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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선수들과 극장가는 감독, 라옥재(영동군청 배드민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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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12-03-07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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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코리아] 영동군청 배드민턴단을 이끄는 라옥재 감독은 올해로 지도자 3년째, 실업무대에서는 어린 감독이다. 1976년생으로 현재 한국 배드민턴 여자실업팀 감독들 중에서 가장 젊다. 2009년 서른넷에 감독이 됐다.

2003년부터 충주시청 선수로 활약하다 2009년 잠시 충주공고 코치로 지도자생활을 경험한 게 전부였던 터라 라 감독의 실업팀 감독 부임은 당시로서는 파격이었다. 그렇다고 현역시절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도 아니었다. 주위의 우려도 컸다. 지도자로서의 실력이 검증되지 않았던 까닭이다.

하지만, 라 감독은 아랑곳하지 않고 성실함 하나로 우직하게 팀을 이끌고 있다. 지난 2011년 전국가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는 단체전 3위를 차지하며 보란 듯이 성적도 냈다.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몇몇 팀들이 대다수의 우수 선수들을 데려가는 게 현실이니만큼 3위에 입상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선수할 때가 좋았던 것 같다. 감독해보니까 힘들다"며 고충을 늘어놓는 라 감독이다.

"말이 3년이죠. 아직 모르는 게 많아요. 아직도 다른 팀 감독님들께서 '라 감독, 라 감독'하고 부르시면 조금 어색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여자팀이니까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여자라서 그런지 선수들이 감정기복이 심해요."

라 감독의 고충이 어찌됐건 영동군청 배드민턴단은 다른 팀들에 비해 감독과 선수간의 세대차가 좁아 그만큼 팀워크도 각별하다. 현역 시절 함께 선수생활을 하던 고참급 선수들에게는 '오빠'로 불렸던 라 감독이다. 젊은 감독과 젊은 선수들이 단단히 뭉쳐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회식은 기본, 주말에는 선수들과 물놀이도 하고,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기도 한다. 지난해 스승의 날에는 선수들이 업무 차 타지에 간 라 감독을 몰래 찾아가 깜짝 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세심하지는 않지만 배려를 많이 해준다", "대화가 잘 통한다", "공감대 형성이 잘 된다", "남자라서 불편한 점도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거침없이 늘어놓는 영동군청 선수들이다.

라 감독은 선수들과 '통'하는 감독이 되고 싶어 한다.

"예전 감독님들은 어렵고, 무섭고 그랬잖아요. 저는 선수들과 소통이 잘되는 그런 지도자가 되고 싶어요. 선수들이 먼저 다가오고, 운동 끝나고 나서도 같이 할 수 있는 그런 지도자요."

한 없이 좋을 것만 같은 라 감독이지만 훈련 때는 다르다. 영동군청 배드민턴단에는 코치가 없다. 라 감독은 코치를 자처하기도 하는데 직접 선수들을 상대하며 6명의 선수들을 맨투맨으로 강하게 지도하는 날이 많다. 코트 뒤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선수들을 지켜보는 모습은 '살벌'하기까지 하다. 라 감독은 "다른 선수들과 많이 부딪혀봐야 하는데 매일 우리끼리만 훈련한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영동군청 배드민턴단은 지난겨울을 혹독하게 보냈다. 강원도, 충주 등지로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동계시즌에 체력훈련과 기술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다고 한다. 라 감독의 2012시즌 목표는 전국 4강이다.

"(최)주민이가 지난해 부상이었는데 괜찮아졌고, (이)소연이는 항상 믿음직하고요. 오슬기, 박수현도 많이 향상됐어요. 한번 지켜봐주세요."

영동군청 배드민턴단은 3월 22일부터 충남 당진시에서 열리는 2012봄철종별배드민턴리그전에 참가한다. 주목해야할 팀 중 하나다.

심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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