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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여복 이소희-신승찬, 김소영-공희용 결승 문턱 밟지 못하고 3, 4위전으로, 남단 허광희도 8강에서 충격패 [2020도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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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21-07-3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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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에서 아쉽게 패한 이소희(사진 왼쪽)-신승찬.
 


[배드민턴코리아] 올림픽 결승에서 한국 팀끼리 맞붙는 그림은 아쉽게도 무산되었다. 31일 오전 10시부터 일본 도쿄 무사시노포레스트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준결승에서 이소희-신승찬과 김소영-공희용이 각각 인도네시아와 중국 팀에게 패했다. 이제 두 팀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맞붙게 되었다. 한편 조별 라운드에서 세계 1위를 꺾는 기적을 연출하며 8강에 진출했던 남자단식 허광희 또한 과테말라의 케빈 코르동에게 충격패를 당했다.


먼저 치러진 이소희-신승찬과 인도네시아 그레이시아 폴리-아프리야니 라하유와의 경기는 두 게임 모두 리드를 점하고도 역전을 허용했다. 두 게임 모두 3점차 리드를 잡으며 기분 좋게 시작했지만, 폴리-라하유가 침착하게 따라붙었다. 폴리-라하유는 다소 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유형이라 먼저 상대를 압도하기보다는 끝까지 침착하게 자신들의 리듬을 유지하는 복식 듀오다. 때문에 자신보다 약팀에게 종종 발목이 잡히다가도 높은 순위의 팀에게도 주눅 들지 않고 냉정함을 유지하는 편이다.


이번 경기에서 폴리-라하유의 그런 침착함이 결국 이소희-신승찬을 이겼다. 이소희-신승찬도 끝까지 화력을 유지하며 재역전에 성공, 세계 4위의 저력을 보였으나 오래지 못해 재차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총합 스코어 2-0(19-21 17-21)로 결승 티켓을 폴리-라하유에게 양보해야 했다.


이어진 나머지 준결승전 경기는 김소영-공희용과 중국의 첸칭첸-지아이판의 맞대결이었다. 둘은 다름 아니라 이번 대회 조별 라운드에서 같은 C조에 묶였던 팀이다. 지난 27일 벌어진 두 팀 간의 조별 라운드 최종전에서는 김소영-공희용이 첫 게임을 따내고도 빠르게 무너지며 내리 두 게임을 헌납, 1-2로 졌다.


코로나19 사태로 1년 넘게 국제무대 경험이 없던 첸칭첸-지아이판이지만, 둘에게 떨어진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 건 이번 대회 기간이면 충분했다. 첸칭첸-지아이판은 조별 라운드 때보다도 더욱 노련해진 경기 운영 능력으로 준결승에 임했다. 화력 하나는 세계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김소영-공희용이지만, 첸칭첸-지아이판 또한 공격력으로 세계 2위까지 오른 팀이다.


하지만 이번 준결승에서 첸칭첸-지아이판은 맞불을 놓기보다 김소영-공희용의 자멸을 유도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김소영-공희용이 상대가 띄우면 때리고, 또 띄우면 또 때릴 동안 첸칭첸-지아이판은 침착하게 상대의 공격을 사방팔방으로 튕겨냈다. 특히 첸칭첸의 수비 감각이 유독 좋아 김소영-공희용의 공격을 코트 구석으로 꽂아넣으며 되받아쳤다.


'플랜A'인 화력전이 번번이 막히자 결국 김소영-공희용의 집중력이 빠르게 떨어졌다. 지난 29일, 8강전에서 일본의 마츠모토 마유-나가하라 와카나를 상대로 3게임 듀스 접전에서 보여줬던 그 끈질김을 미처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첫 게임을 15-21로 패한 후, 2게임에서 침착성을 더 빨리 잃어버리며 11-21로 허망히 경기를 내줬다.


조별 라운드에서 기적의 주인공이었던 허광희는 이번엔 희생양이 되었다. A조에서 '세계 최강' 모모타 켄토(일본)를 꺾으며 자국에서 세계 최강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자 하던 모모타의 꿈을 무참히 박살냈다. 1번 시드를 받는 A조에 속한 덕에 16강을 부전승으로 통과했고, 8강 상대도 8강 진출 선수 중 최약체로 여겨지는 코르동을 만나며 무난히 준결승에 오를 것으로 보였다.


코르동의 세계랭킹은 59위. 허광희의 38위에 비해도 한참 낮은 순위다. 코르동은 2008베이징올림픽부터 이번 올림픽까지 4연속 '개근'해 온 86년생의 베테랑이지만, 순수한 실력보다는 대륙별 쿼터를 보장하는 올림픽 규칙의 덕을 본 측면이 컸다.


심지어 코르동은 세계무대 입상경험이 전혀 없다. 6대주 중 가장 배드민턴 구력이 떨어지는 라틴아메리카 안에서만 두각을 보여온 선수다. 이번 대회 16강에서 네덜란드의 마르크 칼리우를 꺾고 난 인터뷰에서 "과테말라에서 배드민턴 선수는 비행기 값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연맹에서 받는 돈으로 가족을 부양하는 게 먼저다"라고 할 정도로 세계무대에 도전할 기회 자체를 잡기 힘들었던 선수다.


하지만 막상 경기를 시작해보니 코르동이 허광희를 압도했다. 첫 게임 스코어는 21-13. 점수표만 봤다면 21이 허광희의 점수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21은 코르동의 이름 아래에 적힌 점수였다. 코르동은 자신의 나이를 고려해, 체력전으로 가기 십상인 숏 서비스보다는 롱 서비스 싸움을 걸며 변칙적인 랠리를 유도했다.


허광희 입장에서는 차라리 모모타처럼 자신의 실력을 믿고 때려오는 상대가 나아 보였다. 16강전을 부전승 통과한 것도 체력 비축이 아니라 오히려 절정에 올라왔던 경기 감각을 잃어버린 꼴이 되었다. 베테랑 코르동의 느슨한 템포에 적응하지 못하며 발목을 잡혀버렸다. 2게임에 이르러 보다 템포에 적응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미 2게임 스코어도 21-18을 찍으며 역전해내지 못했다. 모모타라는 급류를 헤쳐온 허광희지만 시나브로 젖어드는 코르동의 낙숫물에 침전한 셈이다.


이제 한국 대표팀의 경기는 8월 2일 여자복식 이소희-신승찬과 김소영-공희용의 동메달 결정전만을 남겨두게 됐다.



이혁희 기자

tags : #도쿄올림픽, #여자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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