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최고를 뜻하는 단어는 전부 그의 수식어로 적격이다, 김동문 교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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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24-09-30 11:07본문
▲단식 선수에서 다시 복식 전문서로 전환
단식 선수로 국가대표가 된 김동문 교수는 새로운 훈련을 받으면서 많은 성장을 했지만 확실한 성과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런 시기에 단식보다는 복식 종목에 더 소질이 있다는 판단을 해준 것은 당시 국가대표팀 한성귀 감독이다. 복식으로 종목을 바꾼 뒤로 동갑내기인 김신영(당시 전북은행) 선수와 혼합복식으로 호흡을 맞추며 복식 선수로 완전히 전향하게 되었다. 그리고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을 겨냥한 복식조 구성이 필요한 시기에 파트너를 바꿔서 현재 삼성생명 감독을 맡고 있는 길영아 감독과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호흡이 꽤나 잘 맞았고 5살 위 선배와 호흡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많은 것이 변하기 시작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파트너인 길영아 감독이 김동문 교수를 파트너가 아닌 코치님이 선수를 지도하듯이 개인 훈련을 많이 시켰다는 것이다. 연습벌레로 이미 소문이 자자한 길영아 감독이 김동문 교수의 기량을 한껏 끌어 올려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들의 국제무대 데뷔는 그야말로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두 선수는 여러 대회에서 준우승에 그치는 결과를 오랫동안 지속하다가 마침내, 호흡을 맞추게 된 지 6개월 만에 말레이시아오픈대회에서 첫 혼합복식 우승을 맛보게 되었다. 그 뒤로 김동문-길영아 조는 승승장구하며 준우승보다 우승이 더 많은 결과들을 만들어 갔다. 계속된 국제대회 우승으로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오르며 쭉 정상권을 지켜갔으며 김동문-길영아 조는 운동선수들의 최대 목표이자 모두가 염원하는 올림픽 금메달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던 박주봉 감독이 다시 혼합복식 종목으로 올림픽 도전을 하겠다며 대표팀에 복귀하게 되었다. 그 때 박주봉 감독의 파트너가 바로 김동문 교수의 와이프인 나경민 교수였다. 그리고 박주봉-나경민 조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대로 국제대회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랭킹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올림픽 출전권이 결정되던 당시 박주봉 감독은 세계랭킹 1위에 올라가 있던 상황이었고, 김동문-길영아 조는 세계랭킹 3위에 안착해 있었다. 김동문-길영아 조가 국제대회 우승을 휩쓸며 정상에 올라섰을 때까지만 해도 올림픽 메달에 대한 기대감이 두 선수에게 집중됐지만, 박주봉 감독의 복귀로 인해 모든 관심이 박주봉 감독한테로 향하게 되었다. 몇 년이 지나고 나서야 건네들은 이야기지만 나경민 교수는 한국체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박주봉 감독과 파트너가 된다는 것이 박주봉 감독님의 업적에 흠집이 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엄청나게 많은 부담감을 가졌다고 한다.
▲짜릿했던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그렇게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김동문 교수는 남자복식과 혼합복식 두 종목에 출전하고 파트너인 길영아 감독 또한 여자복식과 혼합복식 두 종목에 출전했다. 김동문 교수는 남자복식을 2회전에서 일찍 탈락하는 바람에 혼합복식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반면에 파트너인 길영아 감독은 두 종목 모두 우승을 향해 달리고 있었지만, 혼합복식 결승전보다 먼저 치러진 여자복식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혼합복식 경기만이 남게 되었다. 김동문-길영아 조는 8강전에서 평상시 어렵게 상대했던 인도네시아 조를 상대로 비교적 쉽게 승리하면서 준결승에 진출하게 되었다. 김동문 교수는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내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된 길영아 감독과 함께 준결승에서 중국 선수들을 상대로 또 한번 쉽게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당시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 중 김동문 교수는 가장 막내였고, 이미 다른 선배들은 모두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김동문-길영아 조와 박주봉-나경민 조의 결승전만을 앞둔 상황에서 대표팀은 외부에서 회식을 했다. 대표팀 코치진은 즐겁게 회식을 마치고 숙소로 복귀한 다음, 다소 시끄러울 수 있는 분위기를 피해 아직 경기가 남아 있는 김동문 교수와 박주봉 감독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조용하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었다. 그런데 그건 배려가 아닌 결승전 경기를 앞두고 ‘적과의 동침’이 된 상황이었다. 김동문 교수는 최고참 선배이면서 결승전 상대이고 본인의 우상이었던 박주봉 감독과 룸메이트가 된 것이 편하지 않았다. 아마도 박주봉 감독도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서로의 결승전 상대와 룸메이트가 되어 결승전에 대한 긴장감을 침대의 용수철이 대변해주는 듯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밤새 방 안을 가득 울렸다. 결국 김동문 교수는 밤새 뒤척이다가 박주봉 감독의 잠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새벽에 일찍 밖으로 나가 올림픽 참가자들을 위해 마련되어 있던 종교 활동 공간으로 향했다. 김동문 교수는 그날 새벽에 기도를 하면서 하염없는 눈물을 오랫동안 흘렸다고 한다. 사실 김동문 교수는 결승전에 올라가는 것이 절실했고 그것만으로도 감사했다고 한다. 그래서 여러 가지 많은 생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해 찾아간 교회에서 한껏 눈물을 쏟아냈다. 그렇게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일찍 산책을 나온 박주봉 감독과 마주쳤다. 박주봉 감독은 기억을 못할테지만 김동문 교수는 아직까지도 그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고 한다. 그렇게 김동문 교수는 결승전 준비에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결승전이 시작되었다.
결승전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 비하인드 스토리로, 올림픽에서는 경기 전에 허가되지 않은 광고성 소지품들을 검사하게 된다. 특히 결승전 경기에서는 더더욱 까다롭게 검사를 했을 것이다. 결승전 당일, 김동문 교수는 라켓 가방 안에 있는 소지품 검사를 받던 중 평소에 게임 놀이를 하던 트럼프 카드를 발견하였다. 그 트럼프 카드는 물품보관소에 맡겨야 했고, 그 카드를 보관함에 맡기기 전에 김동문 교수는 길영아 감독에게 장난식으로 카드를 모두 뒤집어 섞어 놓은 뒤 그 중에서 행운을 가져다 줄 것 같은 스페이드 7을 뽑아보겠다고 말했고, 카드를 뒤적이다가 한 장을 뽑아 올렸다. 행운의 여신이 김동문 교수에게 찾아왔었는지 그의 손에 들려있던 카드는 놀랍게도 스페이드 7이었다. 순간 김동문 교수와 길영아 감독은 소름이 돋는 느낌을 받았고, 결승전 경기에 행운을 가져다줄지도 모른다는 장난 섞인 말을 하면서 기분 좋게 경기장으로 들어섰다고 한다.
tags : #김동문, #원광대학교 스포츠지원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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