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 하시모토 히로카수 "일본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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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12-08-29 15:31본문
[배드민턴코리아] 여자복식 세계 10위권 이내에 가장 많은 팀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다름아닌 일본이다. 박주봉 감독이 지휘봉을 맡은 2004년 이후, 여자복식 팀은 꾸준히 발전하며 어느덧 세계 정상을 위협하고 있다. 박주봉 감독 역시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다면 여자복식에서 나올 것”이라며 여자 팀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반면 일본의 남자복식은 사정이 다르다. 세계 10위권 이내로의 진입은 쉽지 않았다. 국제무대에 강력한 경쟁 상대로 보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 2011년 들어 사정이 달라졌다. 하시모토 히로카수-히라타 노리야수 조가 꾸준한 상승세를 타며 세계 8위까지 올랐다. 운으로 올라온 것이 아니다. 상위 랭커들을 심심찮게 잡아내며 다크호스로 확실히 각인됐다. 이제는 세계 상위권을 위협하고 있다. 그 중, 하시모토 히로카수는 파워풀한 스매시로 팀의 공격을 담당하고 있다.
최고의 상승세, 2011년
하시모토-히라타 조가 국제대회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작년 4월에 있었던 인도오픈슈퍼시리즈였다. 비록 중국, 한국, 덴마크의 에이스들이 참가하지 않았지만 하시모토-히라타는 퍼펙트 우승으로 본인들의 첫 슈퍼시리즈 타이틀을 따냈다. 이후 국제대회에서 8강과 4강을 오가며 꾸준히 랭킹을 올렸고 2011슈퍼시리즈파이널에도 진출하는 쾌거를 낚았다.
2011슈퍼시리즈파이널 남자복식 A조에서 하시모토-히라타의 세계랭킹은 가장 낮았다. 상대적으로 최약체로 꼽혔다. 하지만 첫 판에서 유연성-고성현(수원시청-김천시청)을 잡아내는 이변을 연출했다. 비록 카이윤-푸하이펑, 궈첸동-차이비아오(이상 중국)에게 연달아 패하며 결선 토너먼트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경기력만큼은 전혀 밀리지 않았다. 그들은 세계 정상권의 선수들을 충분히 위협할 수 있는 기량을 갖췄음을 직접 증명했다.
2012년의 첫 대회였던 코리아오픈에 이들에게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하지만 1라운드로 대회 일정을 마쳤다. 남자복식 돌풍의 핵이었던 김사랑-김기정(삼성전기-원광대)에게 0-2로 완패했다.
작년 상승세가 대단했다. 어떤 점이 그 전과 달라졌는가?
마음가짐을 새로 했다. 올림픽 랭킹 포인트가 걸려있는 만큼 최대한 많은 경기를 이기고자 강한 마음을 갖고 경기에 참가했다. 정신력 훈련을 많이 했다.
슈퍼시리즈파이널에서는 아쉽게 결선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는데.
대회 대진표를 받고 우리가 가장 쳐진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스트레스와 부담이 전혀 없었다.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첫 경기를 임했는데 그래서 오히려 유연성-고성현에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 이후로 욕심이 생겼다. 중국 전은 압박과 부담이 상당했다. 좋은 경험을 했다.
반면 코리아오픈에서는 1회전에 탈락했다.
하하하. 실은 컨디션이 굉장히 좋았다. 슈퍼시리즈파이널 이후 열렸던 일본 국내 실업리그전에서도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자만했다. 마음가짐에 절박함이 없었다. 그래서 패했다. 너무 안일하게 플레이했다.
익숙한 나라, 한국
하시모토는 일본체대 출신이다. 한국체대와 일본체대는 매년 배드민턴 교류전을 갖는다. 자연히 하시모토가 한국에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다른 일본 선수들에 비해 많았다. 그는 한국 음식에 대해 예찬론을 늘어 놓았다. 부대찌개, 삼겹살, 불고기, 갈비탕, 설렁탕, 청국장 등을 모두 좋아한다며 한국 음식을 줄줄이 열거했다. 심지어 소주 브랜드 이름까지 알고 있는 그였다. 사케보다도 소주가 입에 맞는단다.
친한 한국 선수는 누구인가.
김하나-정경은(삼성전기-KGC인삼공사)이다.
의외로 여자복식 선수들과 친하다.
내가 일본체대를 졸업했기 때문에 김하나(한국체대 졸)와 안면이 있다. 김하나-정경은과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작년 재팬오픈 때 와이프와 2살된 딸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했다. 김하나와 정경은이 그 모습을 봤다. 그 이후부터 나를 응원해준다.
뭐라며 응원하는가?
하하하. 많이 이겨서 우유값 많이 벌랜다(웃음).
아직 신혼일 텐데 잦은 국제대회 출전에 대해 아내가 서운해하지는 않는가?
상관 없어 한다. 딸이랑 쇼핑하는 것을 좋아한다. 또 주위에 또래 아줌마들과 굉장히 친하다. 오히려 내가 없는 것이 주위 아줌마들과 같이 쇼핑하는데 더 나은 것 같더라(웃음).
목표는 일본 최고의 선수
2012런던올림픽 남자복식은 총 16팀이 참가한다. 5월 3일에 마감되는 올림픽 랭킹 포인트에서 16위 안에만 들면 출전할 수 있다. 만약 8위 이내에 같은 국가의 두 팀이 들어 있다면 두 팀 모두 참가가 가능하다. 하시모토-히라타는 현재 세계랭킹 7위다. 이들의 올림픽 출전은 유력하다. 올림픽 시즌인 만큼 그에게 올림픽에 관해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높다. 올림픽에 나간다면 목표는 무엇인가?
아직 메달과 승리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언제 또 세계랭킹이 미끄러질지 모르는 일이다. 코리아오픈에서도 1회전에서 탈락하지 않았는가?(웃음) 우선은 출전 확정을 지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현재 세계7위다. 하지만 동료 일본 선수들이 현재 15위 권내에 진입해 있다. 8위 이내로만 진입한다면 일본도 충분히 두 팀이 경기에 나설 수 있는데 에이스로서 이런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가.
다른 일본 선수들도 잘 한다. 아직 우리도 출전이 확정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섣불리 말할 처지가 되지 않는다. 분명한 것은 일본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다. 현재 세계랭킹은 우리가 가장 높지만 아직 확실한 에이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명실상부한 일본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다.
올림픽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올해부터 혼합복식 출전을 잠시 중단했다. 파트너(후지 미즈키)도 올해만큼은 여자복식에 더 집중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어차피 혼합복식으로는 올림픽에 참가하기 힘들다. 서로 맡은 복식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있다.
남자복식에서 선호하는 전략과 포메이션을 알려줄 수 있나? 나는 스파이가 아니다.
뭐 한국 선수들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히라타가 앞, 내가 뒤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 히라타의 앞볼 처리능력은 일본 최고다.
남자복식은 이변이 많다. 카이윤-푸하이펑, 정재성-이용대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돼 있지만 다른 종목에 비하면 이변의 가능성이 가장 큰 종목은 남자복식이다. 하시모토의 메달 도전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하시모토는 인터뷰 말미에 한번 더 강조했다. “일본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정재성-이용대, 유연성-고성현이 있는 한국 복식은 강하다. 앞으로 이들을 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국 팬들에게 응원은 바라지 않지만, 그래도 더 열심히 할 테니 너무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웃음)”
일본 최고를 향해 달려가는 하시모토 히로카수. 애아빠인 그를 만나며 자부심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박성진 기자
[배드민턴코리아 2012년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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