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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15-04-29 14:40본문
언더독의 반격, 타이츄잉의 대모험
언더독(Under Dog). 투견싸움에서 아래에 깔린 개에서 유래한 말로, 스포츠에서는 이길 가능성이 적은 약한 선수를 의미한다.
동아시아 국가. 한국, 중국, 일본이 가장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다. 정치, 경제,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스포츠에 있어서도 한중일 3국이 항상 화제의 중심이었다. 대만은 메인에 끼어들기 힘들었고 이는 배드민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만이 세계배드민턴의 주류였던 적은 없었다.
여자단식 선수인 타이츄잉(Tai Tzu Ying)에 관한 평가도 그랬다. 가능성이 있는 선수임은 분명하지만, 한계도 분명해 보였다. 잘해야 4강급. 그 이상은 힘들다는 평가였다. 언제나 부담스러운 중국 선수들 대신 그녀와 같은 대진표에 묶이는 것은 다른 선수들에게 행운이었다.
2015년 스카우팅 리포트에는 이러한 평가가 달라져야만 한다. 타이츄잉은 2014년의 엄청난 활약과 함께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타이츄잉은 더이상 언더독이 아닌 탑독이다.
대만 세대교체의 선두 주자
덴마크와 더불어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가장 더딘 국가가 대만이다. 가끔 남녀복식에서 우승권에 근접한 성과를 내긴 하지만 이 선수들 역시 30줄을 넘긴 선수가 대부분이다. 여자단식도 마찬가지. 2000년 들어 대만을 대표했던 쳉샤오지에(Cheng Hsiao Chieh)와 파이샤오마(Pai Hsiao Ma)는 대회가 진행될수록 기대보단 아쉬움을 줬다. 복식에서 입상하지 못하면 대만은 빈손으로 대회를 마감하고 말았다.
2012런던올림픽에서도 대만의 기대는 쳉웬싱(Cheng Wen Hsing)이 버티는 여복과 혼복에서 동메달 정도만을 노리는 것이 현실적이었다. 1장의 출전권을 얻은 여자단식은 기대치가 높지 않았다. 다만 출전권을 따낸 선수가 흥미로웠다. 대만을 대표해 올림픽에 도전한 선수는 다름아닌 당시 낭랑 18세 타이츄잉이였기 때문이다. 결과는 역시 본선 1회전 탈락, 하지만 상대는 금메달리스트, 리슈에리였다. 타이츄잉의 첫 올림픽은 아쉬움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또래 친구들이 입시 준비를 하고 있을 때 타이츄잉은 올림픽을 경험했다. 대만 대표팀을 이끌 구심점은 여자단식 타이츄잉으로 넘어오고 있었다.
신규 라이벌, 타이츄잉 vs. 라차녹 인타논
다른 종목에 비해 여자단식에서는 상위권 선수들의 평균 연령이 낮다. 특히 중국과 유럽의 베테랑 선수들이 은퇴하며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2012런던올림픽 이후에는 10대 소녀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최근 가장 뜨거운 선수 중 하나인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는 (비록 대진운이 엄청 좋았긴 했지만) 2013일본오픈 우승자가 되며, 현재 최연소 슈퍼시리즈 우승권자 기록을 갖고 있다. 이전 기록은 라차녹 인타논(태국), 그리고 타이츄잉부터다. 타이츄잉은 2012일본오픈 여자단식에서 우승하며, 당시 슈퍼시리즈 최연소 우승기록을 세웠는데 이 기록은 라차녹이 8개월 만에 갈아 치웠다(2013인도오픈).
슈퍼시리즈 여자단식 최연소 우승자
최연소 순위 | 이름 | 국적 | 생년월일 | 우승 대회 | 나이 |
1 | 야마구치 아카네 | 일본 | 1997년 6월 6일 | 2013일본오픈 | 16세 108일 |
2 | 라차녹 인타논 | 태국 | 1995년 2월 5일 | 2013인도오픈 | 18세 83일 |
3 | 타이츄잉 | 대만 | 1994년 6월 20일 | 2012일본오픈 | 18세 97일 |
6개월 터울인 타이츄잉과 라차녹은 런던올림픽 이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선수들이 아니다. 중국의 리슈에리, 왕이한, 왕스시앤, 인도 사이나 네활, 한국 성지현, 배연주 등 현재 꾸준히 상위권에 위치한 선수들이 런던올림픽 이전부터 주목을 받았다면 타이츄잉과 라차녹은 런던올림픽 이후 새롭게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주목은 라차녹이 먼저 받았다. 라차녹은 세계주니어선수권 3연패(2009~2011)에 이어 2013세계선수권마저 제패하며 10대 돌풍의 핵으로 급부상했다. 주니어 시절, 그리고 성인 대회에서의 실적만 본다면 2013년까지는 라차녹이 타이츄잉에 비해 한수 위인 것은 분명해 보였다.
대만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첫 메달
기대와 달리 타이츄잉의 2014년 상반기는 인상적이지 않았다. 언더독의 위치를 넘어서지 못했다. 기존 강호들에 비한다면 한계점이 분명해 보였다. 세계 랭킹 탑5 안을 노릴 수 있었던 라차녹 역시 동반 부진한 모습이었는데 반면 기존의 강호들이 이 기간 좋은 성적을 거두며 최상위권과 상위권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를 뒤집은 선수는 다름아닌 타이츄잉이었다. 2014년 하반기를 타이츄잉은 그녀의 몬스터 시즌으로 만들었다. 그 시작은 아시안게임 개인전부터였다. 사실 타이츄잉의 대진표는 그닥 좋은 편이 아니었다. 첫 판부터 일본 에이스 사야카 다카하시를 만났고, 이후 니차온 진다폰(태국), 성지현이라는 만만찮은 상대들을 모두 잡아야 했다. 결과는 동메달. 대만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역사상 첫 메달의 주인공은 타이츄잉이었다. 수많은 선배들이 이뤄내지 못한 업적을 타이츄잉이 이뤄냈다.
이제는 탑독
아시안게임에서의 타이츄잉의 상승세는 홍콩오픈 우승을 통해 반짝이 아님을 증명했다. 2014년 남은 대회는 슈퍼시리즈 파이널. 왕이한, 라차녹, 야마구치와 B조에 속했던 타이츄잉은 2승 1패 조 2위로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중국 선수 없이 구성된 4강이었기 때문에 어느 누구에게도 우승을 위한 적기였음은 분명했다. 타이츄잉은 사이나 네활을 4강에서, 그리고 성지현을 결승에서 잡아내며 2014년 완벽한 마무리에 성공했다. 슈퍼시리즈 파이널 우승으로 인해 타이츄잉은 다른 대회에서 거둬드렸던 상금보다 많은 액수인 미화 8만 달러를 상금으로 받았고, 2014년 슈퍼시리즈 상금랭킹도 10위까지 끌어 올릴 수 있었다.
라차녹과의 비교에서도 타이츄잉은 이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라차녹은 2013세계선수권 반짝 우승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있지 못한 반면, 타이츄잉은 2014년 4분기만큼은 전세계에서 가장 배드민턴을 잘 하는 여자가 됐기 때문이다.
2015시즌은 2016리우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중요한 시즌이다. 타이츄잉의 새로운 목표는 사상 첫 대만 배드민턴 올림픽 메달이다. 올해 그녀는 과거와 다른 포지션에 위치해있다. 이제는 상대방의 도전을 받아드려야 하는 탑독의 위치에 서있는 것이다. 중국 중심의 여자단식 판도를 흔들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도전자, 타이츄잉의 대모험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Player Profile
이름: 타이츄잉(Tai Tzu Ying)
국적: 대만
출생: 1994년 6월 20일
신장: 163㎝
주종목: 여자단식
사용손: 오른손
사용라켓: VICTOR TI99
주요 경력
2014슈퍼시리즈파이널 우승
2014홍콩오픈 우승
2014아시안게임 동메달
2013말레이시아오픈 우승
2012일본오픈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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