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nament 올해가 정말 마지막, 유쾌한 대만 아줌마 치엔유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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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12-07-17 14:21본문
[배드민턴코리아] 2012런던올림픽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어느 정도 랭킹포인트를 쌓아놓은 선수들은 대회나 훈련에서 부상당하지 않게 무리하지 않는다. 어차피 목표는 런던올림픽 메달획득이기 때문이다.
대만의 복식 스타, 치엔유친도 마찬가지다. 2011년 혹사와 같은 일정으로 국제대회를 소화하며 잔부상이 많은 치엔유친은 올림픽 여자복식에 나선다. 메달을 반드시 획득해 명예롭게 은퇴하고 싶다는 치엔유친은 반드시 주목해야 할 대만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An Exhausted Veteran
치엔유친은 올해 한국나이로 31살이다. 전성기는 이미 지났다. 2011년 치엔유친은 총 21개의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여러 국가를 매달 돌아다녀야 했다. BWF Award에 개근상이 있다면 치엔유친이 받아야만 한다. 항공사 마일리지 점수만 해도 엄청나다고 한다. 더군다나 그녀는 여자복식과 혼합복식 모두 출전하고 있다. 치엔유친이 2011년 치른 경기 수는 여복 52경기, 혼복 37경기 총 89경기다. 그나마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아 경기 수가 더 늘지 않았을 뿐이다. 많은 경기에 나서는 만큼 그녀의 몸은 말 그대로 종합병동이다. 작년 후반기에는 무릎을 크게 다쳤다고 한다. 경기에 나설 수는 있지만 정상 컨디션은 여전히 아니라고 한다. 1월 코리아오픈에서 만난 그녀의 여자복식 파트너 쳉웬싱이 “유친 무릎이 많이 안 좋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지 말라”고 이야기했을 정도다. 실제로 이들은 1회전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작년 성적이 이를 말해준다. 쳉웬싱-치엔유친 전반기에 10개 대회에 출전해 17승 7패(70.8%)를 기록했다. 후반기는 11개 대회 출전, 16승 12패(57.1%)로 성적이 뚝 떨어진다. 리솅무와 호흡을 맞추는 혼합복식에서는 후반기 승률이 채 50%가 되지 않는다(9승 10패). 작년 초반 내내 지켜오던 여자복식 세계1위는 이제 8위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그래도 치엔유친은 “나이를 먹으니 회복이 빨리 되지 않는다. 올림픽 전까지는 완쾌할 것이다. 걱정말라”며 웃어 넘겼다.
Partner = 쳉웬싱? YES!
쳉웬싱-치엔유친만큼 단순하지만 강한 복식 조는 없다. 단신(166cm)인 쳉웬싱은 전위를, 장신(174cm)인 치엔유친은 후위를 선호한다. 그들이 선호하는 포메이션으로 자연스럽게 경기를 주도해 나간다. 주니어시절부터 맞춰왔기 때문에 움직임만 봐도 서로를 안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둘의 사이는 매끄럽지 않다. 움직임만 본다. 경기 중 둘의 의사소통은 찾아볼 수 없다. 득점에 성공해도, 실수를 범해도 무덤덤하다. 격려는 기대도 해선 안 된다. 흔히 하는 콜도 이 둘은 하지 않는다.
2011코리아오픈 8강전에서 이들은 쳉슈-마진(중국)에 2-1(22-20 13-21 23-21)의 신승을 거뒀다. 승리 후 이들은 경기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이들과 또래인 은퇴한 한국의 모 선수는 "주니어 시절부터 사이 안 좋았다. 그렇지만 다른 대만 선수들이 이들에 비해 너무 떨어지니까..."며 넌지시 설명해 줬다. 민감할 수도 있는 사항인 만큼 치엔유친에 게 조심스레 물어봤다.
"웬싱과 생각 차이가 큰 편이다. 그런데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지는 못 하겠다." "처음에는 웬싱과 사이가 나쁜 편이 아니었다. 문제는 둘 다 승부욕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나와 웬싱은 서로 원하는 플레이가 달랐다. 한 선수는 보조로 맞춰줘야 하는데 둘 다 복식의 중심이 되려 했다"라며 서로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음을 시인했다. "그래도 10년 넘게 웬싱과 파트너를 했다. 경기를 뛰는 데에는 지장 없다.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안다."
Role Model = 이효정!
쳉웬싱-치엔유친은 지금은 선수 생활에서 은퇴한 이경원-이효정과 닮았다. 신체조건도 그렇고 끈질긴 수비와 노련한 플레이 스타일도 그렇다. 2009년 1월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오픈과 4월 수원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이들은 결승에서 만나 우승을 한번씩 나눠 가졌다. 쳉웬싱-치엔
유친도 2004아테네올림픽에 출전했으니 이경원-이효정을 누구보다도 많이 만났던 사이다.
치엔유친은 한국어를 할 줄 안다. 그동안 만나본 외국인 선수들 중에서는 수준급이다. 성격도 유쾌하다. 한국 선수들과 사이도 꽤 좋다고 한다. 그녀는 한국어를 누구에게 배웠냐는 질문에 바로 한국어로 "효정언니!"라고 답했다. 언니라는 의미도 분명히 아는 듯 했다. "효정언니, 배승희(KGC인삼공
사), 하정은(대교눈높이)과 친하다. 만나면 한국어, 중국어, 영어, 몸짓으로 어떻게든 의사 전달을 한다"며 친분을 과시했다. "효정언니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따고 국가대표 은퇴하지 않았나. 나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은퇴하고 싶다. 그리고 효정언니처럼 아기를 갖고 싶다. 이번 코리아오픈에서 임신한 효정언니를 보고 참 부러웠다."
“드라마 <최고의 사랑> 재밌어. 독고진 좋아.” 치엔유친이 한국어로 또박또박 이야기했다. 치엔유은 작년 2월 단식선수 출신인 셰유싱(Hsieh Yu Hsing)과 결혼했다. 신혼의 달콤함도 잊은 채 국제대회에만 매진하고 있다. “어차피 내가 국제대회 다니면서 상금 많이 벌어오니깐 남편도 좋아한다”며 치엔유친은 호탕하게 웃었다.
치엔유친은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대만 배드민턴계는 완전히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불러준다면 모를까 대만에서는 코치 요청이 들어와도 하지 않을 것이다.” 치엔유친은 올림픽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후 새로운 인생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번 올림픽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른 이유다. 유쾌한 대만 아줌마 배드민턴 선수, 치엔유친. 선수로서 마지막 도전인 이번 올림픽에 그녀의 행운을 빌어본다.
PROFILE
이름: 치엔유친(Chien Yu Chin)
국적: 대만
출생: 1982년 10월 24일
신체: 174㎝ / 72㎏
주종목: 여자복식
사용손: 오른손
라켓: Yonex Arcsaver Z-Slash
2011수상경력
태국오픈 혼합복식 우승
캐나다오픈 여자복식 준우승
일본오픈 여자복식 준우승
코리아오픈 여자복식 4강
박성진 기자 | 통역 Fengjiao 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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