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About World Ranking System
‘여자복식 세계랭킹 1위 쳉웬싱-치엔유친 조(대만).’ 쳉웬싱-치엔유친 조를 소개하는 가장 간단하고 편한 방법이다. 랭킹을 소개하면 이 선수가 얼마나 뛰어난 선수인가를 알려줄 수 있다. 하지만 쳉웬싱-치엔유친 조에게는 항상 이런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무늬만 세계랭킹 1위!’ 랭킹은 세계 1위지만 중국 선수들을 만나면 패할 때가 더 많다. 그렇다면 세계랭킹이 잘못됐다는 말인가?
세계랭킹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보자. 실제로 배드민턴코리아 독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다.

How To Set Up World Ranking System?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의 랭킹시스템(World Ranking System) 문서에는 세계랭킹 산정 방법에 대해 자세한 사항이 기술돼 있다.
제 2조는 기간에 관한 내용이다. “세계랭킹을 산정하는 기준은 BWF가 주관하는, 52주 이전에 열린 모든 대회다(주니어 대회 제외). 즉 1년. 1년 이전에 열린 대회는 랭킹 산정에 있어서 제외된다.”

제 5조는 대회수에 관한 내용이다. 1항은 10개 이하의 대회에 참가했을 때 관련한 사항으로 10개 미만의 대회에 참가했을 경우, 모든 결과가 랭킹포인트에 적용된다. 문제는 2항이다. 11개 이상의 대회에 참가했을 경우, 가장 높은 포인트의 10개의 대회만 랭킹포인트에 포함된다. 세계랭킹을 보면 대회수가 명시되어 있지만 실제로 대회수는 랭킹에 커다란 영향을 주지 않는다. 쳉웬싱-치엔유친 조가 세계랭킹 1위를 고수할 수 있는 이유는 주요 대회에서 8강권에 머물어도 나머지 대회에서 우승권의 성적을 내며 랭킹포인트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랭킹포인트에 따라 대회의 권위도 달라지고 있다. 가장 높은 격을 보이는 대회는 BWF토너먼트다. BWF 토너먼트에는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 두 대회가 포함된다. 세계선수권은 1년마다 열려 대회의 격이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랭킹을 올리기에 가장 좋은 대회임에는 분명하다. 3~4위전이 있는 올림픽은 3위가 9,200점으로 조금 더 점수가 높다. 그 다음 단계가 슈퍼시리즈 파이널과 슈퍼시리즈 프리미어다. 일반 슈퍼시리즈와는 차이가 많이 난다. 국제챌린지의 우승은 4,000점을 받는다. 한국체대 이동근은 베트남하노이 국제챌린지에서 우승했다. 이동근은 1년 동안 4,000점의 랭킹포인트는 갖고 있는 것이다. 세계랭킹은 매주 목요일에 새롭게 업데이트된다.
궁금증은 모두 해결되지 않았다. 랭킹포인트에 소수점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남자단식 세계랭킹 1위 리총웨이의 4월 4주차 랭킹포인트는 90996.8578이었다. 개인대회는 소수점이 등장하지 않는다. 정답은 단체전에 있다. BWF가 주관하는 단체전은 토마스컵, 우버컵, 수디르만컵이다. 단체전의 점수 산정 방식은 대단히 복잡하다. 상대팀의 선수 수, 상대 선수들의 랭킹포인트 합이 산정에 필요하다. 경기 결과에 따라 포인트를 100으로 나누기도 한다. 랭킹포인트에 소수점이 있으면 그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보면 된다.

2012런던올림픽 랭킹포인트 산정
2011년 5월 2일부터 2012년 4월 29일까지 올림픽랭킹포인트 시스템이 적용된다. 이전의 세계랭킹 포인트는 적용되지 않는다. 올림픽랭킹포인트 산정 방식은 세계랭킹포인트 방식과 동일하다. 올림픽에 출전할 선수 명단을 확정하는 시기는 2012년 5월 3일이다. 한 국가에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은 남자 9명, 여자 9명으로 총 18명이다. 남녀단식은 각각 38명의 선수가 참가하며, 모든 복식 경기는 16강부터다. 16개 팀만 참가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국 남자단식의 이현일, 박성환, 손완호가 모두 1~4위 안에 들 경우 세 선수 모두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한 선수라도 5~16위 사이에 들면 한국이 남자단식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는 두 명으로 줄어든다. 한 선수만 38위 안에 들게 되면 한국은 1명만 출전할 수 밖에 없다. 복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재성-이용대, 유연성-고성현 조가 8위 안에 들 경우 두 팀 모두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다.
한 팀이라도 8위안에 들지 못하면 그 팀은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다.
이러한 제한은 대륙과 국가별 안배를 중요시 여기는 올림픽 정신이 깊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림픽에는 대륙을 대표하는 선수가 종목별로 한 명 이상은 있어야 한다. 배드민턴 불모지인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대륙이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이유다. 주최국인 영국은 자동적으로 종목별 2장의 출전권을 보장받았다. 만약 올림픽 출전을 확정한 선수가 부상으로 참가가 어렵다면 같은 국가 내에서 교체가 가능하다.
한편으로는 다름아닌 중국 여자팀 때문이다. 중국 여자팀은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준다. 단식은 냉정히 모든 선수가 4위 안에 들 실력을 갖추고 있으며, 복식은 좀더 격차를 벌릴 수 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중국 선수들을 견제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랭킹포인트 독점을 위해 중국의 교묘한 밀어내기 전략이 충분히 가능하다. 같은 나라와의 경기에서 일부러 패하며 랭킹포인트를 조절하는 방식은 이미 지난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나온 바 있다.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 한국 낭자들은 모든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올림픽 출전권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