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코리아] 국가대표 선수들의 활약을 앞세운 인천(인천국제공항)과, 열세라는 전망을 깬 경남(경남선발)이 마지막에 웃었다. 16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제102회 전국체육대회 배드민턴 단체전에서 여자일반부는 인천이 충남을, 남자일반부는 경남이 경북을 꺾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코로나19 자가격리 이슈로 부산 대표 삼성생명이 불참한 이번 대회에서, 여자일반부에서 가장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팀은 단연 인천국제공항이다. 현직 국가대표 이소희, 신승찬, 김소영, 채유정을 포함해 전 국가대표 성지현 등을 보유했다. 특히 이소희-신승찬, 김소영-채유정으로 이어지는 복식 라인이 막강하다.

인천국제공항과 결승전에서 자웅을 겨룬 팀은 충남 대표 MG새마을금고였다. 전날 15일, 준결승전에서 대구(KGC인삼공사)와의 5단식 혈투 끝에 결승에 올라온 MG새마을금고는 준결승이 끝난지 14시간 정도만이 지난 채로 코트 위로 돌아왔다.

준결승전에서 KGC인삼공사의 김예지를 상대로 5단식 마무리 주자로 나선 손민희가 이번에는 1단식에 나섰다. 4강의 끝을 닫고 결승의 시작을 연 손민희가 식지 않은 기세를 이어가며 인천국제공항의 심유진을 패퇴시켰다. 피로도보다는 풀린 몸이 여전히 생기 있는 리듬을 유지하며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다.

2단식에서는 성지현이 MG새마을금고의 이세연을 막판 몰아치기로 잡아냈다. 1게임을 듀스 랠리 끝에 26-24로 마무리한 성지현은, 2게임에서는 추격 자체를 허용하지 않으며 21-8이라는 큰 점수차로 결승전 첫 승리를 팀에게 선사했다.

복식으로 접어들자 상술했듯 복식에 특히 강한 인천국제공항의 무대였다. 3복식 이소희-신승찬, 4복식 김소영-채유정이 차례로 출전했다. MG새마을금고의 김보민-백하나는 이소희-신승찬을 상대로 한 게임을 따내는 등 맹렬한 기세를 보였으나, 게임 스코어 1승 1패에도 초연함을 잃지 않은 이소희-신승찬이 기어이 3게임 승리를 가져갔다. 이어진 4복식에서도 김소영-채유정의 화력과 운영능력이 모두 폭발하며 김찬미-성아영을 물리치고 결승전을 끝냈다.

경남(경남선발)과 경북(경북선발)이 맞붙은 남자일반부는 보다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단복식에서 각각 한 차례씩 승패를 주고 받은 끝에 5단식 3게임에서 고작 3점차로 승부가 갈렸다. 김천시청+국군체육부대의 조합으로 막을 상대가 없어보였던 경북선발은 결국 영남 더비에서 무릎을 꿇었다.

경북선발의 1단식 주자로 매번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어줬던 우승훈이 김동훈에게 역전패 당한 것이 뼈아팠다. 우승훈은 1게임을 21-18로 따냈지만 2게임에서 19-21로 아쉽게 패했고, 결국 3게임에서 집중력이 무너지며 11-21로 패했다. 경남은 2단식 손완호에게 단식 연승의 기대를 걸었지만, 국군체육부대 소속 이윤규가 손완호에게 승리하며 균형을 회복했다. 이윤규도 최근 페이스가 좋지만 손완호의 저력을 생각하면 경남의 단식 2승이 유력해 보였기에 경남으로서는 아쉬운 패배였다. 첫 복식도 첫 단식처럼 고성현-신태양이 김사랑-최혁균에게 무너졌다. 김사랑의 재치 넘치는 천재성이 돋보인 경남선발의 승리였다.

경북선발 나성승-왕찬이 정의석-박세웅에게 4복식에서 승리하며 복식으로도 승부를 내지 못한 영남 더비의 마스터키는 5단식으로 넘어갔다. 토너먼트 내내 3-0으로 승리한 덕택에 이번 대회에서 출전하지 못한 김주완이 처음으로 코트를 밟았다. 김주완을 상대하는 경남의 마지막 주자는 강형석. 두 선수는 한 게임씩 여유로운 승리를 거두고 3게임에 돌입했다.

강형석이 빠르게 치고나가자 김주완이 바짝 따라붙는 페이스로 랠리가 계속 되었지만, 오늘 김주완은 확실히 최근 보여준 퍼포먼스의 100%가 아니었다. 결국 초반 허용한 실점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3점차로 강형석에게 세이브 투수의 영광을 내줬다.

구미=이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