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nament 눈물바다, 인니 폴리-라하유 중국 꺾고 자국 최초 올림픽 여복 금메달 사냥 성공 [2020도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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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21-08-02 16:07본문
[배드민턴코리아] 금메달 감격 앞에 87년생의 폴리도, 98년생의 라하유도 아이처럼 눈물을 쏟아냈다. 2일 오후 2시경 일본 도쿄 무사시노포레스트플라자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여자복식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의 그레이시아 폴리-아프리야니 라하유가 중국의 첸칭첸-지아이판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배드민턴 5종목 중 여자복식을 제외한 모든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적 있는 인도네시아는 이번 우승으로 전 종목 금메달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국기(國技)가 배드민턴일 정도로 배드민턴 최강국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지만, 그간 올림픽 여자복식에선 유난히 메달과 거리가 멀었다. 금메달은 커녕 은, 동메달도 걸어보지 못했다. 남자단식에서 2번, 여자단식에서 1번, 남자복식에선 무려 3번의 금메달을 따낸 것에 비해 저조한 성적임이 틀림없다. 은메달만 2번 땄던 혼합복식에서도 지난 2016리우올림픽에서 톤토위 아흐마드-릴리야나 낫시르가 우승하며 금메달 갈증을 풀었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드디어 인도네시아는 전 종목에서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하게 됐다. 전 종목 금메달 기록은 기존의 중국과 더불어 인도네시아가 유이하게 가지는 기록이 됐다. 대한민국 또한 역대 올림픽 배드민턴 네 종목에서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지만 남자단식에서 아직 금메달이 없다.
이번 결승전은 같은 듯 다른 스타일을 지닌 두 팀 간의 맞대결이었다. 두 팀 모두 공격에 주안점을 주는 팀이지만, 폴리-라하유가 좀더 자신의 템포를 꾸준히 밀고 나가는 편이라면, 첸칭첸-지아이판은 중국 특유의, 상대의 박자를 흐트려놓는 유형이다. 흐름을 끊기 위해 제법 도발적인 세리머니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상대의 박자를 망가뜨리려다 자신들이 과부하에 걸려 실수가 많아지는 것이 단점이다.
이 단점이 결국 결승전에서 첸칭첸-지아이판의 발목을 잡았다. 결승 무대까지 같은 스타일로 성공을 거둬왔지만, 유독 폴리-라하유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폴리-라하유는 평소 이 정도로 코트를 유동적으로 쓰는 팀이 아닌데, 전략인지 컨디션이 좋은 탓인지 혹은 둘 다인지 스위칭을 상당히 유연하게 가져가며 빠른 템포를 유지했다.
첸칭첸-지아이판도 마냥 맞고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첫 게임이 2점차로 끝날 정도로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폴리-라하유가 계속 앞서 나가긴 했지만, 첸칭첸-지아이판도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1게임에서 폴리-라하유가 먼저 매치포인트를 따냈지만 첸칭첸-지아이판도 19점을 내며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추격의 속도가 조금만 빨랐으면 막판 뒤집기까지 가능한 추세였다. 첸칭첸-지아이판으로서는 역전을 해내야 게임 후반부에 끌어온 흐름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어이 폴리-라하유가 21점을 따내는 데 성공하자 중국 조는 리듬을 잃어버렸다. 반면 상대의 흐름을 끊어내는데 성공한 폴리-라하유는 2게임에 들어서 순식간에 점수차를 벌렸다. 말 그래도 '정신 차려보니' 9점차까지 점수가 벌어져 있었다. 이번에도 뒤늦게 가닥을 잡은 첸칭첸-지아이판이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시동을 걸었지만, 이번에는 1게임보다도 형세가 빠르게 기울었다. 결국 21-15로 폴리-라하유가 2게임도 승리를 거뒀다.
마지막 랠리가 비디오 판독 끝에 중국의 실점으로 확정되자, 이미 코트 위에 쓰러지듯 누워있던 폴리-라하유는 참고 있던 울음을 쏟아냈다. 11살, 한국으로 따지면 '띠동갑'에 가까운 나이 터울이지만 금메달의 감격 앞에서는 둘다 나이를 잊고 부둥켜 안으며 승리를 자축했다. 87년생으로 다음 올림픽 출전을 기약할 수 없는 폴리는 만 33세의 나이에 드디어 자국의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되었다.
이혁희 기자
tags : #도쿄올림픽, #여자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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