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이효정의 아시안게임 그리고 은퇴선언까지 풀스토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11-04-27 16:04본문
국가대표 이효정의 아시안게임,
그리고 은퇴선언까지의 풀 스토리
아시안게임 금메달, 꿈만 같다
우리나라가 8년 만에 아시안게임 배드민턴에서 금 사냥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여자대표팀 복식 에이스 이효정이 있었다. 181cm의 큰 키로 코트를 장악한 그녀를 막을 자는 없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올림픽 파트너 이용대를 대신해 신예 신백철이 함께했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고 돌연 국가대표 은퇴선언을 한 그녀를 만나 아시안게임과 그동안의 맘 고생 그리고 은퇴를 선언하기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여러 번 인터뷰를 통해 우승 소감을 말했지만, 다하지 못한 소감이 있으면 말해 달라. 그리고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말해 달라.
인터뷰 때마다 한 우승소감이지만 정말 예상하지 못했는데 우승하게 돼서 정말 기쁘다. 이번 대회 첫 게임부터 고비였는데 우승까지 하게 돼서 꿈만 같다. 그동안 함께 동고동락한 대표팀 모든 선생님들과 팀 선생님들 그리고 옆에서 늘 큰 힘이 됐던 (이)경원 언니에게 감사드리고, 가족들에게 고맙다.
-정말 누구도 예상 못했던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1라운드부터 결승전까지 어떤 경기가 가장 힘들었나?
모든 경기가 다 치열했지만 그중에서도 16강전(인도, 바리야 비틸 디주-구타주얼)이 가장 힘들었다. 다른 것보다 전날 잠을 잘 못 잤다. 몸이 아파서 새벽 4시 넘어서 잠들었다. 4~5시간밖에 못자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시합 들어가기 전에 최대한 몸을 많이 풀었다. 1게임을 지고 나서 정신을 차리고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라고 생각하며 2게임부터 정신 바짝 차리고 게임에 집중했다. 어떻게 2게임을 이기고 3게임에 갔는데 (신)백철이가 여유 있게 잘해주었다. 그래서 이길 수 있었다. 그때 이기고 정말 기뻤다.
-보기에 가장 힘들었던 게임은 아무래도 준결승전(중국, 허한빈-마진)이었던 것 같다. 게임을 리드하다가 마지막 중요한 고비에서 신백철의 실수가 잦았다. 그래도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는데 파트너에게 무슨 말을 해주었고, 위기의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했나?
특별한 얘기는 아니고 집중하자, 라켓 들어라, 같이 준비 좀 하자, 빨리 움직이자 등 그냥 게임 중에 평범하게 자주하는 얘기를 했다. 백철이가 아직 어리니까 게임에 끝까지 집중하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게임 중에 미소를 잃지 않은 것은 이번 대회에서는 위기 때마다 처지는 느낌이 아니라 오히려 더 잘해야겠다라는 투지가 생겼다. 그래서 미소를 잃지 않고 끝까지 집중이 잘됐다.
-준결승전에서는 오심도 몇 개 있어서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는데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았나?
오심이 나온 상황이 점수차가 있는 때여서 흔들리지 않았다. 아마 게임 후반 긴박한 상황에서 그런 오심이 나왔으면 긴장을 많이 했을 것이다. 결승전은 준결승전에 비하면 비교적 쉽게 이겼다.
-수비도 완벽했고, 신백철의 컨디션도 좋았던 것 같은데 어땠나?
그날 경기가 1게임은 팽팽했는데 전체적으로 실수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재미있게 했다. 2게임은 중국 선수들이 긴장을 많이 해서 우리는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어떻게 훈련하면서 준비했나? 그리고 훈련하면서 혼합복식 금메달을 예상했었나?
전국체전 끝나고 본격적으로 아시안게임 준비에 돌입해서 오전에는 혼합복식 훈련하고, 오후에는 여자복식 훈련했다. 6월 싱가포르오픈과 인도네시아오픈에 백철이와 함께 출전했는데, 16강이 최고 성적이어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서 혼합복식 메달에 대한 느낌이 전혀 안 왔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훈련하다보니까 조금씩 늘었는데, 대진표를 보면서 많이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텃세로 훈련시간도 점심시간에 배정 받고 훈련장도 멀었다고 한다. 직접 체감하기에는 어땠고, 그런 이유로 컨디션 관리에 지장은 없었나?
나는 원래 그런 거 특별히 신경을 안 써서, 그다지 컨디션 관리에 지장은 없었다. 그런데 일부 선수들이 예민해서 못마땅해 하는 애들도 있었다. 그래도 우리나라 다른 종목에 비하면 양호했던 것 같다. 우리는 시합장까지 40분 걸렸는데, 다른 종목은 2시간이 걸리는 등 불만이 많았을 것이다.
-원래 수비가 좋지만 대회 내내 수비가 안정적이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이번 대회 셔틀콕이 수비하기 딱 좋았던 것 같다. 셔틀콕이 너무 잘나가면 수비할 때 위압감이 생기는데 이번 대회 셔틀콕은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수비가 잘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혼합복식은 금메달을 땄지만, 단체전과 여자복식은 동메달에 머물렀는
데 아쉬운 게임이 있다면?
여자복식 준결승전이 아쉽다. 왜냐하면 여자복식 훈련하면서 힘든 점이 많았다. 훈련이 잘 안 돼서 힘들었다. 그래서 김문수 코치님에게 투정도 부려가면서 나름 열심히 준비했는데 생각만큼 안됐다. 광저우에서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중국과 실력차가 너무 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연습을 열심히 안 한 것 같다.
-사실 기자나 많은 사람들이 혼합복식보다는 여자복식에 기대를 많이 했다. 인도네시아오픈과 대만오픈에서 여자복식에서 우승을 기록했으니까, 그런데 준결승전에서 너무 쉽게 무너진 경향이 있다. 이유가 무엇이었나?
그날 유난히 긴장을 많이 했고, 파트너 (김)민정이도 긴장을 많이했다. 그런데 우리가 무엇을 하든 중국이 다 막으니까 할 게 없더라. 스피드에서도 많이 밀리고 게임운영도 아직 미숙했던 것 같다. 우리가 훈련을 열심히 안 해서 그런 것도 있고, 상대 파트너가 바뀌니까 스타일을 전혀 모르겠더라. 그래서 당황을 많이 했었다.
-우버컵에서 중국을 이겨서 이번에 단체전에서도 기대를 했던 것 같은데 기대와는 달리 준결승전에서 0-3으로 졌다. 본인은 게임을 뛰어보지도 못했는데 중국에게 1승도 못 올린 이유가 무엇인 것 같나?
중국과 붙을 때 우리가 0-3으로 진다라고 볼 수도 있었고, 우리가 이기면 3-1 아니면 3-2로 이겼을 텐데, 우버컵에서 져서 그런지 중국 선수들이 전력 파악을 많이 했더라. 그리고 우리 선수들은 아직 어린 선수들이 많이 힘든 경기였던 것 같다. 중국이 단식 선수를 바꾸고, 복식 파트너를 변경할지는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 우리가 중국마스터즈대회에서 힘든 경기를 펼친 선수들이 주축을 이뤄서 나왔다. 그래도 우리선수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아시안게임 끝난 후 뒤풀이는 했나?
아직 못했다. 계속 대회가 있어서 아마 12월 20일에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새로운 파트너 신백철을 훈련이나 실전에서 어떻게 리드했나?
훈련할 때도 가장 많이 하던 얘기가 집중해서 하자는 얘기였다. 아직 어리니까 훈련할 때나 게임할 때나 잡생각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집중하자는 얘기를 많이 했다. 아마 그 얘기만 100번도 넘게 한 것 같다. 그런데 말할 때마다 잘 따라주니까 편하게 뛰었다.
-그동안 연하 파트너들이 많았는데 파트너들은 말을 잘 들었나?
(이)재진이 말 잘 안 듣고, 용대나 백철이는 나이차가 워낙 많이 나니까 내 앞에선 깨갱이다.
-신백철과 파트너가 될 때 어느 정도 파트너 결정에 개입했나? 그렇다면 왜 신백철을 결정했나?
어느 날 감독님께서 용대가 팔꿈치가 안 좋으니까 남자복식 하나만 하자고 그러셨고, 백철이와 파트너를 맺어주셨다. 난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아마 백철이가 스위스오픈에서 (유)현영이와 혼합복식에서 잘했던 것이 계기가 된 것 같다.
-이번 대회를 통해 신백철과 호흡이 갈수록 좋아지는 것을 느꼈는데 실
제 파트너십은 어땠나?
원래 혼복을 처음 맞추는 선수들이 더 잘한다. 왜냐하면 공이 오면 서로 치려고 하니까, 그런데 우리는 처음부터 난관이 많았다. 그래도 훈련하고 게임을 치르다보니까 나중에는 잘 맞았다.
-6월 신백철과 두 번 대회에 나가서 한번은 1라운드 그다음은 2라운드 탈락했다. 그때는 무엇이 문제였나?
그때도 파트너십이 아주 안 맞은 건 아니다. 시합도 잘했는데 상대편 선수들이 워낙 잘해서 우리가 진 것 같다. 그때는 파트너십을 맞추는 식으로 부담 없이 뛰었다.
-파트너로 이용대와 신백철을 비교하자면?
둘이 비슷한 것 같다. 용대는 어리지만 경기운영을 잘한다. 반면 백철이는 아직 경기운영이 미숙하다. 그런데 시합을 치를수록 백철이도 게임운영을 잘하더라. 백철이 후위 공격은 원래 안 좋았는데 언제부터 보니까 갑자기 좋아졌다. 남몰래 연습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백철이 신체 조건이 좋으니까 위에서 꽂히는 공격이 좋았다. 용대에게서 느끼지 못한 예리함이 있었다.
-신백철이 이번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았다. 선물 같은 건 받지 못했나?
내가 대회 끝나고 농담으로 ‘누나 책임지라’고 말했다. 선물은 받지 못했지만 인천공항에 도착하니까 백철이 어머니가 오셔서 안아주셨다. 고마웠다. 특별히 받고 싶은 선물은 없지만 사주면 어쩔 수 없이 받기는 할 것이다.(웃음)
-8강부터 세리모니를 했는데 신백철을 안고, 안기고 심판에게 웃으며 악수를 청하고 춤사위도 보여줬다. 시상대에서는 신백철과 함께 하트 세리모니도 했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는 세리모니가 있었나?
특별한 의미는 없다. 상대를 이기고 순간 나도 모르게 나왔다. 준결승전 때는 백철이가 코치님들에게 가서 안기길래 같이 좋아해줄 사람이 없어서 심판하고 악수했다. 시상대 하트 세리모니는 기자가 시켜서 한 것뿐이다.
결승전이 끝나고 김문수 코치에게 가다가 중간에 김중수 감독을 먼저 안았다. 코치님하고 포옹하려고 가고 있었는데 중간에 감독님이 갑자기 나타나셔서 감독님 먼저 안아드리고 코치님을 다음에 안아드렸다.
-합법적 병역 브로커라는 별명이 생겼다. 마음에 드나?
별명은 맘에 든다. 용대와 백철이 2명밖에 안되는데 과찬인 것 같다. 10명 정도는 해야 그런 말 듣는 것 아닌가.
-네티즌들이 이효정의 남자는 다 잘 생겼다고 하는데, 본인 생각은 어떠한가?
좋다. (기자에게 되묻는다.)걔들이 잘생긴 건가? 너무 어릴 때부터 봐서 다 똑같은 후배들인데 사실 나는 잘 모르겠다. 백철이 별명이 가수 비다. 그래서 비 흉내를 자주 낸다. 그러면 내가 ‘네가 어디봐서 비냐’라고 핀잔을 준다. 용대도 사람들이 잘생겼다고 하는데 내가 볼 때는 잘 모르겠다.
-네티즌들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보다 예뻐졌다는 소리를 하던데, 달라진 게 있나?
얼굴에 전혀 손대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보톡스를 맞아볼까 생각하고 있다(웃음). 광대뼈가 많이 튀어나와서 맞으면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더 예뻐 져야한다. 사람들이 TV에서보다 실물이 낫다고 하더라.
-사실 올림픽 때는 이용대의 열기에 많이 가려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때는 좀 섭섭하지 않았나?
그런 것 전혀 없었다. 원래 조용한 거를 좋아해서 알아주지 않는 것이 더 좋았다. 이번에는 백철이가 떠야하는데 내가 결승전 끝나고 은퇴선언을 해서 묻힌 것 같다.
-은퇴를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쉬워하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앞으로는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고 싶다. 시합 다니고 전지훈련 다니고 하는 것에 이제는 지친 것 같다.
-허리부상이 이번 시즌 중반에 재발했고, 국제대회 성적도 많이 내지 못했는데 국가대표 은퇴에 대한 심적 갈등이 있었나?
사실 고민이 많았고, 힘들었다. 성적을 못 낸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다. 허리도 아팠다 나았다 하는 과정도 힘들었다. 그러면서 은퇴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허리 부상이 재발한 7월 마카오 대회 때 은퇴를 이미 결정했고, 아시안게임 출발하기 4~5일 전에 감독님에게 말씀드렸다. 그때 감독님께서 ‘그래 그러면 우선은 나만 알고 있겠다. 끝나고 얘기할 테니까 열심히 해라. 마지막 선물을 해주고 가라’고 했는데 그 말이 뇌리에 남더라. 그런데 이렇게 마지막에 감독님께 선물을 드려서 기뻤다.
-아직 이효정만큼 올라온 후배들이 없다는 사실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은데, 차세대 이효정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김민정, 하정은, 김민서, 정경은 등이 있다. 경은이는 나와 플레이가 비슷하다. 실수가 많은 게(웃음). 좋은 선수들은 많은데 아직 시합을 많이 못 다녔으니까 경험이 쌓이면 좋아질 거라 믿는다.
-세계최고인 중국 선수들을 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우선은 마음가짐을 다르게 먹고, 훈련도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후배들은 착하게만 훈련을 한다. 훈련을 지금보다 더 재밌게 했으면 좋겠다. 파이팅도 하고 재밌게 즐기면서 훈련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승부욕이 없어 보인다. 연습할 때 재밌게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다.
-앞으로 연예, 결혼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남자친구는 있나? 그리고 이상형은?
아직 사귀는 남자는 없다. 이상형은 우선 나보다 키가 크고 유머 감각이 있고,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능력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앞으로의 진로는 결정됐나?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팀 선수생활을 앞으로 힘이 닿는 데까지 할 생각이다. 최소한 2~3년, 최대 4~5년은 더 할 생각이다. 지금 대학원(용인대 체육교육과)을 다니는데 마치면, 교사 2급 자격증 나온다. 선수생활 더하다가 좋은 자리 나면 학교 선생님으로 갈 생각도 있다. 국가대표 코치는 아직 생각이 없다. 다른 애들 가르쳐보고 여유가 있을 때 국가대표 코치를 하고 싶다. 나중에라도 결혼하고 애 낳더라도 날 원하는 팀이 있으면 가서 계속 운동하고 싶다.
PROFILE
이름 : 이효정(Lee Hyo Jung)
출생 : 1981년 1월 13일
소속 : 삼성전기
신장 : 181cm
사용손 : 오른손
주종목 : 복식
가족사항 : 부모님, 1남 1녀 중 장녀
별명 : 합법적 병역 브로커
출신학교 : 구포초-구남중(모라여중)-
학산여고-용인대-용인대학원(석사과정 중)
최근수상경력(개인전)
2010년 제16회 아시아경기대회 혼합복식(신백철) 1위
2010년 제16회 아시아경기대회 여자복식(김민정) 3위
2010년 2010 대만오픈배드민턴골드그랑프리 여자복식(김민정) 1위
2010년 2010 인도네시아오픈배드민턴슈퍼시리즈 여자복식(김민정) 1위
2010년 2010 싱가폴오픈배드민턴슈퍼시리즈 여자복식(김민정) 2위
2010년 2010 스위스오픈배드민턴슈퍼시리즈 혼합복식(이용대) 1위
박민성 기자 | 사진 정수원 Season 2 Studio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