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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2020도쿄올림픽 배드민턴 리뷰 - 국내 선수편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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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21-08-0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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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코리아] 여행은 집에 돌아옴으로써 끝이 난다고 한다. 지난 3일, 2020도쿄올림픽에 참가했던 배드민턴 대표팀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올림픽 일정의 막을 내렸다. 1년 연기가 되었고, 일본도 코로나19 사태로 여전히 혼란 속이고, 때문에 경기장엔 관중 입장도 불가능해 뚜껑도 열기 전에 김이 샌 기분이었지만, 막상 레이스가 시작되니 '올림픽은 역시 올림픽'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역대 최약체로 분류되는 이번 대표팀이었지만,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메달도 하나 획득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런 의미에서 종목별로 출전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별로 이번 올림픽 퍼포먼스를 돌아봤다.  


 

남자단식 - 허광희 "단맛 쓴맛 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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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성적: 8강 탈락(vs 케빈 코르동(과테말라))


이번 올림픽 배드민턴에서 가장 희비가 엇갈린 선수가 아닐까. 세계 1위, 그것도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 더더욱 0순위 우승후보였던 모모타 켄토(일본)를 조별 라운드에서 집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배드민턴 선수 중 가장 메달 확률이 낮은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허광희였기에 놀라움은 더했다. 모모타가 1번 시드라 1번 시드 1조에게 주어지는 16강 부전승 혜택까지 덤으로 받는 호사를 누렸다.


이번 대회 최고의 '다윗'이 되는가 했다. 8강에서 만난 상대 코르동도 8강 진출자 중 허광희와 더불어 유이한 비시드 선수였다. 86년생으로 나이도 많았고, 비행기 표가 부담되어 세계대회는 자주 참가하지 못하고 인근의 중남미 대회만 전전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이 나이 든 무명 선수가 결국 허광희를 무너뜨렸다.


허광희로서는 김 빠지는 결과였다. 차라리 코르동을 먼저 만나 이긴 다음, 모모타에게 졌으면 '세계 1위의 벽은 높았다'고 할 수 있지만, 정작 거대한 산을 정복해놓고 스스로도 산이 되어 정복 당하고 말았다. 최고일 때의 컨디션과 나쁠 때의 격차가 너무 컸다. 변명의 여지도 없다. 재능은 세계 최고도 꺾을 수 있음을 입증했다. 앞으로는 기복을 줄여야 한다.



여자단식 - 안세영 "천재소녀의 여정은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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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성적: 8강 탈락(vs 첸유페이(중국))


결과론적으로 8강부터 이 대회의 우승자를 미리 만난 셈이 됐으니 8강 탈락이라는 결과에 꼬투리는 커녕 잘했다고 어깨를 다독여주기 충분한 성적이다. 16강전에서 태국의 부사난 옴붐룽판을 꺾은 경기는 물론, 조별 라운드에서는 아예 다른 선수들을 기세 자체로 압도하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2002년생의,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이라는 긴장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첸유페이에게 패한 8강전도 접전이었다. 0-2로 패했지만 게임별로 21-18, 21-19로 상당히 아쉽게 졌다. 첸유페이와 처음 맞붙어 본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는 15-21 8-21로 참패했었다. 3년 사이에 괄목할 성장을 이뤄냈다. 더 무서운 점은 아직도 안세영이라는 그릇에 채워넣을 수 있는 발전의 양이 더 많다는 것이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사고를 치는' 정도가 아니라 유력한 금메달 후보가 되어 있어도 놀랄 일이 아니다.



여자단식 - 김가은 "누가 뭐래도 나는 나, 김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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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성적: 16강 탈락(vs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올림픽 본선 합류 전에는 성지현에게, 올림픽 시작 후에는 같은 여자단식의 안세영에게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주어졌다. 하지만 김가은은 훌륭한 성취로 스스로를 증명해냈다. 김가은이 올림픽 본선에 참가할 자격이 차고 넘친다는 것은 김가은이 스스로 증명했다.


조별 예선 K조, 세계랭킹 93위에 불과한 아라마라 가이탄(멕시코)을 꺾은 것은 차치하고, 비시드권 선수 중 최고로 꼽을 만한 여지아민(싱가포르)마저 여지없이 패퇴시킴으로써 김가은은 톱시드 자리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입증했다. 상위권 선수들에게 치명타를 가하기로 정평이 난 여지아민이지만, 챔피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처럼 도전자의 입장에서 이번 올림픽을 시작한 김가은 앞에 무력했다.


비록 16강에서는 일본의 야마구치에게 패했지만, 아무도 김가은의 이번 올림픽 성적을 비판할 사람은 없다. 김가은은 훌륭했다.



2020도쿄올림픽 배드민턴 리뷰: 국내 선수편 ②에서 이어집니다.



이혁희 기자


tags : #도쿄올림픽,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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