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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2020도쿄올림픽 배드민턴 리뷰 - 전종목 종합편(여자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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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21-08-1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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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코리아] 2020도쿄올림픽 배드민턴 리뷰 - 전종목 종합편(남자복식)에서 이어집니다. 


여자복식

금메달: 그레이시아 폴리-아프리야니 라하유(인도네시아)

은메달: 첸칭첸-지아이판(중국)

동메달: 김소영-공희용(대한민국)



결승전 - 계급장 떼고 한판 붙자! 랭킹과 상대전적 모두 무색하게 만든 폴리와 라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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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대한민국과 더불어 중국 다음 가는 배드민턴 최강국이다. 역대 메달 분포를 보면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가 천하를 삼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중국만이 다섯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고, 대한민국은 남자단식을 제외한 네 종목에서 금메달리스트를 탄생시켰다.


인도네시아도 네 종목에서 금메달리스트를 보유하고 있었다. 남자단식에서 두 번, 여자단식에서 한 번, 남자복식에서 세 번씩, 마지막으로 혼합복식은 지난 2016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남은 건 여자복식이었다.


여자복식에서 유난히 약했다. 금메달은 고사하고 은메달이나 동메달도 단 한 번도 따내지 못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여자복식 전망은 그리 밝지 못했다. 참가한 폴리-라하유의 대회 직전 세계랭킹은 7위. 심지어 조별 라운드에서 세계 1위 후쿠시마 유키-히로타 사야카와 배정을 받았다. 순위 차도 순위 차지만, 폴리와 라하유는 후쿠시마와 히로타에게 그간 상대전적 2승 8패로 압도적인 열세에 놓여있었다.


현실적으로 조 1위는 단념하고, 조 2위 싸움도 힘들어보였다. 폴리-라하유는 같은 A조의 초우메이쿠안-리멍얀에게도 최근 연패 중이었다. 간신히 조 2위로 통과한다더라도 다른 조 1위가 그들 보다 한 수 위의 상대로 보였다.


뚜껑을 열어보니 모든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격렬한 2위 싸움에 발도 담그지 않았다. 초우메이쿠안-리멍얀은 물론 후쿠시마-히로타까지 가볍게 제압하고 전승으로 조별 라운드를 통과했다. 기존의 세계랭킹이나 그간의 상대전적을 완전히 '초기화'한 듯했다.


조별 라운드에서 기세를 한껏 올린 폴리-라하유는 본선 토너먼트에서 C조 2위 두유에-리인후이(중국)과 1위 이소희-신승찬을 차례로 격파했다. 자국 최초로 올림픽 여자복식 결승 무대에 오른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상대는 중국의 첸칭첸-지아이판이었다.


이들은 비록 준결승전 김소영-공희용과의 경기에서 첸칭첸의 욕설 논란 등 잡음이 있었지만 실력 자체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조였다. 심리전을 끊임없이 걸며 상대의 템포를 무너뜨리는데 능한 공성(攻城) 스타일이다. 반면 폴리-라하유는 기본적으로 코트를 안정적으로 나눠쓰며 정적인 운영을 하는 수성(守城) 조라 상반된 스타일의 매치업이었다.


하지만 웬걸, 결승전에서 폴리-라하유는 평소보다 훨씬 공세와 유연성을 높인 채 경기에 임했다. 첫 게임은 박빙이었다. 첸칭첸과 지아이판은 폴리와 라하유의 공세에 다소 당황한 듯 했지만 이내 맞불을 놓으며 접전을 펼쳤다. 결과적으로 첸칭첸-지아이판은 1게임을 역전해내야 했다.


1게임을 2점차로 간신히 가져온 폴리-라하유는 본격적으로 엔진의 출력을 높였다. 폴리-라하유의 낯선 맹공에 오히려 첸칭첸과 지아이판의 템포가 무너졌다. 최대 9점까지 벌어진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마지막 랠리가 비디오 판독에 들어갔고, 잠시 후 폴리-라하유의 득점이 선언됐다. 21-15로 2게임도 인도네시아의 승리란 뜻이었다. 인도네시아 최초의 여자복식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득점 선언과 동시에 폴리와 라하유는 어린 아이처럼 울음을 터트리며 벅찬 감동을 맘껏 표출했다. 이제 인도네시아도 전 종목에서 금메달리스트를 보유하게 되었다.



최고의 명승부 - 전국민 심쿵 주의보! 손에 땀을 쥐는 한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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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 직후, 경기 내내 심장이 너무 떨려 경기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제보가 속출했다. 영화 속 킹콩은 비행기를 들었다놨다 했지만, 올림픽의 킹콩은 전국민의 가슴을 들었다놨다. 8강전에서 일본의 마츠모토 마유-나가하라 와카나를 만난 김소영-공희용이 이번 올림픽 배드민턴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했다. 문자로는 그 치열함과 짜릿함을 이루 담아낼 수 없을만큼 대단한 경기였다.


세계랭킹 5위인 김소영-공희용은 자신들보다 순위가 높은 네 조 중 유일하게 한 팀을 상대로 상대전적에서 앞섰다. 그 상대가 바로 마츠모토-나가하라였다. 하지만 4승 3패로 크게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었다. 100% 그 이상을 쏟아부어야 승리를 바랄 수 있다는 뜻이었다. 심지어 가위바위보도 이기고 봐야한다는 한일전이었다.


앞선 두 게임은 서로 '장군 멍군'하는 양상이었다. 첫 게임은 김소영-공희용이, 두번째 게임은 마츠모토-나가하라 21-14로 승리를 따냈다. 승부의 열쇠는 3게임으로 넘어갔다.


1, 2게임처럼 서로에게 큰 점수차를 용납하지 않았다.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기보다 오히려 독이 바짝 오르며 점수를 주고 받았다. 긴 설명 없이 28-26이라는, 보기 드문 스코어만 보더라도 3게임이 얼마나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랠리로 꽉 채워졌는지 알 수 있다.


듀스에 듀스를 거듭하며 어느새 경기시간은 70분째를 향해가고 있었다. 27-26으로 앞서나간 김소영-공희용은 마침내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어내는데 성공했다. 중계를 시청 중이던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코트 위의 김소영과 공희용도 광분에 가까운 환호를 내지르며 승리를 자축했다. 무사시노포레스트플라자에 킹콩의 포효가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tags : #도쿄올림픽, #여자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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