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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당연한 승리도, 쉬운 우승도 없다 전무후무 시즌 전관왕, 길영아 삼성생명 감독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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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22-12-2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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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승리도, 쉬운 우승도 없다  전무후무 시즌 전관왕, 길영아 삼성생명 감독 ①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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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코리아]


그렇게 코리아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메이저 대회를 하나씩 제패했고, 마지막으로 전국체육대회 우승까지 해냈다(對 경북(김천시청) 3-0 승). 전국체육대회 우승 소회는 어떠한가.

결승전을 앞두고 구단 매니저가 ‘이거(결승전)까지 이기면 올해 전관왕인데 내년에 (기대가 높아져서) 어떡하시려구요’하더라(웃음). 그래서 ‘내년은 내년이고, 기록은 기록이야’라고 했다. 말은 그렇게 했어도 정말 전관왕까지 딱 한 경기 남겨두니까 긴장이 엄청 되더라.


(결승전에) 인천(인천국제공항)이 올라올지, 경북(김천시청)이 올라올지 지켜보고 있었는데 인천이 지더라(경북 3-2 승). 인천이 올라오면 인천의 복식이 워낙 좋으니까(이소희-신승찬, 김소영-채유정) 승부가 길어지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다.



삼성생명 전력이 워낙 좋으니 남들은 ‘삼성생명은 오더 쓰기 참 편하겠다’고 한다. 결승전에서 단식 순서를 바꿨는데, 고민을 많이 했나. (길영아 감독은 8, 4강 모두 안세영을 1단식에 썼지만 결승전에서는 김가은을 1단식, 안세영을 2단식에 기용함).

오더 고민을 하면서 ‘한 경기만 이기면 올해 전관왕이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안)세영이가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단체전이니까, 세영이가 혼자 3승을 할 수는 없지 않나. 물론 대회 내내 세영이가 확실하게 이겨주니까 오더 쓰기도 훨씬 편해진 것은 사실이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오더를 쓰면서) 세영이 상대로 에이스를 붙이고 싶지 않을 것이고, 나도 그런 심리를 이용해야 했다. 그래서 결승전에서 단식 순서를 바꿨는데 (김)가은이가 긴장을 한 와중에도 잘해줬고, 복식에서도 (김)혜정이랑 (이)유림이가 대회 내내 체력 소모가 상당했음에도 승부를 확실하게 지어줬다.


특히 혜정이랑 유림이가 체력 저하가 심했다. 체력이 떨어지니 집중력도 같이 낮아져 로테이션을 돌아야하는 상황임에도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다. 혼자 뛰는 경기가 아니고, 국제대회에서도 앞으로 이런 경우가 생길 것이라며 게임 운영에 대해 조언을 해줬다.


대회 내내 막내 복식(이연우-김유정) 조도 잘해줬다. 지난 대회들에서도 중요한 경기들을 이기며 언니 조(김혜정-이유림)의 체력 부담을 많이 덜어줬다. 토너먼트는 한 경기 삐끗하면 끝나는데, 다들 제몫 이상을 해내면서 서로 믿고, 분위기를 끌어올려주며 우승할 수 있었다.




스타 플레이어, 스타 감독의 길Gil


스포츠계에는 ‘스타 플레이어는 스타 감독이 될 수 없다’는 격언이 있지 않나. 자신이 이룬 성취가 있기에 눈높이가 거기에 맞춰져 있기 때문인 것 같은데. 스타 플레이어 출신으로서 지도자 생활에 고충은 없었나.

없을 수가 없다. 말 그대로 내 마음 같지가 않다. 처음에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내가 한 만큼, 해 본 만큼 다 전해주려고 해도 선수들이 받아들이질 못한다. 내 스펙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같이 올라가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걸 깨닫는 데만 2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처음부터 선수들이 열 계단, 스무 계단을 껑충껑충 뛰어오르는 것이 아니니까. 나 또한 선수 시절엔 한 계단, 한 계단씩 올랐지만 막상 그렇게 오르고 나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조급해지기 쉽다. 위에서 내려다보며 당기기만 하니까 되질 않더라. 그런 의미에서 트레이너 생활이 많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트레이너 생활이 어떤 면에서 도움이 되었는지 좀 더 자세히 말해줄 수 있나.

다른 언론들에서 내 지도자 경력을 트레이너 시절은 빼고, 코치 시절부터 기록하더라. 1997년부터 삼성전기에서 트레이너 생활을 했는데 그 시절이 정말 알짜배기였다. 선수들과 함께 부대끼며 지도자 생활에 대한 감을 잡아가고, 경험하고 부딪혀보며 지도 철학이 잡혀갔다.



트레이너가 되기 전, 그러니까 현역 선수 시절부터 지도자를 꿈꿔왔던 건가.

아니다. 처음엔 난 절대 지도자 생활 안 할 거라고 했다(웃음). 나도 고집이 엄청 강한 편이라, 중, 고교 시절 코치님들이 가르쳐주는 것도 내가 완벽하게 이해를 못하면 가르쳐주는 것을 따라하질 않았다. 그래서 나 같이 말 안 듣는 애들 있으면 너무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아서 지도자랑은 안 맞겠다고 생각했었다(웃음). 물론 어느 정도 자기 고집은 필요하다. 운동에 대한 욕심을 가지고 더 파고들고, 내 나름의 시도를 해보면서 물고 늘어지는 ‘독기’는 꼭 있어야지.


그래서 (선수)은퇴가 가까워질 때쯤 뭐 아이스크림 가게랄지 조그마한 가게나 하나 차려서 가게 사장 노릇 좀 하고, 그렇게 돈 좀 벌게 되면 월세 받고 사는 노후를 막연히 생각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트레이너 생활을 하며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아이들이 하루하루 달라지는 모습을 보니 보람이 참 컸다. 나도 몰랐는데 가르치는 직업이 적성에 잘 맞더라. 다행히 지도자 생활 초창기에도 우승을 많이 하면서 그런 기쁨을 많이 누렸다.


선수 생활 할 때는 지도자가 되면 더 배울 게 없을 줄 알았는데, 지도자도 선수와 마찬가지로 경력 그 마지막 순간까지 배워야 한다. 세대마다 아이들 스타일도 달라져서 그에 맞는 지도방법도 달라지기도 하고. 특히 여자 선수들은 자의식이 강하고 섬세해서 더 신경 써서 지도해야 한다.


당연한 승리도, 쉬운 우승도 없다  전무후무 시즌 전관왕, 길영아 삼성생명 감독 ③에서 계속됩니다.  



이혁희 기자

tags : #삼성생명, #길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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