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 요넥스 전혁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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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20-10-20 12:54본문
부상 공백을 딛고
2년만에 화려한 COME BACK! - 요넥스 전혁진 #1
[배드민턴코리아] 한국 남자단식 차세대 에이스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았던 전혁진(요넥스)이 드디어 돌아왔다. 전혁진은 지난 2년간 원인을 알 수 없는 부상으로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6월에 열린 '2020 요넥스 슈퍼매치'이벤트 경기에서 손완호(인천국제공항)를 꺾으며 건강을 되찾았음을 알린 전혁진은 7월에 끝난 제58회 전국봄철종별배드민턴리그전(이하 2020봄철리그전)에서 본인 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전혁진의 화려한 복귀와 함께 요넥스 배드민턴단은 창단 후 처음으로 봄철리그전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긴 터널에서 빠져 나온 전혁진을 만나 봤다. 부상 공백을 딛고 2년만에 화려한 컴백을 알린 전혁진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지 상세히 들을 수 있었다. 본인이 가장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배드민턴을 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던 전혁진은 현재 배드민턴을 다시 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라는 노래 가사가 잘 어울리는 전혁진의 지금이다. 박성진 기자 | Photo 김도훈(코이웍스)
[본 인터뷰는 배드민턴코리아 9월호에 게재된 내용으로, 8월에 진행됐습니다]
2020봄철리그전 전승 화려한 복귀
약 2년 4개월만에 공식 경기를 뛰었다.
우선 다시 배드민턴을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기쁘다. 6월에 이벤트 경기(요넥스 슈퍼매치)를 준비하며 다른 선수들에 비해 경기력을 일찍 끌어 올린 것도 많이 도움됐던 것 같다. 그럼에도 걱정이 컸다. 공식 경기는 긴장감도 다르고 더군다나 이번 대회에서 우리 팀의 대진표도 많이 좋지 않았다. 이번 대회가 리그전이었기 때문에 대회 기간 내내 체력과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컸다.
하지만 개인 성적은 6전 6승이고, 팀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선 다른 선수들이 더 긴장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나는 2년 정도를 쉬었으니까 '쟤한테는 지면 안 된다'는 부담감을 가진 것 같다.
봄철리그전 대회 준비는 잘 됐었나?
아니다. 우리도 평상시 훈련하던 마포구 체육관이 코로나19로 인해 다 문을 닫아 볼 훈련한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다. 사설체육관도 가 봤었는데, 바닥이 좋지 않아 올코트 훈련은 하지도 못했다. 시합하기 2주정도 전부터 대구, 인천, 전주 등을 돌며 집중적으로 전지훈련을 다니며 볼 훈련을 많이 했다.
몸 상태는 어땠나.
대회 전부터 몸이 너무 좋지 않았다. 전주 전지훈련이 끝날 즈음부터 허벅지, 종아리 쪽이 좋지 않았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면 다리가 뻣뻣해지는 느낌 있지 않나. 계속 그런 느낌이 들었다. 우리 첫 경기가 목요일이었는데, 안되겠다 싶어서 화요일에 잠깐 서울로 올라와 따로 치료를 받고 수요일에 다시 내려갈 정도였다. 첫 두 경기까지는 그런 느낌이 계속 됐는데, 대회가 진행되면서 점점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지난 6월, 최솔규가 이렇게 말했다. "혁진이가 진짜 잘 한다. 지금 복귀해도 국내 톱 3 안에 바로 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혁진이가 앞에서 잡아주면 내가 뒤에서 단식을 뛸 준비도 되어 있다"고 말이다.
솔규가 예의상 그렇게 이야기해준 것 같다. 솔규야말로 어렸을 때부터
진짜 잘했다. 고등학생 때까지 상대 전적이 2승 20패 정도일 것이다. 지금 우리끼리 연습할 때에도 나는 솔규를 상대하면 엄청 긴장하는 편이다.
사실 나도 놀랐다. 솔규가 단식 훈련을 별로 하지 않았다. 단식은 11점정도만 훈련하고 나머지는 복식 훈련에만 치중했었다. 그런데도 솔규가 단식을 너무 잘 하더라.
첫 경기가 국군체육부대와의 경기였다. 학창 시절부터 또다른 라이벌인 허광희가 이번 봄철리그전에서 국군체육부대 소속이었다. 첫 경기 소감은 어땠나?
진짜 긴장을 많이 했다. 보통 코트에 들어서야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경기 1~2시간 전부터 계속 긴장되더라. 그래도 더 포커 페이스를 유지하며, 신중하고 차분하게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광희는 피하고 싶었다. 첫 경기 전까지 내 경기력에 나 스스로 의문점이 많았다. 과연 내가 얼마나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같은 거였다. 상대 선수 말고 나 스스로에 대한 걱정이 컸다. 광희를 피하려고 2번 단식에 출전했는데, 광희가 마침 1번 단식에 출전했다. 경기 끝나고 광희가 "왜 피하냐"고 나와 솔규에게 물어보기도 했다(웃음).
시합을 거듭할수록 계속 승승장구했다. 대회 기간 내내 6전 전승, 그리고 모든 경기 2-0 셧아웃 승리를 거두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선수보다도 황종수 코치님(삼성생명)이랑 경기해서 이긴 것이 정말 좋았다. 사실 2년 전 봄철리그전에서도 종수 쌤이랑 경기했는데, 그때가 오히려 내 전성기였음에도 종수 쌤에게 졌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2년을 쉬었는데도 종수 쌤을 이겼다.
100점 만점 중 이번 대회 본인에게 스스로 점수를 준다면?
70점 정도. 조금 더 잘 하고 싶다. 경기력이 내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인상을 많이 쓰는 편인데, 이번 대회 기간 내내 팀 동료들에게 "왜 그렇게 화가 나 있냐, 왜 그렇게 인상을 쓰고 있느냐"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내 경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6전 전승한 선수 치곤 너무 겸손한 것 같다.
이긴 것은 좋게 생각하지만, 경기력 하나 하나 따지고 보면 실수하지 않아도 됐던 부분에서 미흡한 플레이가 너무 많았다. 단식은 랠리 중 스트로크 실수 하나 때문에 그 랠리를 패할 수 있다. 70점이라고 말한 이유는 더 잘해 대표팀에도 복귀하고 싶은 마음도 크기 때문이다.
훈련을 독하게 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세계적인 선배들도 정말 될 때까지 훈련했었다. 난 피지컬적으로나 체력적으로 타고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훈련으로 보완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영리한 것으로는 전혁진이 최고 아닌가?
개인적으로 영리한 것이 무엇인지 내가 더 궁금하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평가할 때 머리를 잘 쓴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긴 한데, 내 스스로는 그것이 뭔지 너무 궁금하다. 더 정확히 컨트롤 할 수 있도록 노력을 더 해야 한다.
이번 대회 후, 주변에서의 반응은 어떤가.
우선 부모님이 너무 좋아했다. 이벤트 경기 때도 그렇고, 이번 경기 때도 그렇고 '고맙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주시더라. 은사님인 이상복 동의대 감독님도 좋았다고 해 주셨다. 시합 끝나고 동의대에 잠깐 간 적이 있는데, 감독님께서 너무 기뻐해 주셨다.
요넥스가 깜짝 준우승을 차지하고, 전혁진이 여기에 큰 기여를 하면서 다음 대회부터 요넥스와 전혁진에 대한 견제가 심해질 것 같은데.
나도 그럴 것 같다. 이번 시합과 같은 게임 스코어도 안 나올 것 같다. 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견제와 압박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렇게 성적을 내면 그 맛을 아는 것 같다. 다음 시합도 이번 시합 성적 이상만큼 내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
전혁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년 간의 공백
화려한 부활이라는 표현의 이면에는 그 전에는 부진했다는 의미가 내포해 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국내대회 출전 기록은 요넥스에 입단한 2018년도 3월 봄철리그전이 마지막이다. 거의 2년 4개월간 모습을 볼 수 없었는데.
그때 마지막 경기가 (손)완호 형과의 경기였다. 뛰면서 오른 무릎 왼쪽 내측 인대가 아프다는 느낌을 처음 받았다. 대회 종료 후에는 내가 평상시 코피를 자주 흘리는 편이라 비염 수술을 받고 2주 정도 쉰 후에 복귀했다. 다시 훈련을 하는데 완호형과 경기하면서 아팠던 곳이 약간씩 다시 아픈것이었다. 그러다가 점프를 뛰고 떨어졌는데 이번엔 무릎 부분이 너무 아팠다.
바로 병원에 가서 MRI를 찍어 봤는데 이상 없다고, 괜찮다고 하더라. 별다른 치료 없이 잠깐 쉬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육 보강에만 중점을 뒀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순간적으로 찌릿한 통증이 계속해서 빈번히 발생했고, 그 부위도 확대됐다.
정확한 부상명이 무엇이었나?
문제는 정확한 부상명이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전력질주를 하면 전혀 이상이 없었다. 스쿼트를 할 때에도 내려가는 순간에 잠깐 찌릿하다가 더 내려가면 괜찮았다. 반대로 올라오는 순간에도 잠깐 찌릿하다가 무릎을 펴면 괜찮았다. 순간적인 통증이었기 때문에 내가 생각해도 정확한 부상명이 나올 수 없었다.
병원에서 MRI를 찍어도 이상 없다고 나오고, 재활센터에 가고 싶어도 병원에서 이상이 없다고 하니까 받아주지 않았다. 대표팀에서 혼자 재활하기를 반복하다가, 2019년 초에 결국 대표팀에서 나왔다. 하지만 변한 것 없이 계속 똑같았다.
그러다 어떻게 치료하게 된 것인가?
완호 형이 아킬레스건 파열 됐을 때 재활을 시켜주신 분이 박미라 선생님이다. 박미라 선생님을 찾아 갔더니 정확히 진단해 주시더라. 무릎 뚜껑뼈가 계속 흔들리기 때문에 불안정 하다는 것이었다. 이거는 그냥 적응을 시켜야 하고, 오금 쪽과햄스트링 근육을 계속해 이완시켜 신경에 자극을 주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었는데, 한국에서는 이런 경우가 흔치 않다고 하더라. 뼈나 인대 손상이 아니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파악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고 한다. 이때 스트레스 진짜 많이 받았다.
2019년도에 팀에서 잠깐 방출되기도 했었다.
7월 실업대항전이 끝나고 팀에서 나왔다. 2020년초까지 재활을 완료하면 선수로 복귀해도 좋다는 조건이었다. 팀에서 나오고 사실 중국에 가서 치료를 받으려고 했었다. 예전에 (김)사랑이 형이 목디스크 때문에 엄청 고생했는데, 중국에 가서 침치료를 받고 괜찮아진 적이 있었다. 나도 중국에 가려고 비행기 표까지 다 예약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찾아간 곳이 박미라 선생님이었다. 선생님 만나고 치료 받으면서 비행기 표를 취소했다.
처음 통증이 있고 나서 내가 원하는 병원, 치료센터를 찾아 다니며 재활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모두 실패했었다. 박미라 선생님한테 재활 치료 받겠다고 할 때에는 부모님도 처음에 반대하셨다. 그냥 중국에서 치료 받고 오라고 하시면서 말이다. 하지만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박미라 선생님한테 재활을 받고 싶다고 말씀 드리니 부모님도 결국 허락해 주셨다.
팀에 다시 복귀한 것은 언제인가?
2019년 전국체육대회가 끝난 10월 이후에 안현석 코치님께 먼저 연락 드렸다. 재활이 잘 된 것 같아서 팀에 복귀하고 싶다고. 하지만 팀에서도 반신반의 했던 것 같다. 선수들의 체력에 비등할 수 있는 수준의 1차 체력 테스트를 통과해야 했고, 스트로크 훈련 후에는 팀 선수들과의 2차 경기 테스트를 통과해야 했다. 그리고 나서 1월에야 정식적으로 팀에 복귀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본격적인 재활 및 치료 기간은 상당히 짧은 편이었던 같다. 하지만 원인을 알지 못해 정작 본인은 2년의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 그 사이 친구들인 최솔규와 허광희는 차기 올림픽 출전이 유력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너무 안타깝게 생각한다. 주위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소리도 많이 들었지만 할 수 있는 변명도 없었다. 진짜 빨리 치료될 수 있었던 부상인데 내 스스로 너무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지금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배드민턴 단식은 개인 종목이다. 배구나 축구 같은 단체 종목에서 긴 시간 부상으로 고생한 선수들은 교체 출전으로 출전 시간을 점차적으로 늘려 가며 실전 감각을 회복하는데 배드민턴은 개인 종목이라 그럴 수도 없다. 배드민턴에서 2년 동안 쉬고 복귀한 선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후배들에게 비슷한 부상이 발생한다고 하면 '나'라는 사례를 보여주며 좋은 영감을 실어주고 싶다. 나를 보면서 부상이 와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길 바란다. 물론 나도 더 잘 알려줄 것이다.
친구들이 잘 된 것은 좋은 일이다. 내가 실력이 돼서 대표팀에 복귀할 수 있다면 내가 할 것은 스스로 더 잘 하면 된다.
시야가 꽤 넓어진 것 같다.
다치기 전과 후에 마음이 바뀐 것 같다는 이야기는 자주 듣는다.
PROFILE
이름 | 전혁진 (JEON HYEOK JIN)
출생 | 1995년 6월 13일
출신학교 | 굴화초-옥현중-문수고-동의대
소속 | 요넥스
신체 | 177cm
최고 세계랭킹 | 18위
2020봄철리그전 성적
경기 : 6승 0패
게임 : 12득 0실
스코어 : 252득 125실
게임 평균 스코어 : 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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