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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2020도쿄올림픽 배드민턴 리뷰 - 국내 선수편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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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21-08-0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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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도쿄올림픽 배드민턴 리뷰: 국내 선수편 ①에서 이어집니다. 


[배드민턴코리아] 여행은 집에 돌아옴으로써 끝이 난다고 한다. 지난 3일, 2020도쿄올림픽에 참가했던 배드민턴 대표팀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올림픽 일정의 막을 내렸다. 1년 연기가 되었고, 일본도 코로나19 사태로 여전히 혼란 속이고, 때문에 경기장엔 관중 입장도 불가능해 뚜껑도 열기 전에 김이 샌 기분이었지만, 막상 레이스가 시작되니 '올림픽은 역시 올림픽'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역대 최약체로 분류되는 이번 대표팀이었지만,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메달도 하나 획득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런 의미에서 종목별로 출전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별로 이번 올림픽 퍼포먼스를 돌아봤다. 



남자복식 - 최솔규-서승재 "벗어나지 못한 죽음의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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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성적: 조별 예선 탈락(조 3위 1승 2패)


죽음의 조라고 봐도 무방했다. 캐나다의 제이슨 호 슈-닐 야쿠라를 제외하고 세 조 중 어느 팀이 탈락해도 일견 납득이 갈 만한 상황이었다. 인도네시아의 헨드라 세티아완-모하마드 아산은 올림픽랭킹 2위에 빛나는 이들이지만 둘의 나이는 각각 만 36, 33세로 커리어의 황혼에 접어들었다. 나머지 최솔규-서승재는 올림픽랭킹 8위, 말레이시아의 아론 치아-소우이익은 10위였다. 비등비등한 순위에 네 선수 모두 젊은 축에 속해 잠재력을 품고 있는 선수들이었다. 기왕이면 최솔규-서승재가 톱시드 선수들을 격파하는 언더독이 되기 바랐으나, 그 타이틀은 말레이사의 조가 가져갔다.


올림픽 무대라는 중압감이 크게 다가왔는지, 최솔규-서승재는 온전한 기량을 다 뽐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호흡 조절에 실패했다. 조별 예선 첫 경기 치아-소우이익과의 경기에서는 막판에 집중력을 잃어버렸고, 반대로 세티아완-아산을 상대할 때는 초반에 몸이 너무 무거웠다. 가장 큰 무대에서 완급 조절의 미숙함을 드러낸 셈인데, 4년에 단 한 번 열리는 올림픽은 경험하는 자리라기보다 증명하는 자리라는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페이스였다.



여자복식 - 이소희-신승찬 "아쉬움은 뒤로 하고 시원하게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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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성적: 4위(준결승전 vs 그레이시아 폴리-아프리야니 라하유(인도네시아)/동메달 결정전 vs 김소영-공희용)


분명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조금 더 높은 단계까지 노크할 실력을 갖췄기에 아쉬움이 더한 조다. 그 아쉬움은 당연히 선수들 본인이 가장 클 것이다. 조별리그에서 덴마크의 메이켄 프루에르고르-사라 티게센에게 불의의 1패를 당하며 여정에 첫 주황불이 켜졌으나, 조별 최종전에서 중국의 두유에-리인후이를 깨트리며 8강 진출은 물론 조 1위 자리까지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훌륭히 조 1위로 진출한 덕분에, 8강 무대에서 개중 최약체 팀에 속하는 셀레나 피에크-셰릴 세이넨(네덜란드)을 만나 압도적인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폴리-라하유에게 준결승에서, 김소영-공희용에게 3, 4위전에서 패하며 메달 사냥에는 실패했다. 이소희-신승찬 입장에서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다소 무력하게 패한 것이 아쉽다. 


지난 3일 대표팀 귀국 현장에서 신승찬은 "일단 시원하게 술 한잔 하고 싶다"라며 밀린 회포를 드러냈다. 목구멍까지 시릴 만큼 시원한 생맥주 한잔에 아쉬움은 털어넘기면 된다. 충분히 증명했다.



여자복식 - 김소영-공희용 "이번 올림픽 최고의 명승부 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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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성적: 동메달(준결승전 vs 첸칭첸-지아이판(중국)/동메달 결정전 vs 이소희-신승찬)


한국인이라서가 아니라, 경기 내용 자체만으로도 이번 올림픽 배드민턴 전 종목 통틀어 가장 짜릿한 명승부를 '킹콩 조' 김소영-공희용이 연출했다. 물론 '가위바위보도 이기고 보라는' 한일전 승리라는 점에서 더욱 값진 승리였다. 오죽했으면 경기 직후 네티즌들 사이에서 김소영-공희용 뿐만 아니라 이 경기를 생방송으로 끝까지 본 시청자들도 승자라며 엄지를 치켜세울 정도였다.


이번 올림픽 내내 딱 2번 졌다. 그 2번이 하필 동일한 상대였다. 첸칭첸-지아이판과 조별 예선에서 한 번, 4강전에서 또 한 번 맞붙었다. 이들만 만나면 유난히 페이스를 놓쳤다. 조별 예선에서 패했던 경험이 반면교사라기 보다는 오히려 트라우마로 남았다. 킹콩 조가 대회 내내 보여줬던 탁월한 공격 호흡에 비해 맥없이 준결승전을 내줬다.


하지만 마지막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소희-신승찬을 만나 여유 있게 승리하며 첫 올림픽에서 시상대에 올랐다. 값진 메달을 따낸 김소영-공희용에게 이 지면을 빌어 다시 축하를 보낸다. 그들은 이번 성과에 대해 스스로 '100점 만점에 80점'이라고 자평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금메달은 100점, 은메달은 90점, 그리고 동메달은 80점.



혼합복식 - 서승재-채유정 "하필 지쳤을 때 만난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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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성적: 8강 탈락(vs 왕일류-황동핑(중국))


서승재의 두 종목 동시 출전이 결과적으로는 패착이었을까. 남자복식에도 진출한 서승재는 24일부터 27일까지 사흘 동안 6경기를 뛰는 강행군을 펼쳤다. 혼합복식이 다섯 종목 중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탓에 한숨 돌릴 틈도 없었다.


결국 승부처에서 체력 저하가 발목을 잡았다. 집중력을 포함한 정신력도 결국은 체력에 바탕한다. 중국 왕일류-황동핑과의 8강전에서 첫 게임은 무력하게 내줬지만, 2게임에서 채유정의 컨디션이 빠르게 올라오며 점수차를 크게 벌렸다. 하지만 벌려둔 점수차가 무색하게 서승재의 경기력이 떨어졌다. 평소라면 능히 해낼 수비도 무거워진 발로는 해내지 못했다. 결국 2게임을 역전패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좋게 말하면 강행군 탓에 불운했고, 나쁘게 말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력 관리를 해냈어야 한다는 지적이 따를 것이다. 8강전 상대도 이번 대회 우승팀인 왕일류-황동핑이었으니 말이다. 아쉬움과 격려의 마음이 복잡하게 교차하는 결과다.



이혁희 기자

tags : #도쿄올림픽,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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