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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2013년 놓치면 아쉬운 명경기 혹은 명장면 다시보기 BEST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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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심현섭 댓글 0건 작성일 2013-12-20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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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코리아] 배드민턴에서 가장 큰 이벤트는 올림픽입니다.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올림픽을 위해 세계정상급 선수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붓습니다. 그래서 올림픽이 한 번 지나간 그 다음해에는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가 없지 않은데요. 2012런던올림픽 다음해인 올해도 그런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노장 선수들은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하기도 했고요. 복식 선수들은 파트너를 교체하기도 했습니다. 긴 휴가를 보내는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 틈을 노려 새롭게 떠오르는 무서운 신예들도 있었죠.

2013년을 마무리하며 '2013년 놓치면 아쉬운 명경기 혹은 명장면 베스트 4'를 뽑아봤습니다. 배드민턴코리아에서 이미 소개됐던 내용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바로보기를 누르면 유투브에서 관련 영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1년 만에 성사된 빅매치
린단 대 리총웨이



2013년 최고의 이벤트는 8월 5일부터 11일까지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2013세계선수권이었습니다. 세계선수권에서 최대의 관심사는 린단(중국)이었는데요. 2012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코트에서 종적을 감췄던 린단이 다시 등장했기 때문이죠. 엄밀하게 따지면 지난 4월에 잠깐 모습을 비추었던 적이 있습니다. 아시아선수권에 조용히 등장해 8강에서 기권하고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린단은 런던올림픽 이후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세계랭킹대로 출전권이 주어지는 배드민턴 국제대회 관례상 린단은 이번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자격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대회 주최측은 그에게 와일드카드라는 엄청나고 어이없는 특혜를 주었답니다. 세계선수권이라는 큰 대회에서 말이죠.

어찌됐든, 린단이 대회에 출전하면서 세계배드민턴 팬들의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한 번의 세기의 대결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으니까요. 그리고 그 대결은 정말 성사됐습니다. 린단과 리총웨이(말레이시아 세계1위)는 끝까지 살아남아 결승에서 맞붙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배드민턴사에 남을 또 하나의 명경기가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2012런던올림픽 결승전 이후 1년 만에 성사된 경기였습니다. 경기는 초반부터 팽팽했습니다. 린단은 그동안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당연히 리총웨이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첫 게임은 더 많은 스매시를 점수로 연결시킨 리총웨이가 선취했습니다. 두 번째 게임은 초반부터 크게 앞서간 린단이 잡았습니다. 둘은 늘 그래왔듯 승부를 파이널게임으로 몰고 갔고 집중력으로 승패를 가렸습니다.

파이널게임에서 6-10으로 뒤져있던 린단이 무서운 집중력을 보이며 따라붙어 순식간에 15-11로 흐름을 완전히 뒤집어 버렸습니다. 반면, 리총웨이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리 통증이 올라오고 있었고, 결국 기권하며 들것에 실려 나갔습니다.

그렇게 우승을 확정한 린단은 들것에 실려 가는 리총웨이를 챙기는 여유를 보이며 통산 다섯 번째 세계선수권 우승을 만끽했습니다. 사실, 린단은 리총웨이가 정말 얄미웠을 것 같습니다. 단 한 점을 남겨 놓은 20-17, 자신의 매치포인트 상황에서 리총웨이가 기권을 선언했기 때문이죠. 최종 스코어는 '16-21, 21-13, 20-17 Retired'였습니다.

참고로 2013세계선수권까지 포함해서 린단과 리총웨이는 총31번 격돌했습니다. 상대전적으로만 보면 린단이 22승 9패로 크게 앞서있습니다. 린단이 세 번 연달아 이기면 리총웨이가 한 번 이기는 경우가 많았죠. 린단에게는 이번 대회가 연달아 세 번째 승리였는데요. 다음번에는 리총웨이가 이길 차례인데, 과연 가능할까요?

승패를 떠나 리총웨이는 32세, 린단은 31세입니다. 둘이 맞붙을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두 노장, 두 거장의 맞대결을 직접 확인해보세요.

바로보기: http://www.youtube.com/watch?v=a64pWiUtgJQ&feature=c4-overview-vl&list=PLA7ZcagI0frApLWJdhOSdn26UAlnyKzPX

 


2. 떠오르는 태국의 슈퍼 딸 '라차녹 인타논'
라차녹 인타논 대 리슈에리

2013년 최고의 신예를 단 한명 뽑으라면 주저 없이 라차녹 인타논(태국)을 뽑겠습니다. 라차녹은 올해 전영오픈 준우승을 시작으로 인도오픈 우승, 태국오픈 우승을 차지하며 제대로 상승세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지난 8월 2013세계선수권 여자단식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라차녹은 1995년생으로 올해 19세입니다. 그녀의 세계선수권 우승을 예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습니다. 주니어무대를 평정하고 지금은 성인무대에 도전하고 있지만 우승은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높은 만리장성 때문이었죠. 그러나 모두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그녀는 2013년 최대의 이변을 연출하며 세계선수권 여왕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물론, 결승에 오르기까지 라차녹의 대진운은 기가 막히게 좋았습니다. 그녀는 결승에 진출하기 전까지 단 한명의 중국선수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4강에서 맞붙을 예정이었던 강력한 우승후보 왕스시앤(중국)이 8강에서 의외의 인물에게 일격을 당했고, 라차녹 인타논은 절호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결승전에서 2012런던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리슈에리(중국)를 상대로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끈질기게 따라 붙어 2-1(22-20 18-21 21-14)로 승리했습니다.

2013세계선수권 여자단식 챔피언, 지금은 세계랭킹 2위에 올라 있는 떠오르는 태국의 슈퍼 딸을 만나보세요.

바로보기: http://www.youtube.com/watch?v=bqUTCeVuaJA&list=PLA7ZcagI0frApLWJdhOSdn26UAlnyKzPX

 


3. 화끈하게, 더 화끈하게
유연성-이용대 대 헨드라 세티아완-모하매드 아산

배드민턴 동호인이라면 화끈한 남자복식에 열광하기 마련이죠. 숨막히는 랠리, 정신없이 돌아가는 로테이션, 강력한 점프스매시, 그 점프스매시를 받아내는 신기에 가까운 수비 등등. 경기장에서 보면 더욱 재밌는 종목이 남자복식입니다.

남자복식의 플레이 스타일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걸까요? 복식의 전형이었던 전위+후위 조합 팀들이 새롭게 등장한 전위+전위 조합 팀들에게 연달아 패하고 있습니다. 전위+전위 조합의 대표주자가 바로 유연성-이용대 조(국군체육부대-삼성전기)와 현재 세계랭킹 1위 헨드라 세티아완-모하매드 아산 조(인도네시아)입니다.

먼저 등장한 것은 헨-모 조입니다. 2012런던올림픽 직후 인도네시아는 남자복식 세대교체를 시작했습니다. 그때 탄생한 조가 헨-모 조입니다. 이들의 조합은 다소 의외였죠. 두 선수 모두가 전위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헨-모 조의 조합은 성공적이었습니다. 둘은 네트플레이어답게 경기를 네트 앞에서 속전속결로 끝냈습니다. 넓은 시야로 다양한 코스를 공략하며 상대를 괴롭혔습니다. 이들은 세계선수권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일본오픈 등 5개 대회를 석권하며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헨-모 조의 이러한 상승세는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고성현-이용대 조를 해체하게끔 만들었습니다. 고성현-이용대 조가 헨-모 조에게 3전 전패를 기록하며 해결책을 찾지 못한 까닭입니다.

이에는 이, 한국은 유연성-이용대 조를 새롭게 탄생시켰습니다. 아시다시피 유연성과 이용대도 전위플레이어들입니다.

10월부터 손발을 맞춰 조금 더 지켜봐야하지만 유-이 조의 조합을 성공적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처음 출전한 메이저대회인 덴마크오픈과 중국오픈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에 있습니다. 더군다나 유-이 조는 헨-모 조에게도 밀리지 않았는데요. 덴마크오픈, 중국오픈에서 맞붙어 2승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유-이 조는 네트 앞에서 넓은 시야와 빠르고 강한 스트로크를 앞세워 상대를 제압하고 있습니다. 밀리지 않는 화끈한 드라이브로 찬스를 만들고, 더 화끈한 푸시와 스매시로 마무리하는 식입니다.

지난 10월 15일부터 20일까지 덴마크 오덴세에서 덴마크오픈이 열렸습니다. 남자복식 결승전 유연성-이용대 대 헨드라 세티아완-모하매드 아산의 경기를 준비했습니다. 유-이 조가 2-0(21-19 21-16)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34분 만에 승부를 마무리했습니다.

첫 게임에서는 초반부터 7-2로 앞서나갔고, 후반 점수차가 벌어지자 방심했는지 19-12에서 19-17로 따라잡히며 위기를 맞는 듯하기도 했습니다. 간신히 첫 게임을 따낸 유-이 조의 두 번째 게임은 달랐습니다. 초반 4-0으로 앞서나간 후 그대로 그 격차를 유지하며 침착하게 경기를 이끌었고, 노련한 경기 운영을 선보이며 우승을 확정지었습니다. 직접 확인해보세요.

바로보기: http://www.youtube.com/watch?v=X4SzFgAMzUw

 


4. 파운딩에 싸커킥까지, 배드민턴 역사상 최악의 주먹질
마니퐁 종짓 대 보딘 이사라

리치먼드에서 열렸던 2013캐나다오픈. 현지시각으로 7월 21일 대회 마지막 날, 경기장에서 세계배드민턴 역사상 최악의 난투극이 발생했습니다. 난투극의 두 주인공은 마니퐁 종짓과 보딘 이사라(이상 태국).

이날 태국의 마니퐁 종짓-니핏폰 푸앙푸아페치 조와 보딘 이사라-팍카왓 빌라일락 조의 남자복식 결승전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 게임은 마-니 조가 21-12로 이겼습니다. 그리고 양팀은 코트를 바꾸기 위해 짐을 옮기던 중이었죠.

바로 그때 사건은 발생했습니다.

반대코트로 이동하면서 마주친 마니퐁과 보딘. 보딘이 갑자기 마니퐁을 밀치며 주먹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춤한 마니퐁은 놀라며 뒷걸음질쳤고, 도망치며 휘두른 라켓은 보딘의 귀 부위를 강타했습니다. 그리고 마니퐁은 A보드(광고판)를 뛰어넘으며 엄청난 스피드로 옆 코트로 도망쳤고, 뒤쫓던 보딘은 의자를 던지며 추격했습니다.

마니퐁은 결승전 코트를 다시 지나쳐 처음 주먹질을 시작한 코트에서 보딘에게 붙잡혔습니다. 보딘은 누워있는 마니퐁에게 주먹질을 퍼부었습니다. 굉장한 파운딩이었습니다. 그리고 마니퐁의 안면부에 일명 '싸커킥'을 날리기까지 했습니다. 누워있던 마니퐁이 안면 가드를 올리지 않았다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 후 태국 코치와 관계자들이 둘을 뜯어 놓았고 둘은 한동안 분을 삭히지 못했습니다. 결국 이날 마-니 조와 보-팍 조는 실격처리 당했습니다. 심판은 더 이상 경기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진행할 수도 없었죠.

당시 결승전을 중계하던 TV중계카메라는 이 상황 전체를 다양한 각도에서 담아 전송했습니다. 배드민턴 역사상 최악의 주먹질로 기록된 이날의 영상을 만나보세요.

참고로 한때 마니퐁 종짓과 보딘 이사라는 태국 최고의 남자복식조였습니다. 파트너십도 일품이었습니다. 오른손잡이-왼손잡이 조합으로 정신없이 빠른 로테이션을 이용해 '닥공(닥치고 공격)'을 펼쳤던 팀이었습니다. 2012런던올림픽에 출전했을 정도의 강팀이었습니다. 런던올림픽에서 유연성-고성현 조(국군체육부대-김천시청)에게 조별예선탈락이라는 쓴잔을 건넨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마-보 조는 당시 8강에 진출했습니다.

한편, 캐나다오픈의 폭행 사건 이후 태국배드민턴협회(BAT)는 주먹을 휘두른 보딘 이사라에게 2년간 출전정지, 마니퐁 종짓에게 3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습니다.

바로보기: http://www.youtube.com/watch?v=PtHretcIQ_8watch?v=X4SzFgAMzUw



심현섭 기자 | 사진 유투브 영상 캡쳐

[배드민턴코리아 2013년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 게시물은 배드민턴코리아님에 의해 2014-02-25 12:44:48 뉴스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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