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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왜 힘들게 국가대표 코치를 하냐구요? 강경진 코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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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11-04-2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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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남자복식이 가장 강하다. 배드민턴이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이후 박주봉-김문수 조를 필두로 김동문-하태권, 유용성-이동수 조가 과거 명성을 떨쳤고, 근래에는 정재성-이용대, 유연성-고성현 조 등이 화려한 남자복식 계보를 잇고 있다. 현재 대표팀에서 남자복식 코치를 맡고 있는 강경진 코치는 현역시절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유용성, 이동수, 김동문, 하태권 등과 동시대를 함께 하며 우리나라 남자복식 의 전통을 이어나갔고, 지금은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해주고 있다. 태릉선수촌 에서 강경진 코치를 만나봤다.

강경진 코치 인터뷰
-흰머리가 굉장히 많은데 평소에 고민을 많이 하나?
솔직히 말하면 유전이다. 그런데 2003년 처음 대표팀 코치로 들어와서 함께 생활하던 이동수, 유용성, 하태권, 김동문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었다. 선수들과 나이차이도 거의 나지 않아서 내 지도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때부터 흰머리가 늘어나더니 선수들이 속 썩일 때, 그리고 열심히 하면 되는데 그러지 않을 때 흰머리가 ‘팍팍’ 는다.

 

-그럼 왜 따로 염색을 하지 않는가?
아내와 동갑인데 내가 염색을 하고 다니면 아내보다 더 젊어 보여서 미안해서 염색을 안 한다. 농담이고(웃음), 외모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남자복식은 다른 종목에 비해 유망주들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는 사례가 많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세계무대에서 통하는 우리만의 컬러가 있다. 우리만의 특별한 기술과 전술 등이 있어서 선수들도 대회에 나가서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다른 나라의 경우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을 위주로 플레이를 한다고 말할 수 있고, 우리는 개인기량과 함께 강한 파트너십을 통한 전술을 많이 구사한다. 또 네트 앞에서 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기술훈련을 많이 한다. 전술이 다양해 선수들 의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남자복식은 정재성-황지만-유연성-이용대-김기정 등 신구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선수들을 선발하고 파트너를 정할 때 어떤 점들을 감안하나?
파트너를 결정할 때는 공격이나 수비 등 어느 하나만 강해서는 안 된다. 파트너와의 조화가 가장 중요하다. 재성이, 용대 조처럼 네트플레이를 잘하는 선수와 공격력 좋은 선수를 하나 묶어 최대한 파트너십을 극대화하려고 하고 파트너를 결정할 때는 감독님과 우리 코치들의 많은 회의를 통해서 결정한다.

-연습할 때 더 잘하는 선수와 실전에서 더 잘하는 선수가 있나? 대표적으로 누구인가?
꼭 집어서 말할 수는 없다. 일단 훈련할 때는 다들 열심히 하지만 그 중에서도 고성현, 조건우, 유연성, 정재성, 이용대 등이 열심히 한다. 내 지도 스타일이 연습은 항상 즐겁게 해서 애들이 힘들어도 따라 오게끔 하는 것이라서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힘들어도 웃으면서 훈련을 따라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대부분 잘 따라와 주지만, (김)기정이와 (황)지만는 원래 성격이 느긋해서 조금은 답답할 때가 있다. 훈련할 때 더 집중력을 갖고 했으면 한다.

-집에는 1년에 몇 번이나 가고, 평소에 가족들이 많이 보고 싶을 텐데 그러면 어떻게 하나?
작년에 5~6번 정도 집에 간 것 같다. 가족들이 많이 보고 싶다. 그래서 영상통화를 많이 한다. 한 달에 휴대폰 요금이 30만원 정도 나온다.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국가대표 코치를 하고 있는 것인데, 그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아이러니하게도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가정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우승하고 잠깐 맛보는 기쁨에 큰 보람을 느낀다. 선수들과 함께 우승 세리모니를 할 때 기분이 정말 좋고, 희열을 느낀다.
그리고 내가 배드민턴을 해왔고 선배들에게 배우고 얻은 것이 많은데 그런 것들을 후배들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아내가 같은 운동선수 출신이라서 잘 이해를 해준다. 늘 미안하고, 고맙게 생각한다.

-정재성과 이용대가 모두 재활훈련을 하고 있는데 현재 상황은 어떻고, 앞으로 어떻게 관리할 생각인가?
재성이와 용대 모두 6월말까지 재활훈련을 마무리하고 7월에 본훈련 합류할 예정이다.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올릴 생각이고 보강훈련을 지속적으로 하고 아이싱과 같은 보호, 관리를 꾸준하고 철저하게 해줄 생각이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가 걱정이다.
한번 아프면 훈련할 때나 게임할 때 겁이 나는 게 사실이다. 그런 두려움과 부담감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두려움을 없애주는 게 최우선이다.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서 우리나라의 금메달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예상하나?
재성이와 용대가 가장 근접해 있는 선수들인데 지금 재활을 하고 있어서 솔직히 부담된다. 선수들이 두려움과 부담감을 떨치면서 준비를 하고, 자신감만 되찾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유연성-고성현도 올라오고 있어서 서로 경쟁하면서 좋은 라이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혼합복식에서는 이용대-이효정 조 외에도 유연성-김민정, 고성현-하정은, 신백철-유현영 조가 모두 비슷하게 잘해서 누가 일낼지 모르는 상황이다.

-유연성의 파트너를 두고 현재 고성현과 조건우 둘 중 고민이 많을 것 같은데 각 조합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성현이는 후위 공격력이 좋고, 연성이는 후위플레이도 좋지만, 네트플레이를 잘한다. 그래서 둘이 하면 성현이가 후위 공격을 주로 하고 가끔 역할을 바꿔서 하는데 성현이가 연성이에게 많이 의지하는 편이다. 건우는 수비가 좋고 성실한 선수다. 연성이와 건우가 할 때는 조금은 느긋하고 수비적인 플레이를 한다. 둘 모두 호흡이 잘 맞아서 누구를 파트너로 할지 고민이다.

-베이징올림픽이후 황지만이 파트너가 없어 붕 뜬 느낌이 강한데 앞으로는 누구와 어떻게 활용할 생각인가?
지만이와 많은 얘기를 나눴다. 조언도 해주고, 질타도 했다. 지만이의 활용을 두고 감독님도 많이 고민을 하신다. 기능도 좋고 경험도 많은 톱클래스임은 확실하다. 앞으로는 그전에 했던 것들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으로 재출발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본인이 조금 희생을 해서라도 나이 어린 후배들과 성실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감독님도 다시 기회를 줄 것이다. 언젠가 한번은 기회가 올 것인데 기회는 왔을 때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늘 준비를 해둬야 한다.

-신백철-김기정 조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데 둘의 조합에서 어떤 점이 보완되어야 하나?
세계적인 선수들과 비슷한 경기를 하다가 마지막에 지는 경우가 많은데,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그렇다. 세계적인 선수들은 필요할 때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노하우를 적어도 하나씩은 갖고 있는데 그런 노련함이 떨어진다. 그래서 잘 가다가도 막판에 뒤집어진다. 경기가 안 풀릴 때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을 더욱 키우고 아프지 않고 꾸준히 훈련을 따라와 준다면 제2의 정재성-이용대 조가 될 수 있는 재목이다.

-남자복식에서 유망주들이 성장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훌륭한 지도자분들이 많지만 지도자들이 시키는 것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스스로 의욕적으로 찾아서 운동을 해야 하는데 요즘 선수들은 시키는 것만 해서 지켜보면서 아쉬운 점이 많다. 그리고 기본기를 잘 갖춰야 한다. 어릴 때 화려한 플레이만 따라 하다 보면 나중에 무너지게 된다. 배드민턴은 반복훈련이 가장 중요한 만큼 어릴 때부터 기본기를 철저하게 갈고 닦으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대표 코치로 활동하면 팀에도 신경을 쓰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클 것 같은데?
팀에 미안하다. 문제일 감독님께서 내 업무까지 해야 하고 선수들도 코치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크게 차이가 난다. 애들이 전화해서 언제 오냐고 물어보곤 하는데 신경을 못써줘서 미안하다. 국가대표팀에 시간을 할애해주신 감독님에게 감사드리고, 나 없어도 성적을 꾸준히 잘 내주는 선수들에게 고맙다. 그래서 내가 여기서(국가대표) 활동을 할 수 있다. 팀에서 편하게 해주니까 나도 국가대표 코치로 편하게 일할 수 있다.

-플레잉코치로 언제까지 활동했나? 요즘도 게임을 보면 직접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
2008년까지 선수로 활동했는데 요즘도 애들 게임을 보다 보면 몸 만들어서 대회에 나오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예전에는 선수생활을 오래하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기고 아픈 곳도 있어서 그만뒀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40살까지는 선수등록을 시켜 놓겠다고 말씀하셔서 선수등록은 돼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도 철학은?
선생님들이 욕하실 수도 있지만 나는 선수들을 위한 지도자가 되고 싶다. 선수들의 개성에 맞춰서 지도하고 싶다. 지도자도 맞춤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선수에 맞게 훈련 스케줄, 훈련 방법 등을 연구, 개발해야지 지도자와 선수 간에 믿음이 생긴다. 믿음이 있어야 애들도 진심으로 지도자를 믿고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선수와 지도자 간에는 믿음과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해의 목표와 꿈이 있다면?
국가대표 코치로서 큰 대회에서 우리나라 남자복식 4조가 준결승전에 모두 올라가는 것이 꿈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남자복식이 전체적으로 많이 좋아지고 있으니까 머지않아 실현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딸 수 있게 선수들 열심히 도와주겠다.

프로필
이름 : 강경진(Kang Kyung Jin)
출생 : 1973년 3월 24일
소속 : 강남구청
신장 : 174cm
사용손 : 왼손
주종목 : 복식
가족관계 : 아내(박수연-전 배드민턴국가대표), 유리(큰딸, 11살), 민재(막내아들, 9살)
출신학교 : 대구초-동촌중-대구고-인하대

최근지도실적
2010년 하노이국제배드민턴챌린지대회 남자복식 2위(신백철-김기정)
2010년 아시아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복식 1위(유연성-조건우)
2010년 아시아배드민턴선수권대회 혼합복식 2위(유연성-김민정)
2010년 스위스오픈배드민턴슈퍼시리즈 남자복식 1위(고성현-유연성)
2010년 스위스오픈배드민턴슈퍼시리즈 혼합복식 1위(이용대-이효정)
2010년 스위스오픈배드민턴슈퍼시리즈 혼합복식 2위(신백철-유현영)
2010년 빅터 코리아오픈배드민턴슈퍼시리즈남자복식 1위(정재성-이용대)



박민성 기자 | 사진 정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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