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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의 이지민턴] 배드민턴 헤어핀 이렇게 해보세요

tournament "한여름 밤의 꿈"을 완성한 수원시청 배드민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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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17-11-3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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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코리아] 실업부로 표현되는 배드민턴 일반부는 크게 두 종류로 분류된다. 기업 팀과 관공서 팀이다. 그간 배드민턴 명가로 불렸던 팀들은 모두 기업 팀에 해당됐다. 재정이 탄탄한, 그래서 선수 영입이나 지원도 훌륭한 편인 기업 팀들에 비해 시청, 군청이 운영하는 관공서 팀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이다.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유망주 선수들은 대부분 기업 팀의 스카웃 제의를 받아드린다. 관공서 팀은 출발선부터 기업 팀에 밀린다고 봐야 한다.

올해 남자 일반부 배드민턴은 수원시청의 활약이 돋보였다. 봄철리그전 3, 가을철대회 2, 그리고 실업연맹전에서는 우승을 맛봤다. 출전했던 모든 대회에서 입상했다. 이번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수원시청 배드민턴단의 올해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소설, <한여름 밤의 꿈>을 떠올리게 한다. 많은 고초와 시련 속에서 행복한 결말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삼한사온 날씨와 같았던 수원시청의 봄

올시즌을 앞두고 수원시청의 라인업에 변화가 생겼다. 단식 주자였던 노예욱이 삼성전기로 이적한 것이다. 사실 수원시청의 가장 큰 강점은 탄탄한 단식 라인이었다. 2011년부터 완성된 이철호, 노예욱, 박완호, 한기훈의 수원시청 단식 선수들은 네임 밸류만 놓고 본다면 국가대표 라인업으로도 손색 없었다. 하지만 이들이 정상적으로 모두 출전한 대회는 많지 않았다. 중간 중간 돌아가며 군 복무를 해야 했으며, 무엇보다 부상자가 항상 있었다.

이철호의 복귀 실패도 치명적이었다. '부상만 아니라면'이라는 단서가 붙었을 때, 이철호는 국내 정상급 선수였다. 공식전에서 모습을 본 것이 오래됐을 정도다. 아킬레스건 부상이 심했던 이철호는 이번 시즌에도 코트로 돌아오지 못했다. 본인 스스로 "난 이번 시즌 응원만 했다"라며 머쓱해 한다.

이철호와 노예욱의 단식 공백은 걱정거리로 남고 말았다. 부담감은 1988년생 동갑내기 듀오, 한기훈과 박완호에게 그대로 넘어가는 듯 했다. 인하대를 졸업한 신인, 이상호는 아직 검증이 안 됐었다. 박완호의 말이다. "()예욱이 형이 이적한 공백이 나와 기훈이에게 분산됐으니 부담감이 없다고 할 수 없었다."

김종웅 감독도 거들었다. "간만에 팀에 단식 선수를 영입했는데, 그게 ()상호다. 상호와 첫 훈련을 하는데, 백핸드가 엄청 약했다. 훈련을 정말 많이 시켰다. 김재환 코치가 정말 고생 많이 했다. 하하하."

 

유연성의 국가대표팀 은퇴는 수원시청에 반가운 뉴스였다. 올해 4월부터 유연성은 수원시청으로 복귀했다. 국제 대회 출전을 위해 더 이상 태릉에서 훈련하는 일은 없었다. 불안해진 단식 대신에 강력한 복식 카드가 팀에 복귀한 셈이다.

사실 수원시청은 유연성의 팀이라고 봐야 했다. 유연성은 지난 몇 년간 수원시청의 유일한 국가대표였다. 대한배드민턴협회 사이트에 게시되고 있는 수원시청 입상 성적의 80% 이상은 유연성의 국제 대회 성적으로 도배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유연성이 팀으로 복귀했을 때, 항상 유연성과 파트너를 이뤘던 팀의 주장 김대성은 이렇게 말한다. "연성이가 뛰어줌으로써 수원시청의 진가가 발휘됐다고 봐야 한다. 팀 분위기도 훨씬 좋아졌다." 복식 신입 신동범은 국가대표 에이스 출신인 유연성과 훈련한 것이 올해가 처음이다. "연성이 형은 세계에서도 톱클래스다. 복식은 빠르게 치는 것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연성이 형은 코스와 전술을 세세하게 알려준다. 복식을 공부하며 배우고 있다."

3월에 열린 봄철리그전은 수원시청의 이러한 변화를 그대로 반영했다. 수원시청은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복식은 기대 이상, 단식은 기대 이하였다. 조별 리그전에서는 기업팀인 MG새마을금고, 요넥스를 제압했지만, 국군체육부대에게 4강에서 패했다. 우승까지 가기에는 단식의 공백이 뚜렷했다.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볼 수 있었던 대회였다.

 


발톱을 숨겼던 여름, 한계를 가능성으로 바꾸다.

 

6월 강진에서 열린 여름철대회에 수원시청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선수가 모두 다쳐 없었다"라는 김종웅 감독의 말이다. 부상 선수들이 많아 가능성이 크지 않았던 여름철대회를 포기하는 대신 남아 있는 시즌에 더욱 매진했다. 루키들의 기량이 여름 동안 매우 향상됐다. 봄철리그전에서 꾸준히 부여 받은 출전 기회를 놓치지 않는 방법은 실력을 더욱 키우는 것이라는 걸 선수들은 알고 있었다.

 

"사실 가장 오고 싶었던 팀이 수원시청이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감독, 코치님이 믿어 주고, 형들이 정말 잘 알려준다. 수원시청에서 꾸준히 발전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형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 훈련을 많이 했다." 신동범의 말이다. 신동범은 경쟁 팀의 루키들과는 다르게 꾸준히 출전 기회를 부여 받았다. 어쩔 때는 김대성과, 어쩔 때는 유연성과, 어쩔 때는 김영선과 뛰었다. 형들의 장점을 흡수하며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이상호의 약진은 주목해야 한다. 수원에 정착하고 바뀐 환경에 적응되니 이상호의 기량이 급속도로 발전했다. 다른 팀 에이스 단식 선수들을 상대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대학교 때에는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다. 그런데 수원에 와서 심리적으로 안정됐다. 기술적으로도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좋은 환경에서 지도를 받고 있는 중이다."

 

신동범과 이상호의 성장은 단체전 오더를 작성할 때에도 한결 수월해졌다. 마침 복식 선수 김영선이 목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시즌 아웃. 김영선은 현재 내년을 목표로 재활하고 있다. 김영선의 공백은 신동범이 메우고 있다. 이상호도 마찬가지다. 한기훈, 박완호와 함께 이상호는 팀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어떤 자리에 배치하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어찌 보면 한기훈과 박완호가 부담감을 덜 수 있었던 것이 더욱 기쁜 소식일지도 모른다.


박성진 기자 | 사진 김도훈


본 기사의 풀스토리는 배드민턴코리아 2017년 10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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