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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지금 이 순간을 성실하게 보내자 선수들을 지도하는 것이 가장 즐거운 나경민 한국체대 교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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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20-11-1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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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을 성실하게 보내자 선수들을 지도하는 것이 가장 즐거운

나경민 한국체대 교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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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인터뷰는 배드민턴코리아 10월호에 게재된 내용으로, 9월에 진행됐습니다] 

나경민. 한국 배드민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름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세계선수권 2회 우승, 아시안게임 4회 금메달, BWF 올해의 선수상 수상, BWF 명예의 전당 헌액, 올림픽 은메달 및 동메달, 국제대회 14개 대회 연속 우승 등 나경민은 선수 생활 내내 최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선수 은퇴 이후 나경민의 직함은 다양했다. 혼합복식 파트너였던 김동문과의 결혼 및 출산 후 캐나다로 이민을 갔던 나경민은 2011년 대교눈높이 배드민턴단(이하 대교)의 '감독'으로 일선에 복귀했다. 하지만 모기업의 경영 악화로 인해 대교가 해체된 후에는 국가대표팀의 '코치'로 활약했다. 그리고 2020년 나경민에게 새로운 직함이 생겼다. 모교인 한국체육대학교의 '교수'가 된 것이다.

한국체대 나경민 신임 교수를 만나봤다. 아직까지는 교수라는 직함이 어색하다 했지만, 다시 일선에서 선수들을 지도한다는 기쁨과 즐거움을 나교수의 표정과 인터뷰를 통해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Writer 박성진 | Photo 김도훈(코이웍스)


새로운 직함 한국체육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교수 임용된 소감은.

대학에 입학했을 때처럼 굉장히 설렌다. 교수는 처음 해보는 일이고, 안 해본 일이라서 두렵기도 하다.


언제 교수로 정식 임용됐는가.

8월 20일이다. 이제 한 달 겨우 넘었다. 


교수라는 호칭에 익숙해졌는가.

아니다. 아직까지는 호칭을 자주 부르고 그런 일이 없었다. 예전에 지도했던 선수들은 지금도 대부분 감독님, 코치님, 선생님 등으로 부르고 있다. 나도 아직까지는 그런 호칭이 듣기 편한 것 같다.


교수로 임용되기까지 준비 과정은 어땠는가.

김동문 교수(나경민 교수는 인터뷰 내내 남편 대신 김동문 교수라고 불렀다)처럼 어려서부터 대학교 교수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운동을 하고, 지도자를 하면서 모교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인연이 된 것 같다. 운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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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박사 학위는 어떻게 취득한 것인가.

석사 과정은 운동을 하면서 취득했다. 박사 과정은 캐나다에서 들어온 후 대교 시절부터 시작했는데, 아직까지는 수료 중이다. 한국체대의 전문 실기 교수는 석사 학위부터 가능하다. 현재 박사 학위 취득을 위해 논문을 준비 중이다. 한동안은 계속 정신 없이 다녀야 할 것 같다.


하루 일과는 어떤가.

아침 9시 전에 출근한다. 그리고 오후 훈련을 다 마치고 저녁 6시 이후에 퇴근한다. 엘리트 전문 실기 교수이기 때문에 이론 수업은 하지 않고, 엘리트 배드민턴부 선수들만 지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학교 문화도 많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운동 실기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공식적인 행사는 모두 취소됐다. 선수들이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데 몇 달간 외출 외박을 못나갔다. 대학생인데도 자유롭지 못하고 힘들고 답답하게 지내고 있다. 그래도 선수들 본인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직까지는 선수들이 잘 버티고 있다.


교수 임용 후, 가족들의 반응은 어떠했나.

부모님이랑 김동문 교수가 제일 좋아했던 것 같다.


흥미롭게도 남편인 김동문 교수는 원광대학교 교수, 그리고 아내인 나경민 교수는 한국체대 교수가됐는데.

우선 이거 하나는 제대로 설명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김동문 교수가 원광대학교 배드민턴부 감독이나 지도자로 알고 있는데, 김동문 교수는 배드민턴과는 무관한 이론 교수로 임용된 것이다. 아무래도김동문 교수가 원광대학교 출신이기 때문에 배드민턴부에 도움을 주기는 하겠지만 전면적인 라이벌, 이런 것은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어찌됐건 다시 같은 직종으로 일하게 됐다. 나는 신입이기 때문에 김동문 교수에게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 한국 배드민턴의 발전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선수들을 육성하는 부분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서로 더 노력하겠다.


어떤 교수가 되고 싶은가.

정확히는 엘리트 전문 실기 교수다. 엘리트 배드민턴의 방향으로 가는 직종이라고 생각한다. 연구도 물론 열심히 하겠지만 엘리트 쪽으로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할 것 같다. 우리 선수들도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학업도 조금 더 병행한다면 얼마든지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모델이 되고 싶다.


제자들아 지금 이 순간을 성실하게 보내자


한국체대 배드민턴부 이야기를 해 보자. 교수가 되기 이전, 제자가 아닌 후배들을 외부에서 바라봤을 때 어땠는가.

예전하고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 느껴지기는 한다. 절제된 생활을 하고 있는 선수들이긴한데, 그래도 예전에 비해 더 많이 자유스러워진 것 같다. 이제 한 달 정도 됐기 때문에 애들하고 교감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까지는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


대학부의 경쟁력이 계속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는데.

우리 선배님 세대도 그렇고 우리 때도 그렇고 대학이라는 과정은 필수 코스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고등부 상위 랭커 선수들은 바로 실업팀에 입단하는 추세다. 남자부도 그런 식으로 많이 변한 것 같다. 그런데 실업팀을 가더라도 대학 과정을 병행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 많다. 어른들이 하는 말씀이 '다 때가 있다'고 하지 않나. 맞는 말씀인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하고 싶어도 못할 때가 있다. 지금은 내가 대학교에 있는 입장이긴 하지만, 배움에도 때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단계를 제대로 밟지 않으면 나중에는 하고 싶어도 못할 때가 있을 것이다. 4년이라는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버리는 시간은 절대 아니다. 선수들이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배움의 길의 갖는다면 시야도 더 넓어질 수 있다. 그런 단계를 잘 밟아 나가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대학을 졸업하면 학생들은 취업을 해야 한다. 교수는 취업을 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4년간 운동만 하는 것이 아니다. 오전에는 이론 수업을 병행하고, 오후에는 훈련을 하는 시스템이다. 4년의 시간 동안 졸업 후, 그리고 선수 은퇴 후의 방향성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굉장히 많다. 운동을 잘 해서 실업팀에 입단하더라도, 사실은 선수 은퇴 후의 삶이 더 길고 중요하다. 대학 과정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가면서 운동도 하고, 졸업 후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이나 여건을 만들어 놔야 나중에 기회가 주어졌을 때 바로 잡을 수 있는데, 어린 학생들은 아직 그런 것들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은퇴 후에 선수들이 방황하는 것을 보면 참 많이 안타깝다.


실업팀에 입단하지 못한 선수들은 대부분 생활체육 동호인 레슨 코치가 되는 편이다.

현재는 배드민턴 생활체육이 많이 활성화 됐기 때문에 선수들이 동호인 지도자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어려서부터 운동을 시작해 대학생까지 선수를 했다면 여러 힘든 부분을 많이 겪었을 텐데 졸업 후 바로 생활체육 지도자가 되면 엘리트 쪽으로 다시 돌아오기 쉽지 않다는 것은 알았으면 한다. 힘들게 고생해서 선수 생활을 이어온 만큼 시야를 조금 더 넓히길 바란다.


당장 올해 졸업하는 선수들을 취업시켜야 한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상황이 많이 나쁘다.

실업팀 감독님들과 통화를 해 봤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선수들을 스카웃 하기에도 매우 애매해진 상황이라고 한다. 고등부, 대학부 팀에 비해 실업팀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신인 선수들을 위한 자리도 많지 않은데, 선수 순환도 잘 되지 않는 편이다. 대학을 졸업하는 선수들이 정말 특출나게 잘 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대학을 졸업하고 실업팀에 입단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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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고등부 선수들도 스카웃 해야 하지 않는가.

우리 학교는 수시 전형에 맞춰 입학 원서가 들어오면 성적 순으로 뽑는다. 입시에 관해서는 교수가 손을 댈 수 없다. 다른 학교는 면접도 보고 실기 평가도 본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런 거 없이 수시 전형에서 성적이 가장 높은 순으로만 뽑을 수 있다. 성적은 종별 대회 기준이다.


어떤 스타일의 선수를 선호하는가.

성실히 하는 선수가 제일 좋다. 지금 며칠 안 됐지만 선수들을 보면 모두 열심히 잘 하고 있다. 대학생 정도라면 주어진 프로그램에 본인이 최선을 다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선수들이 다 잘 따라 하고 있다.


현재 한국체대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 이 시간을 성실하고 충실하게 보내자. 금방 지나가니까.



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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