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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배드민턴 치마논란 바로알기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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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11-08-2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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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입장
[배드민턴코리아] 이 논란이 있은 후, 배드민턴코리아는 국내 여자 선수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다. 선수들이 반바지와 치마 중 어느 것을 선호하는지에 대한 조사였다. 3주간의 동남아시아 원정으로 자리를 비운 국가대표 1진 선수들은 조사에서 제외됐다. 총 20명의 응답자 중, 치마가 편하다고 한 선수는 3명에 불과했다. 이유는 움직이기 편하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모두 단식이 주종목인 선수들이었다. 더군다나 국내 대회 규정상, 실업 선수들은 치마를 입고 출전해야 한다. 이미 치마를 입는 것에 적응됐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반응이었다.
반면 대다수 선수들은 반바지를 입는 것이 편하다고 답했다. 이유도 다양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치마를 입으면 민망하다’이었다. 배드민턴은 움직임이 많은 종목이다. 아무리 치마 안에 타이즈를 갖춰 입었다고 해도 한번의 랠리가 끝나면 타이즈가 말려 올라가 있다. 점프나 슬라이딩을 하면 치마가 들춰진다. 선수들은 ‘아무래도 신경 쓰인다’라고 답변했다. 이 부분은 지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한 지도자는 “우리 때와는 다르게 선수들이 (치마를 입고 경기하면서) 의상에 더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불편해 보인다”라며 안쓰러운 심정을 내비쳤다. BWF가 주장한 ‘성 상품화가 아니다’라는 주장은 선수들이 느끼는 것과 확실히 달랐다.
한 선수는 “치마를 입는 것이 같은 여자로서 예뻐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BWF에서 이런 것까지 규정으로 내세우는 것은 선수들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 것 같다”라고 했다. 다른 선수는 조금 더 심하게 “BWF에서 약간 오버하는 것 같다”라며 불평했다. 하지만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선수는 적었다. “규정이라면 따라야 하지 않겠는가. 어차피 치마를 입고 시합에 많이 참가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경기력에 차이를 느끼지 않는다. 다만 반바지를 더 선호할 뿐이다”라고 대답하는 선수가 대부분이었다.
해외 선수 중에서도 치마 의무화에 찬성하는 선수도 있었다. 한 선수는 “더욱 프로다워 보인다”라며 BWF 의견에 찬성했다. 개개인의 취향 차이일 수 있으나 치마를 입고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는 더욱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러시아 일부 선수들은 원피스 미니스커트를 입고 경기에 출전하며, 주름 치마를 입고 출전하는 일본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동남아시아와 중국 선수 중에서 치마를 입고 출전하는 선수를 찾기 힘들다. 국가별로 차이가 심한 편이다.


절반의 성공?
한 달간 배드민턴 최대 이슈였던 ‘치마 사건’은 현재 일단락 됐다. 선수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경기에 출전하고 있으며, BWF 역시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BWF가 주장한 ‘치마 착용 의무화’는 현재까지는 실패한 분위기다.
하지만 이것을 과연 실패라고 봐야 할 것인가? 의상 논란과 함께 배드민턴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빈도 또한 잦아졌다. BWF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으나 그간 없었던 이슈를 만들어 냈다는 점은 BWF가 환영할 만할 일이다. 5월 말, 중국의 수디르만컵 4연패보다 더 유명했던 것은 ‘치마 사건’이었다. 대회와 관련한 이슈가 대다수였던 그간의 배드민턴 뉴스와는 확연히 달랐다. 한바탕 소동이기는 했으나 BWF의 전략은 ‘노이즈 마케팅’으로 통할 만 했다.
‘치마 사건’의 결말은 12월이 되야 나온다. 5월의 결정은 분명 성급했다. 선수들의 의견과 다양한 문화 차이를 모두 무시했다. BWF가 진정으로 ‘치마 착용 의무화’를 관철시키려면 조금 더 신중한 의사 결정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올 12월은 다시 한 번 시끄러워질 것으로 보인다.

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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