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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국가대표? 지금은 우승이 하고 싶을 뿐” 고양시청 남자복식 에이스 신희광-정정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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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15-04-2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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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지금은 우승이 하고 싶을 뿐”

고양시청 남자복식 에이스

野人 신희광-정정영

세계 배드민턴계에서 한국은 남자복식이 강한 나라로 유명하다. 과거 세계의 벽이 높다, 만리장성이 높다고 말할 때도 남자복식은 예외였다. 남자복식의 전설 김문수-박주봉 때부터 유용성-이동수, 김동문-하태권으로 이어지며 지금도 후배들이 그 명맥을 잘 이어가고 있다. 선수층도 두텁다. 국내에서 남녀 단식과 복식, 혼합복식 이상 5개 종목 중 가장 선수층이 두터운 종목이 남자복식이다. 물론, 기량도 세계정상급이다. 국내 대회가 개최되는 경기장에서 가장 수준 높은 경기를 보고 싶다면 일반부 남자복식을 보면 된다. 준결승전 이상부터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국내랭킹이 없어서 아쉽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국내 일반부 남자복식 톱5를 이렇게 꼽고 있다. 한상훈-이용대(삼성전기), 유연성-김대성(수원시청), 고성현-신백철(김천시청), 김사랑-김기정(삼성전기) 그리고 신희광-정정영(고양시청)이다. 재밌는 점은 이들 중 국가대표가 단 한 명도 없는 팀이 있다는 사실이다. 스타플레이어는 아니지만 단단한 팀워크로 톱5에 꼽히는 팀, 바로 신희광-정정영 조다.

당당히 야인의 길을 걸으며 실력으로 자존심을 지켜가는 신희광-정정영 조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이 지금 진정으로 바라는 건 태극마크를 가슴에 다는 것이 아니었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국가대표가 되는 것을 꿈꾸지 않아요. 지금은 그냥 우승이 하고 싶을 뿐이죠.”

한상훈-이용대를 넘어선 신희광-정정영

지난 3월 11일부터 19일까지 강원도 화천군 화천체육관에서는 2015년도의 첫 번째 국내대회인 2015전국봄철종별배드민턴리그전 대학부·일반부 경기가 진행됐다. 그리고 늘 그래왔던 것처럼 남자일반부에서는 삼성전기가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그랬고, 그 전 해에도 그랬다. 3연패였다. 삼성전기는 이번에도 언제나처럼 강력한 남자복식을 앞세워 상대팀들을 차례차례 돌려세웠다. 국가대표 이용대, 김사랑, 김기정 그리고 맏형 한상훈까지 초호화 멤버로 꾸린 2개의 남자복식조는 3단식 2복식으로 진행되는 단체전에서 삼성전기를 우승으로 이끄는 원동력이나 다름없다. 특히, 한상훈-이용대 조는 삼성전기의 필승 카드로 꼽혔다. 그러나 이번 대회 기간 중 이 둘은 급작스럽게 다른 파트너와 손발을 맞춰야만 했다. 바로 신희광-정정영 조 때문이다.

이번 대회를 통틀어 삼성전기의 남자복식을 넘어선 팀은 신희광-정정영 조가 유일했다. 신-정 조는 조별리그전에서 한상훈-이용대 조를 접전 끝에 2-1(21-18 11-21 21-18)로 꺾었다. 삼성전기의 필승카드가 실패하는 순간이었다. 참고로, 그 후 이번 대회가 끝날 때까지 한상훈은 김사랑과, 이용대는 김기정과 손발을 맞췄다. 그리고 조별리그전에서 고양시청은 신-정 조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삼성전기에 1-3으로 패했다. 신-정 조는 이번 대회에서 개인전적 5승 1패를 기록했다.

봄철대회에서 삼성전기의 최강 복식조로 꼽히는 한상훈-이용대 조를 이겼다. 결과적으로는 팀이 패하긴 했지만, 기분은 좋았을 것 같다.

정정영: 저희보다 실력이 더 좋은 팀이잖아요. 대등한 경기만 해도 만족스러웠을 거예요. 그런 경기를 이기니까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사람들은 아마 다들 저희가 질 거라 생각했을 거예요. 그런 걸 깨주고 싶었어요.

신희광: 정말 기뻤어요. 경기 끝나고 소리를 질러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같이 뭔가를 해냈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물론, 팀이 져서 아쉽긴 했죠.

경기는 어땠나? 특별한 작전이라도 세우고 들어갔던 건가?

정정영: 경기가 생각보다 잘 풀렸어요. 제가 지난해 전국체전 때 경기를 해봐서 자신감도 조금 있었거든요. 계속 먼저 공격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정정영은 지난해 전국체전 남자복식 결승전에서 유연성(수원시청)과 함께 경기도대표로 출전해 결승에서 한상훈-이용대 조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은 바 있다.)

신희광: 그날 수비가 잘됐어요. 실수도 적었고요.

5년차, 그러나 지금도 조율 중

햇수로 5년차. 신희광과 정정영은 2011년도부터 손발을 맞추기 시작했다. 신희광이 2009년도에 고양시청에 입단했고, 이어 정정영이 2011년도에 고양시청 유니폼을 입으면서 신희광-정정영 조는 탄생하게 됐다. 신희광이 2년 선배로 함께 국군체육부대에서 근무하긴 했지만 복식조를 이룬 적은 없었다. 게다가 신희광은 수비형, 정정영은 공격형 성향이 강한 선수다. 둘 다 기본기는 탄탄하지만 플레이스타일이 다른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었다. 다른 복식조들처럼 처음 시작은 감독의 권유였다. 김충회 고양시청 감독은 최고의 복식조를 원했는데, 그렇게 탄생한 둘의 조합은 결과적으로는 기막혔다. 물론, 각자의 성향이 강해 싸울 때도 있다. 둘은 지금도 계속 조율 중이라고 한다.

처음에 서로 손발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정정영: 좀 어려웠어요. 스타일이 다르니까요. 저는 빠르게 진행되는 경기를 좋아하는데, 희광이 형은 수비형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서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주로 제가 요구를 많이 하죠. ‘형이 이렇게 해주면 내가 이렇게 하겠다.’ 뭐 이런 식이에요.

신희광: 제가 경기를 하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항상 같은 스타일로 경기를 하더라고요. 정영이가 다양하게 변화를 주면서 하자고 그래서 그렇게 하고 있어요. 정영이 스타일이 점수가 잘 나니까요. 올리고, 붙이고, 빨리빨리 돌아가는 그 스타일로 많이 바꾸고 있죠. 사실 지금도 계속 조율하고 있어요. 워낙 각자 스타일이 강해서요. 경기가 잘 안풀리면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둘의 플레이스타일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정정영: 저희는 다른 복식조에 비해서 공격이 월등히 강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수비가 월등히 좋은 것도 아니고요. 중간정도인 것 같아요. 다만 각자 자신이 해야 하는 역할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것 같아요. 볼 분배도 잘되고, 로테이션도 잘되고요.

신희광: 그래도 공격적인 면이 조금 더 강한 것 같기는 해요. 정영이가 앞에서 스타트를 하면 포인트가 잘 나는 편이에요.

다른 기업 팀들에 비해 선수층이 얇은 편이어서 평소 훈련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정정영: 사실 팀에만 있으니까 경쟁이 부족한 면이 있어요. 대표팀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은 비슷한 레벨의 선수들과 훈련하고 경쟁하니까 실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겠죠. 저희는 그런 부분이 조금 부족하니까 잘하는 선수들하고 만나면 당황하기도 해요.

신희광: 그래서 평소에 2대 3으로 경기도 하고 그래요. 보강훈련도 하고요.

컨디션이 좋은 것 같은데 동계훈련이 잘된 건가?

정정영: 동계훈련 때 하루 종일 뛰어다녔어요. 전지훈련을 남해로 갔는데 도로 뛰고, 운동장 뛰고, 바닷가 뛰고, 산 뛰고 그랬어요. 뛰니까 체력은 좋아지는데, 무리하면 바로 몸이 여기저기 아파요. 하하하.

신희광: 이번 동계훈련은 안아프게 잘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체력훈련이 많아서 부상이 걱정이었거든요. 나이도 있고 그래서, 양으로 승부하지 않고 적당히 잘했어요.

은퇴는 아직, 목표는 우승

점점 노장이 돼 가고 있다. 올해 신희광은 서른둘, 정정영은 서른이다. 그러나 은퇴는 아직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신희광과 정정영은 몸관리를 잘해서 가능하면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할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둘은 요즘 들어 몸에 더 많이 신경을 쓰는 편이다. 자기관리도 철저하다. 가끔 불가피한 술자리도 있지만 술을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 봄철대회가 끝난 후 5일간의 꿀맛 같은 휴가가 주어졌을 때에도 쉬는데 열중했다고 한다.

선후배가 확실한 운동선수들이지만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춘 신희광과 정정영은 평소 친형제나 다름없이 가깝게 지낸다. 고민, 스트레스, 집안 일 등등을 함께 나누며 서로 의지하며 지내고 있다. 술 대신 음료수와 야식을 먹으면서 대화한다고. “오랜 기간 파트너를 하다보니까 편하고, 연차에서 오는 선후배와는 다르고 특별하다”는 게 서로에 대한 생각이다.

봄철대회 끝나고 휴가를 어떻게 보냈나? (정정영은 2013년 10월에 결혼했다. 신희광은 미혼이다.)

정정영: 집안일하면서 푹 쉬었어요. 집에서 주부생활했죠. 아내도 일을 하거든요. 아내 출퇴근할 때 모셔다 드리고 모셔오고 그랬어요. 하하하. 집안일을 해보니까 아 이것도 쉽지 않겠구나 싶더라고요. 그래도 뿌듯하긴 했어요.

신희광: 저는 그냥 쉬었어요. 특별히 할 것도 없고 그래서 혼자 웨이트트레이닝도 하고 푹 쉬었죠.

신혼생활이 어떤가?

정정영: 깨가 쏟아지죠. 하하하. 저도 그렇고 아내도 그렇고 술을 안마시거든요. 대화하는 걸 좋아해요. 제가 운동 끝나고 집에 가면 둘이 계속 이야기해요. 영화도 보고, 산책도 하고, 장보러 같이 다니기도 하고요.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옆에서 결혼생활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신희광: 당연히 부럽죠. 하하하.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정정영 선수 결혼할 때 어떤 선물을 받았나?

정정영: 희광이 형이 저희가 갖고 싶어 하던 대형냉장고를 사줬어요.

신희광: 어차피 제가 결혼할 때 돌려받을 건데요 뭐. 하하하.

둘 다 나이가 적지 않다. 슬슬 은퇴시기를 잡을 때인 것 같은데.

정정영: 가끔 둘이 은퇴 이야기도 하는데요. 저희는 술, 담배를 안하니까 또래에 비해서 아직 몸이 좋은 것 같아요. 관리도 잘하고 있는 것 같고요. 뒤로 밀려나는 듯한 느낌으로 선수생활을 마치고 싶지는 않아요. 끝까지 계속 좋은 성적 거두면서 발전하면서 마치고 싶어요. 우승도 하고 싶고요.

신희광: 기본적으로 앞으로 3년 정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하자고 서로 이야기하고 있어요. 아직은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누구보다도 오래 선수생활 하고 싶고요. 기회가 된다면 꼭 우승은 한번 해봐야겠어요.

서로의 장단점을 이야기한다면?

정정영: 희광이 형은 자기관리가 철저해요. 몸 관리도 잘하고요. 단점이 있다면 경기 중에 실수가 많은 편이죠. 서비스 실수가 잦고요. 하하하. 긴장을 많이 하는데, 긴장 풀리는 속도가 더딘 편이에요.

신희광: 정영이는 차분해요. 평소에 책을 많이 읽어서 아는 것도 많고, 말도 조리 있게 잘하고요. 기분 나쁠 수 있는 이야기도 좋게 이야기를 잘해요. 후배들한테도 그렇고요. 그런데 말이 많죠. 요구하는 것도 많고요. 하하하.

끝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정정영: 희광이 형이 빨리 결혼을 했으면 좋겠고요. 하하하. 앞으로도 건강하고 더 나은 모습, 발전하는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부모님께 항상 감사하고, 운동선수랑 사느라 힘든 아내에게도 감사해요. 그리고 제 동생이 제가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배드민턴 선수가 됐거든요. 지금 전주생명과학고 3학년인데 진로 때문에 고민이 많아요. “곽규호,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힘내라!”

신희광: 정영이도 항상 건강했으면 좋겠고요. 나이 먹어서도 계속 지금처럼 자주 봤으면 좋겠어요. 부모님께 감사하고요. 제가 (진광)중고등학교 다닐 때 코치님 집에서 살았거든요. 저를 아들처럼 챙겨주신 서동진 코치님과 이정란 사모님께 꼭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프로필

정정영(JUNG JUNG YOUNG)

출생: 1986. 08. 18

신체: 170cm / 72kg

주종목: 복식

사용손: 오른손

소속: 전주농고-원광대-고양시청

신희광(SHIN HEE-KWANG)

출생: 1984. 05. 26

신체: 175cm / 75kg

주종목: 복식

사용손: 오른손

소속: 진광고-경희대-고양시청

WRITER 심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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