후보 박영남도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남들보다 속도는 느렸지만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갔다. 눈부시게 발전한 것도 있었다. 키다. 박영남은 177cm로 대학에 입학해 185cm가 됐다. 8cm나 커버렸다. 키가 크면서 근육도 붙었고 힘도 좋아졌다.

기회는 온다
기다리던 자극이 주어졌다. 2009년 3학년인 그에게 박기현 교수가 “제대로 대회 준비하라”고 이야기를 한 것이다. 그 말은 곧 출전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박영남은 그 때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대회에 목말랐던 그다. 하지만 그동안의 공백을 한순간에 메우기는 쉽지 않았다. 어렵게 잡은 기회는 그렇게 날라가 버렸다.
2010년, 박영남은 대학교 4학년 졸업반이 됐다. 뭐 딱히 해 놓은 것도 없이. 포기하긴 일렀다. 기회는 또다시 찾아왔다. 2010년 첫 번째 대회인 봄철대회를 앞두고 주전 후배가 부상을 당한 것이다. 후배에게는 미안했지만, 운 좋게도 그 기회는 박영남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한경기, 한경기를 치러내며 그동안의 설움을 토해냈다. 박영남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체대 단체전 대표로 출전해 4전 3승 1패를 기록했다.

이제 시작
생애 첫 우승으로 박영남은 부모님께 “잘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부모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셨다.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스럽다”고 털어놨다.
박영남은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사실 지금은 어느 하나 쉬워 보이는 게 없다. 개인전 우승 타이틀이 없으니 개인전에 도전해야 하고, 좋은 성적으로 졸업해 실업팀에도 들어 가야한다. 그리고 병역도 문제로 남아있다. 그는 조심스럽게 말한다.
“지금 조금 늦은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졸업하고 나를 원하는 실업팀이 있다면 실업팀 생활도 해보고 싶다. 또 쉽지는 않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대표팀에 들어가고 싶다. 앞으로 정말 열심히 할 생각이다.”


심현섭 기자 | 사진 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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