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배드민턴은 나에게 시드 머니 해보고 싶은 것이 너무나도 많은 슈팅 스타 유연성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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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21-02-01 12:02본문
배드민턴은 나에게 시드 머니 해보고 싶은 것이 너무나도 많은
슈팅 스타 유연성 #2
[본 인터뷰는 배드민턴코리아 1월호에 게재된 내용으로, 12월에 진행됐습니다]
유연성은 우리에게 어떤 인물로 기억될까. 배드민턴 선수로서의 유연성은 익히 유명하다. 두 번의 올림픽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지만 이용대와 함께 수년간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켰던 슈퍼 스타다. 국가대표 은퇴 후에는 다수의 행사에서 언제나 재미있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며 팬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이어왔다.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변했던 2020년에도 다수의 영상 이벤트에서 항상 유쾌한 모습을 보여줬던 선수는 단연 유연성이다.
한국 나이로 어느덧 서른 여섯이 된 유연성은 배드민턴 선수 중에서도 손꼽히는 최고참 선수가 됐다. 은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르지만, 유연성은 여전히 국내에서 손꼽히는 남자복식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 선수로서는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유연성은 또다른 시작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가 유연성을 배드민턴 선수로만 기억하기에는 아직 유연성의 일부분만 본 것일지도 모른다. 그의 메신저 프로필명은 '슈팅 스타(Shooting Star)'다. 유연성은 무엇을 겨냥하고 있을까. '배드민턴은 나에게 시드 머니'라는 유연성과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박성진 기자 | Photo 이진혁(코이웍스)
당진시청으로 이적한 고참 선수 2020년 유연성의 점수는?
지난 해에 수원시청에서 당진시청으로 이적했다. 이유는?
앞서도 말했지만 나는 해 보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이다. 내가 자유롭게 해보고 싶은 것에 대해서 오픈 마인드로 수용해 줄 수 있는 팀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했는데, 수원에서는 체육회의 반대가 심했다. 대신 당진에서는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해외 리그 출전 같은 부분에도 적극적으로 동의해 줬다. 훈련에서도 나에게 많은 자유를 부여해줬다. 스스로 관리를 잘 한다는 믿음이 있다 보니 나를 많이 존중해 주셨다. 나도 그런 기대감을 저버리기 싫어서 책임감을 갖고 더 열심히 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더 만족하고 있다.
평상시 훈련은 어떻게 하나.
대회를 앞두고는 당진에서 생활한다. 하지만 대회 시즌이 아니면 주 3~4회 정도 같이 운동하고 집에서 출퇴근 하는 식으로 생활하고 있다.
많은 기대를 받고 당진으로 이적했지만 정작 봄철리그전에서는 제대로 뛰지 못했다. 한 경기에 출전했는데, 이마저도 중간에 기권했다.
하루 전날에 밀양 시합장에서 연습하는데 오른쪽 종아리 근육 파열이 왔다. 2~3주 정도 쉬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밀양시청과 경기할 때는 내 욕심에 출전하겠다고 했다.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몸풀 때부터 통증이 너무 심하더라. 그래서 경기 시작 전에는 못 뛸 것 같다고 미리 말씀 드렸고 결국 기권했다. 팀을 위해 무엇인가 하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판단을 잘못했다.
그런데 지난 해 남자복식 경기 출전 수는 봄철리그전을 뛰지 않았음에도 유연성이 17경기로 가장 많았다.대회들이 11월에 몰려 있었는데, 11월에만 16경기를 뛴 셈이다.
그런가? 우리 팀이 모든 대회에 다 출전해서 그런가보다.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없었다. 시합들이 한 달간 지속되다 보니 정신적으로는 지치기는 했어도 체력적으로는 괜찮았다. 평상시 훈련을 많이 하면 전성기 시절에 비해 '몸이 많이 다르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예전에는 훈련을 더 많이 해도 문제가 없었는데, 지금은 조금 힘들 때 훈련을 무리하면 부상이 금방 오더라. 그러면서 훈련양을 조금 줄였고, 플레이 스타일도 바꾸고 있다. 예전에는 스매시를 때리면 끝낼 수 있는 상황들이었는데, 요즘에는 스매시를 때려도 랠리가 끝나지 않는다. 하하. 요즘 선수들 수비도 좋아지고, 내 파워도 약해진 것 같아 스매시 대신 네트 플레이나 수비 위주의 플레이로 집중을 많이 하려는 편이다.
개인전에서 2번 준우승 했다. 실업연맹전에서는 파트너가 김휘태, 실업대항전에서는 파트너가 임지수였다.
(임)지수와는 이야기를 참 많이 했다. 운동에 욕심이 많은 친구라 연습 때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정말 잘 되기를 바라는 동생이다. 훈련 때 조금 강하게 이야기를 해도 지수가 많이 따라줬다. 지수랑 파트너를 하는 것이 현재는 가장 편하다. (김)휘태는 10월에 제대했기 때문에 아직 성향을 잘 모르겠다. 하지만 기본적인 능력이 좋은 친구인 것은 분명하다.
당진시청의 다른 복식 선수들은 유연성에 비해 전체적인 커리어나 네임 밸류가 떨어지는 편이다. 베테랑으로서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은데.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팀을 이적하면서 첫 번째로 한 생각은 재미있게 운동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막상 훈련을 하다 보니 내 성격이 그러지 않은 것 같다. 한다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감독님, 코치님 기대감도 큰 것 같았다. 어떻게 해야 조금 더 발전이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훈련 방식이나 분위기를 서로 경쟁할 수 있도록 바꾸려고 노력했고, 그런 과정에서 내가 솔선수범하면서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훈련도 더 많이 했다.우리 선수들이 모두 기능이 좋은 선수들이다. 기본 능력치는 좋은데 자신감이 많이 부족했다. 나랑 같이 훈련하다 보니 긴장감이 더 생긴 것 같고, 더 나아진 것 같다. 올해에는 더 좋아질 것이다. 김기정도 우리 팀에 입단한다.
하지만 본인의 단체전 성적은 좋지 않았다. 1승 5패다.
그랬나? 단체전에서는 내가 이겨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심했던 것 같다. 더군다나 봄철리그전 때도 시합을 뛰지 않아 실전 시합들이 익숙하지 않은 상태였다. 거의 1년 만에 공식 시합을 하는 것이었다. 내가 후배들을 리드해서 풀어줘야 하는데 나도 경기 운영 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파트너들도 나랑 하다 보니 긴장을 많이 한 것 같았다. 그러면서 서로 정상적인 실력이 나오지 않았다.
서비스가 불안해졌다는 평가가 있다.
그것도 마찬가지다. 1년만에 시합을 뛰다 보니 아직 감이 다 돌아오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마지막 시합에서는 서비스가 잘 들어갔다. 올해에는 더 잘 하지 않을까. 개인전을 뛰면서 다시 예전 감각이 돌아온 것 같다.
아쉽게도 우승이 없다. 단체전에서 1번, 개인전에서 2번 등 준우승만 3회다.
개인적으로 우승하고 싶긴 했지만 모든 것이 뜻대로 안 되지 않나. 하하. 뜻대로 됐으면 단체전도 우승했을 거고, 올림픽도 우승했을 거다. 아쉽지만 결승까지 간 것으로 만족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하하.
당진시청 복식 선수로 본인 스스로에게 지난 해 점수를 매긴다면?
개인전은 그나마 조금 잘 하긴 했지만 단체전에서 너무 기대 이하였다. 개인전보다 단체전에서 더 잘했어야 했다. 20~30점 정도 주겠다.
고참이 될수록 더 어렵다 유연성에게 OOO이란?
옛날 이야기를 해 보자. 2012, 2016 두 번의 올림픽 중에서 더 아쉬웠던 올림픽은?
2016년이다. 런던올림픽(2012) 때는 얼어 있었다. 4번 시드였지만 첫 올림픽이라서 얼떨떨하게 시합을 했던 것 같다. 그 부분에서 아쉬움이 크다. 그런데 리우올림픽(2016) 때는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도 알았고, 준비도 정말 열심히 해서 출전했다. 더 이상 어떻게 열심히 준비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럼에도 성적이 안 나왔으니까 너무 아쉬운데 후회가 들지는 않았다. 그만큼 했는데도 안되니까, '결국 안 되는 것도 있구나'라고 받아드렸다. 그래도 열심히한 만큼 경험과 노하우는 쌓이더라. 나중에 다른 시합을 할 때도 도움도 많이 되고, 배드민턴 외적으로 인생에서도 도움이 많이 됐다.
'만약 2015년에 어깨를 다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생각을 해 본적 있는가.
올림픽 끝난 직후까지는 안 해봤다. 그런데 나중에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시합 영상을 보며 복기를 해 보니 내 파워가 많이 떨어져 있었다. 올림픽 때는 셔틀콕이 잘 안 나가기도 해 더 그런 것 같았다. 스타일을 바꿔서 대처를 했다면 조금 더 성적이 좋았을 텐데, 스매시에 대한 고집이 컸다. 아무래도 스매시로 점수를 많이 냈었으니까. 똑같은 플레이로 가져가려 했던 것이 패착이었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서 스매시 속도가 20~30% 정도는 감소한 것 같았다. 아무리 재활 훈련을 열심히 했지만, 마음은 똑같이 때리는데 체력 소비만 되고 속도와 파워는 감소한 것 같았다. '2015년에 어깨를 다쳤던 것의 결과가 이렇게 왔구나' 하는 생각에 아쉬웠지만, 그것도 최선을 다 하다가 다친 거니까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운명을 받아 드리고 빠르게 스타일을 변화시켜서 거기에 적응했어야 했는데, 그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다시 (이)용대와 진지하게 도전했을 때에도 내 파워가 나오지 않았다. 더 빨리 깨달았어야 했는데, 2~3년 지나서야 깨달은 것 같다. 지금은 완전히 인정을 했고, 그러면서 스타일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어쩌면 그 방법이 선수 생활을 롱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 예전에는 파워가 떨어지면 은퇴를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운동을 여전히 좋아하니까 어떤 방법으로 풀어나갈까를 생각하다보니 스타일을 변화해야 했다. 나도 용대처럼 네트 플레이와 수비 위주로 하자는 생각이다.
여태까지 최고의 파트너를 선정한다면.
아무래도 용대이지 않겠나. 다른 파트너한테도 많이 배우긴 했지만, 용대한테 많이 도움을 받았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기는 방법을 배웠다. 볼을 어떻게 쳐야 확률적으로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이 느끼게 해준 친구가 용대다. 예전에는 승률이 5:5, 6:4 정도였다면 볼을 어떻게 치느냐에 따라 70%, 80%까지 승리할 수 있도록 확률을 높이는 것을 용대와 하며 많이 배웠다. 이게 짧은 순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몇 년에 걸쳐서 파트너를 하면서 점점 스타일이 변하는 거다. 나도 후배들에게 알려주면서 시도를 하고 있는데 한 가지 단점이 파트너에게 스타일 변화를 요구하면서 서로 트러블이 생기는 것이다. 평상시 고집하던 스타일을 버리는 대신 승리 확률 높은 스타일을 알려주고 따라오게 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나도 용대랑 하면서 깨달은 것이다'라고 설득하고 이야기 하지만, 그 스타일 변화를 위해서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상대로 붙었을 때 존경스럽다, 져도 뭔가 배우는 것 같다는 선수를 꼽자면.
그것도 용대가 1번이다. 용대는 참 열심히도 하지만 생각을 정말 많이 한다. 나도 생각을 많이 하는 스타일인데 그 계기가 용대였다. 일상 생활에서도 계속 배드민턴 생각을 한다. 마음에 들지 않았던 상황이 있다면 앞으로 그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해야 될까하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선수가 용대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그렇게 해야겠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수도 없이 복기를 하고, 그 상황을 뇌에 주입식으로 세뇌를 시켜 놔야 나중에 똑같은 상황이 나왔을 때 나도 모르게 그렇게 반응할 수 있다. 용대가 그런 생각들을 가장 많이 한다.
그런 식으로 머리 속에 데이터베이스를 차곡차곡 쌓는 것인가?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끝나고 며칠간은 머리에 있는데, 그 이후에는 사라진다. 그 이후까지 갖게 된다면 그게 트라우마가 되고 만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반성은 하지만, 그걸로 인해 주눅 들어서는 안 된다. 집착이나 자책이 아닌, 반성 정도에서 멈추는 것이 가장 좋다.
반면 이미지가 부정적인 선수는?
케빈(수카물조)이 조금 그렇다. 2016년에 우리랑 처음 시합을 했을 때도 느꼈다. 스타일이라는 것을 존중은 하는데, 썩 기분이 좋지는 않다. 기데온은 그래도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퍼포먼스인데, 케빈은 도가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어렸을 때도 똑같았는데 더 심해지더라. 2018~19년을 넘어서는 조금 줄어든 것 같다. 내 생각에는 예전에는 자기가 이렇게 해서라도 이겨야 한다는 집념같은 것이 있었다면, 요즘에는 그렇게까지 안 해도 이기니까 그런 것 같다. 만약 본인이 이겨야 되는 게임이 나온다면 그 습관이 똑같이 나올 것 같다. 일종의 심리전 같은 건데, 상대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연구하지 않았나 싶다.
현재 실업 선수 중에서는 거의 최고참 급이다. 선배 선수로서의 고충은?
선배 선수가 되면서 더 어려워 지는 것 같다. 후배들을 달래가면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그러면 나도 마음은 편하지만 파트너 스타일이 변하지 않는다. 긴장된 상태에서 강하게 이야기를 해야 잘 받아 드려지고 시합에서도 그게 나온다. 그런데 내가 말을 너무 심하게 하면 그 선수들도 상처 받고, 자존심도 상해한다. 나도 그걸 아는데, 우리 직업이 운동 선수이지 않나. 취미로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일로 운동하는 것이라면 승리를 해야 한다. 그러면 강하게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그 부분에서 내 스스로에게 너무 스트레스를 준다. 파트너에게 말을 하고 나면 '괜히 말했나, 앞으로는 파트너에게 말하지 말고 내 할 것만 할까' 등으로 수백번도 더 생각한다.
지금 파트너들과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 안 그래도 어울리기 힘든 무서운 선배라 말도 잘 못 거는 것 같다. 나는 그러고 싶지 않고, 장난도 같이 치고 싶은데, 운동할 때 무서우니까 애들이 그걸 못 한다. 성적을 위해서라면 운동할 때는 무섭게 하는 게 맞는 것 같은데, 사람 관계에 대해서는 지금도 매우 어렵다.
하지만 후배들에게 강하게 이야기를 해도 내가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해야 한다. 그러면 차라리 '저 형 원래 싸가지 없는 형이니까'라고 파트너들이 편하게 생각할 수 있다. 지금은 다독이면서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많이 바꿨다. 하지만 예전에 욕심 많았던 시절에 필터 없이 강하게 말했던 것들에 대해 파트너들이 상처 받았던 것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매우 불편하다.
운동할 때는 진지하고, 훈련 끝나면 허물 없는 후배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렇다. 그런 애들이 가장 좋은 후배다. 운동할 때는 진지하게 내 말 들어주고, 나도 무섭게 하고, 운동 끝나고는 살갑게 장난 치고 그런 후배를 원한다. 그래야 운동할 때도 더 강하게 말할 수 있다. 그런 후배는 딱 한 명 있었던 것 같다.
누군가?
한기훈. 기훈이는 유일하게 밖에서 까불면서 장난치고 하지만, 운동할 때는 항상 진지했기 때문에 편했던 것 같다. 나는 사생활 터치는 진짜 안 한다. 다음날 운동에 지장만 없으면 되고, 시합 때 자기 할 몫만 다 하면 된다. 기훈이가 시합 때는 정말 책임감 있게 뛴다. 자기 할 몫을 해내고, 경기에 대한 태도가 항상 진지하다. 그래서 본받고 싶기도 하고, 신뢰도 많이 가는 친구였다. 수원시청에 있을 때 복식 파트너를 했을 때에도 성적이 괜찮았었다.
'만약 유연성이 혼합복식을 계속 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은 안 해봤나.
하하하. 글쎄. 혼합복식을 잘 하는 실력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하면 중상위권은 될 수 있어도, 최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을까는 잘 모르겠다. 혼합복식에 대한 연구도 많이 안 했다. 용대랑 파트너 하고 난 2013년 이후에는 혼합복식을 했으면 성적이 좋았을 것 같다. 용대랑 파트너 하기 전에는 드라이브도 강하게 때리는 스타일이었는데, 혼합복식은 컨트롤하면서 잘 놓아야 한다. 스타일상으로 감독님들이 모두 나를 혼복 스타일로 좋아하지 않았다. 용대랑 남자복식만하는 것으로 결정됐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혼합복식을 하고는 싶었다. 욕심이 많으니까. 하지만 나는 '혼복보다 남복에 더 어울리는 스타일이구나' 하고 이해를 했다.
그간 본인을 가르쳤던 지도자 중 가장 고마운 지도자는?
좋아하는 지도자 분들은 많다. 어떤 분만 고르자면 다른 분들이 서운해 할 것 같긴 하다. 그래도 심리적으로 가장 도움을 많이 받았던 분이 있다. 사춘기 시절 지도해 주셨던 이경현(현 한림대 감독) 선생님이다. 이경현 선생님하고는 같이 살면서 생활도 같이 했다. 사춘기 때 감정을 가장 많이 잡아 주신 것 같다. 이경현 선생님이 강할 때는 강하게 하면서도, 달래줄 때는 잘 달래 주신다. 그리고 불의와의 타협, 이런 것도 없으셨고, 항상 선수 편에서 생각해 주셨다. 그러면서 나도 '이경현 선생님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향을 많이 받았다.
사춘기 때 감정 기복이 엄청 심했다. 시합하거나 훈련하다가 화 나면 라켓을 땅에 때리고, 지주대에 때려서 부러뜨리고 그랬다. 화를 못 참는 성격이었다. 그때 이경현 선생님이 "네가 스스로 화만 다스릴 줄 안다면, 너는 세계랭킹 1위도 할 것 같다"고 말해 주셨는데, 그게 기억이 많이 남는다. 지금도 경기하다가 화가 나면 플레이 스타일이 망가지는데, 그거를 못 다스려 결국 진다. 그때마다 그 말씀이 떠오른다.
당진시청과의 계약이 2022년까지로 알고 있다. 이후에는 은퇴 계획이 있는 것인가?
운동을 워낙 좋아한다. 운동한다면 배드민턴으로 계속 하고 싶고, 그러면서 선수도 계속 하고 싶다. 내가 후배 선수들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실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계속 하고 싶다. 언제 딱 은퇴하겠다는 마음은 아직 없다. 다만 그때가서 선수 말고 너무 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 하면 은퇴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선수를 더 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30대 중반의 유연성은 어떤 선수로 남고 싶나?
이동국(전 축구 선수) 선수는 40살까지 자기 관리를 정말 잘 하고 열심히 했더라. 다큐멘터리를 보면 자기 관리를 성실하게 잘 한 것이 정말 드러난다. 나도 40살이 되더라도 지금 내 팀의 동료들보다 더 많이 하고, 더 열정적으로 하다가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지금도 운동을 가장 늦게 끝내려는 스타일이다. 누구한테 밀려 은퇴한다는 느낌이 들고 싶지 않다. 하는 동안에는 정말 최선을 다 해서 '저 선수 성실했었다'는 인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팀원들이 유력하게 증언해 줄 수 있지 않나. '저 형은 진짜 성실하게 하는구나, 나이를 먹었어도 저렇게 성실하게 하니까 되는구나' 이런 모습으로 팀원들에게 인정받고 싶다.
유연성에게 배드민턴이란?
시드 머니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배드민턴이 일생의 대부분이나 평생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는 배드민턴이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이가 30대 중반이지만, 100세 기준으로 하면 아직 30% 정도 밖에 살지 않은 것이다. 요즘 관심사가 재테크나 사업 관련된 것이라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시드 머니가 잘 준비돼 있어야 출발할 수 있지 않나. 배드민턴은 내 전체 인생에 있어서 준비를 잘 만들어내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나는 앞으로 더 잘 될 거고, 더 많은 것을 이룰 것인데, 그 베이스가 배드민턴이다.
PROFILE
이름 | 유연성(Yoo Yeon Seong)
출생 | 1986년 8월 19일
소속 | 당진시청
신체 | 181cm / 72kg
사용손 | 오른손
주종목 | 복식
출신학교 | 정읍동초-전주서중-전주생명과학고-원광대
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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