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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배드민턴 중계방송에서 자주보이는 잘생긴 흰머리 아저씨? 강경진 코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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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12-02-27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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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코리아] 강경진 요넥스배드민턴단 코치는 현재 배드민턴대표팀 코치기도 하다. 대표팀에서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을 맡고 있어 평소 대다수의 시간은 대표선수들과 함께한다. 그러나 소속팀 선수들과의 관계는 더 각별하지 않을 수 없다. 주로 주말을 이용해 소속팀 선수들과 시간을 갖는데, 평소에 선수들을 챙기는 방법은 주로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다. 선수시절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운동하는 걸 싫어했던 터라 지도자가 된 지금은 선수들과 유별나게 가까운 코치로 소문나 있다. 뿔뿔이 흩어질 위기에 놓였던 강남구청배드민턴단 선수들을 하나로 이끈 데는 강 코치의 역할이 컸다. 그는 "남자는 금전적으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의리가 중요하니까 더 기다려보자"며 선수들을 다독였고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강 코치에게도 해체된 강남구청배드민턴단은 의미가 남다르다.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1996년 창단부터 줄곧 강남구청 유니폼을 입었던 그다. 그러나 결국 강남구청배드민턴단은 2011년 12월 28일자로 해체됐다. 다행히 선수단 모두는 요넥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요넥스배드민턴단은 지난 2월 21일 서울 63빌딩에서 화려한 창단식을 가졌다.


강남구청배드민턴단 해체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
정말 속상했다. 그래도 17년 정도를 한 팀에서 애들이랑 잘해왔는데, 어려운 상황도 넘기면서. 대표팀에 있다 보니까 소속팀에 신경을 많이 못 썼다는 죄책감도 들었고, 그냥 멍했다.

선수들은 어떻게 다독였는지.
상위랭커들이야 다른 팀으로 스카우트가 될 테지만, 밑에 애들은 뿔뿔이 흩어질 상황이었다. 위에 애들 만나서 같이 가자고 얘기했다. 같이 고생했으니까 너희들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같이 가자고. 남자는 금전적으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의리가 중요하다고. 다행히 애들이 잘 따라줬다.

손해라면, 선수들이 팀을 옮기면서 연봉을 낮췄다는 뜻인가?
그건 아니다. 잘하는 선수들의 경우에는 다른 팀으로 가면 계약금도 받고, 연봉을 더 많이 받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들 같이 가는 걸로 결정했다.

당시 문제일 감독은 뭐라고 하던가?
나는 평소에 대표팀에 있으니까, (문)감독님이 혼자서 많이 힘드셨을 거다. 감독님께서는 걱정하지 마라, 그동안 성실하게 잘했으니까 다른 팀으로 인수될 거다. 그런 말씀을 자주하셨다.

선수들은?
많이 초조해했다. 시간은 자꾸 가는데 결정된 건 없고, 서류상으로나 문서상으로 확정된 게 없었으니까. 마지막에는 다른 팀으로 이적할 타이밍도 넘긴 상태였고.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유니폼을 입게 됐는데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그동안 관공서에 있다가 기업으로 오게 됐는데, 이쪽에 와보니까 회사의 이미지가 굉장히 중요한 듯하다. 브랜드 이미지에 맞게끔 타의 모범이 될 수 있는 팀, 누구나 오고 싶은 그런 팀을 만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선수들이 은퇴하고도 회사에 남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고. 그리고 솔직히 선수들도 그렇고 돈이지 않겠나? 하하하.

예전 인터뷰에서 "(문제일)감독님이 마흔까지 선수등록한다고 하셨다"고 말했던 게 기억난다. 올해가 마흔인데 선수등록은?
팀이 바꿔서 아직 확실하게는 모르겠다. 그런데 아마 지도자로 등록할 것 같다.

올해로 코치생활 10년차다. 대표팀코치로도 10년이 됐는데 대표팀에서 가장 많이 달라진 게 있다면?
사령탑이 바뀌면 우린 따라가는 입장이다. 그런 거에 있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조금 젊어진 느낌이랄까? 예전보다 상대를 분석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분석할 데이터도 많고, 숙제도 많고.(배드민턴 대표팀은 2011년 1월부터 성한국 감독이 수장을 맡고 있다.)

처음 지도자 길을 택했을 때의 초심은 지키고 있나?
절대적으로 지키고 있다. 선수들과 대화를 자주하다보면 숨은 능력을 찾을 수 있는데. 10미터 가는 선수를 당근으로 20미터 30미터 끌고 가고자하는 게 내 지도스타일이다. 그래서 어른들께는 욕을 많이 먹는다. 맨날 선수들 편만 든다고. 하하하.

흰머리가 예전보다 더 많아진 것 같다. 런던올림픽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한가?
원래 유전이기도한데 2004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확 센 것 같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선수들한테 뭐라고 말하지도 못하고 혼자 삼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테네 전에 유난히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 올림픽이 있는 해에는 다들 예민하다. 선수, 지도자, 협회 등등. 올림픽을 앞두고 잘못 뛰면 바로바로 총알이 날아온다. 그래서 다들 민감하고 스트레스가 심하다.


<사진=배드민턴 대표팀 혼합복식 코치. 김문수 코치(좌), 강경진 코치(우)>

TV중계방송할 때 카메라에 자주 잡힌다. 그래서 사람들로부터 “잘생긴 흰머리 아저씨가 누구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염색하면 그냥 잘생긴 아저씨로 불릴 것 같은데.
주위에서 흰머리가 카리스마도 있어 보이고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 하하하. 사실 염색을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염색은 한번하면 계속 해줘야 하는데 바빠서 그러지를 못하니까, 한 달 정도만 신경을 안써도 머리가 자라서 흰머리 반, 검은머리 반이 돼버린다. 그게 더 이상하더라. 그래서 지금은 그냥 흰머리로 내버려둔다. 머리에 신경을 쓰느니 차라리 애들한테 더 신경 쓰는 게 더 낫다. 선수 시절에는 멋도 부리고 그랬는데, 지도자가 되고 나니까 점점 선수 위주가 되고 있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무엇을 강조하고 있는지.
다들 정재성-이용대 조(이상 삼성전기)의 금메달을 기대한다. 그런데 예전부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다고 해놓고 딴 선수들이 없었다. 안그래도 요즘엔 애들하고 심리훈련하느라 대화를 많이 한다. 얼마 전에 정재성-이용대, 유연성-고성현 이렇게 네 명 불러서 얘기했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올림픽에 가는 것만 생각하라고, 메달은 가서 만들면 된다고 했다. 스트레스 받으면 될 것도 안된다. 지금에 와서 아무리 열심히 해봐야 실력이 확 느는 것도 아니다. 괜히 욕심 부리다가 부상당하지 말고, 좋은 컨디션으로 런던에 가는 게 최고라고 강조하고 있다.

혼합복식은 어떻게 내다보고 있나?
(이)용대랑 (하)정은이가 작년 후반부터 좋아지고 있다. 세계랭킹도 많이 올라갔고, 욕심내지 않고 가다보면 좋은 성적이 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다 결승가면 또 모르는 거고.

2012년은 자신에게 뭔가 더 특별할 것 같은데.
올해는 무척 부담된다. 올림픽도 있고, 팀도 새롭게 창단했으니까. 그래도 열심히 해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다. 우리 요넥스배드민턴단은 창단했으니까 단체전에서 우승을 한 번해봐야겠고, 대표팀에서는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게 목표다.

요넥스배드민턴단에서 가장 말썽쟁이는 누군가?
다 알고 있잖은가. H군이다. 하하하. 황지만인데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잘 할 거라 믿고 있다.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는?
(한)성욱이가 가장 열심히 한다. 성실하고.

새롭게 팀을 옮긴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선수들이 새로운 환경에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다. 어색해하는데 빨리 회사에 적응해서 운동에만 전념했으면 좋겠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선수는 코트에서 실력으로 보여주는 게 가장 멋있는 거다.

이제 와서 말인데, 만약에 요넥스배드민턴단이 창단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다들 친구고 동생들이다. 위에 애들이야 진로가 결정됐겠지만, 다른 선수들은 확실치 않다. 미안한 마음에 많이 혼란스러워했을 것 같다.

(강 코치는)그래도 다른 팀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을 것 같은데, 코치나 감독으로.
노코멘트다. 하하하.


심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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